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가수 서문탁이 '복면가왕'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들려줬다.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손승연, 하현우, 양요섭에 이어 7연승에 성공한 가왕 '신이내린목소리'(서문탁)의 연승 행진 기념 기자간담회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경영센터 M라운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서문탁을 비롯해 김선영 PD, 정겨운 PD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신이내린목소리'는 지난해 10월 '총각김치'(손진욱)를 꺾은 뒤 무려 7번 연속 가왕에 오르는 데 성공하며 손승연, 하현우, 양요섭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가왕이다. 하지만 아쉽게 지난 26일 방송된 393회에서 '우승 트로피'에게 가왕 자리를 내어주며 도전을 마무리 짓게 됐다.

이날 서문탁은 "7연승을 하면, 또 장기가왕을 하면 이러 자리가 있는 줄 몰랐다. 그래서 제작진에게도 기자간담회 하는 거냐라고 물어봤더니 처음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더 영광스럽다. 7연승하기 참 잘했다, 이 맛에 장기가왕을 하는구나 싶었다"라는 소감을 밝히면서, "7연승을 처음부터 예상하진 않았으나 목표하긴 했다. 사실 목표는 10연승이었다. 이왕 하는 거 최고가 돼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어떤 일을 하든지 그렇게 마음을 먹는 편이다. 그래야 그 목표에 덜 도달하더라도 제가 가진 것의 100%, 200%를 쏟아낼 수 있게 되기에 목표를 높게 잡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사실 서문탁의 '복면가왕' 출연은 2016년 이후 두 번째. 10년 전엔 '나는 가수다'를 통해 서바이벌에 이미 한차례 도전한 바 있다. 다시 한번 경연에 도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사실 2016년 출연 이후로 섭외 요청이 몇 번이나 계속 있었지만 거절했었다. 두 번 출연하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김 PD가 '시청자들은 내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할 것'이라고 예쁘게 설득해 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가수다' 때와 달라진 부분에 대해선 "늘 경연은 어려운 것 같다. 적응이 쉽지 않다. 대결을 해야 하는데 메시지도 전해야 하지 않냐"고 웃으며 "생각해 보면 10년 전엔 젊었다. 보여주고 싶은 것보단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췄다. 보여주고 싶었던 게 컸다. 하나 이번 '복면가왕'은 사람들이 어떤 걸 좋아하나, 난 어떤 식으로 교감해야 하나 더 집중하게 됐다. '나는 가수였다'라면 절대 선곡하지 않았을 곡들도 선택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이런 노래는 어때요?'라고 묻고 싶었다. 우승을 못할 수도 있지만 도전하고 싶더라. 그런 차이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간 서문탁은 7연승을 해오며 '스물다섯 스물하나' 'My Way' 등 다양한 레전드급 무대를 선보여왔다. 지난 무대들을 회상하던 서문탁은 "매 무대가 짜릿했던 것 같다"는 소회를 밝히며 "그동안 많이 해보지 못한 곡들도 많았고 새로운 도전도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날 짜릿하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노래들이 인상 깊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무대를 향한 극찬이 쏟아지던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코멘트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유영석, 윤상 선배님의 코멘트가 기억에 남는다. 평소 존경하던 뮤지션에게 듣는 칭찬이라 기분이 남다르더라. 코멘트가 감사했다"라고 답하면서도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감동적이었던 코멘트는 이정 씨가 했던 '다음 생에 가수로 태어나고 싶으면 저분으로 태어나고 싶어요.'라는 말이었다. 그게 너무 감사하고 감동적이었다. 가수로서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그런 시점이었는데 그 말이 정말 많은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복면가왕'이 어떤 의미였냐는 질문에 대해선 "출연했을 당시가 가수로서 고민이 많던 시기였다. '복면가왕'을 하면서 정말 많은 후배 가수들의 노래를 불렀었는데, 좋은 곡들이 많더라. 그렇게 부르다 보니 나도 뒤처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지면 안 되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음악인으로서 직무유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거듭 도전을 하며 이 슬럼프가 나의 나태함에서 온 건 아닐까 자기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라고 솔직히 밝혔다.

끝으로 서문탁은 "많은 분들이 날 록으로 많이 알고 계시지만 난 단 한 번도 록만 고수한 적이 없다. 록만 할 거라는 생각을 가져본 적도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좋은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 '복면가왕'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24년 차가 된 가수로서 꼭 필요했던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복면가왕'은 나이, 신분, 직종을 숨긴 스타들이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뽐내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매주 일요일 저녁 6시 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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