[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 42일 만에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외화라는 점에서, 숏폼 콘텐츠가 유행인 요즘 영화만이 줄 수 있는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이번 천만 돌파는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24일 12만1887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며 누적 관객수 1010만825명을 기록했다.

◆ '아바타: 물의 길'의 천만 돌파가 뜻깊은 이유

이로써 지난달 14일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은 4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2009년 개봉한 전작 '아바타'가 개봉 38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과 비교해 보면 나흘 늦은 기록이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거둔 성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더욱이 설 연휴 이후에도 관객들의 N차 관람이 이어지고 있어 흥행 롱런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CGV 집계에 따르면 '아바타: 물의 길'을 2회 이상 관람한 비율은 12.4%로, 9명 중에 1명 꼴로 영화를 N차 관람했다.

'아바타: 물의 길'의 천만 돌파가 뜻깊은 또 다른 이유는 짧고 강렬한 숏폼 콘텐츠가 유행하는 요즘, 이와 같은 성적을 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관람객들은 팬데믹과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영화관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내 돈과 시간을 들여 영화를 보기보단 비교적 자유롭고 저렴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OTT 쪽으로 시선을 튼 것이다. 영화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볼 수 있는 '줄거리 요약 영상'도 유튜브 내에서 인기를 끌며 영화관을 향한 발길은 뜸해져만 갔다.

변한 관객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제작사들은 점차 영화의 길이를 줄이고 전개를 타이트하게 가져가기 시작했다.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도 마찬가지였다. 익숙한 16부작이 아닌 12부작으로 기획하거나 주 3회로 편성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며 최대한 호흡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때 '아바타: 물의 길'은 192분이라는 어마 무시한 러닝타임을 들고 와 개봉 전부터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비슷한 시기 개봉한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도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이나 차이 나는 길이이기에 예비 관객들과 평론가들은 일제히 입을 모아 '아무리 제임스 카메론이라 하더라도 이번엔 통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을 내놨다. 허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제임스 카메론은 영상미, 사운드, 3D 기술 등 극장만이 줄 수 있는 영화적 경험을 관객들에 선사하며 극장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줌과 동시에, 아무리 긴 영화라 하더라도 완성도가 높다면 통한다는 점을 증명해냈다.


◆ '아바타: 물의 길', 2조 매출 돌파하며 속편 제작도 청신호

이런 인기에 힘입어 '아바타: 물의 길'은 국내 개봉 영화 역대 흥행 순위에서 '겨울왕국'에 이어 27위에 올랐다. 외화만 따지면 9위로, 1362만 관객을 동원한 전작 '아바타'는 전체 순위 7위를 기록 중이다.

현재 '아바타: 물의 길'의 국내 누적 매출액은 1279억6734만 원. 전 세계적으론 20억 달러(한화 약 2조4688억 원) 매출을 돌파하며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제치고 역대 흥행 수익 6위에 올랐다.

제임스 카메론은 앞서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바타' 3편까지 촬영을 완료한 상태이지만 기획 단계에 놓여있는 4편과 5편은 앞선 두 편의 성적에 따라 제작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2편이 대성공을 거두며 속편 제작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아바타' 3편은 불과 화산으로 대표되는 재의 종족의 이야기가 담길 예정. 제임스 카메론의 세 번째 '아바타' 시리즈가 이번엔 또 어떤 발자취를 남길지 궁금해진다. 한편 '아바타3'의 개봉 예정일은 2024년 12월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아바타: 물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