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영화 ’대외비‘의 배우 조진웅이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입담을 자랑했다.

최근 개봉한 ‘대외비’(감독 이원태·제작 트윈필름)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 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드라마. 극 중 조진웅이 연기한 해웅은 자신을 버린 순태에게 반격을 꿈꾸는 인물이다.

‘대외비’는 이미 지난 2020년 촬영이 마무리됐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개봉이 한없이 밀리다 3년 만에 스크린에 상륙한 작품.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작품을 선보이게 된 조진웅은 “촬영할 당시에도 팬데믹 상황이라 암묵적으로 개봉을 바로 할 순 없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물론 빨리 선보이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위험한 상황인 걸 알면서도 관객분들께 극장에 오라 말할 순 없지 않냐.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던 상황이었다. 선배들이 ’습관이 무섭다. 안 가는 습관이 들면 안 가지게 된다‘는 말을 하셨는데 걱정이 되긴 했다"라고 작품을 마무리했을 당시를 회상했다.

“다만 어떤 상황이 와도 극장은 사라지진 않을 것 같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힌 그는 “극장은 신비한 마법 같은 장치로 이루어진 공간이라 생각한다. 극장에 가면 조금 더 집중해서 볼 수 있고, 그곳에서 나오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지 않냐. 아무리 플랫폼이 발전한다 하더라도 영화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곳은 극장뿐이라 생각한다“며 관객들도 자신처럼 극장을 계속해 찾아주길 희망했다.


그렇다면 조진웅이 이토록 애정을 갖고 있는 ’대외비‘와의 첫 만남은 어땠을까. 그는 “감독님이 대본을 주면서 처음으로 하신 말이 ‘어려운 인물을 줘서 미안하다’는 말이었다. 본인이 설계한, 시나리오에서 원하고 있는 해웅의 모습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 하지만 의외로 난 굉장히 재밌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조진웅이 재밌다고 느낀 부분은 해웅의 능동적인 부분. 그는 ”1차원적으로 기능적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사건을 끌어가는 캐릭터들을 좋아한다. 난해하다는 이유로 그런 성향의 캐릭터를 싫어하는 배우들도 간혹 있는데, 난 오히려 이런 면 덕분에 확신을 갖고 작업할 수 있었다. 촬영 전에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며 캐릭터를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진웅은 해웅을 연기하며 가장 집중했던 부분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엔 “어느 정도 관객을 속여야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티가 나지 않게, 관객들에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긴장감을 어느 구간까지 잘 끌고 가야 반전들이 효과적으로 터질 수 있지 않냐. 나만 들키지 않게 신경 쓰면 오묘한 지점들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제작진에 물어봐서 들킬 것 같으면 다시 찍곤 했다. 테이크를 찍는 마지막 날까지 뭔가 빠진 게 있나, 혹은 전달되지 못한 부분이 있나 고민했다. 나중에 영화를 보다 관객들에게 반전이 잘 먹힌 게 확인되면 어딘가 카타르시스 같은 게 느껴지곤 한다"라며 웃었다.

닮은 점은 없었을까. ”일단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하지 못하는 게 비슷한 것 같다“는 조진웅은 ”내가 지금 연기를 그만 두면 어디에 가서 뭘 하겠냐. 어디 취직하기도 이미 나이가 많은 상태이고 그렇다고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근성 같은 건 좀 닮은 것 같다. 더 비슷한 건 강자한테 약하다는 점 아닐까 싶다“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작품 속에서 조진웅은 이성민, 김무열과 치열한 연기 대결을 펼친다. 함께 연기한 김무열에 대해 ”늘 노력하는 배우“라면 칭찬을 아끼지 않던 그는 ”특히 사투리 연기를 보며 놀랐다. 연습의 양이, 노력의 양이 결과로 나온 것 같다. 당연히 부산 출신이라 생각될 정도로 사투리를 잘 했다. 억지스러운 발음이 없었다. 열심히 해서 그렇게 해낸 게 너무 예뻤고 훌륭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성민과의 호흡에 대해선 조진웅은 ”(이)성민이 형은 내가 매 순간 질투하는 배우다. 감정의 디테일이 정말 대단하다. 최근 ’형사록‘을 봤는데 그렇게 뛰시면서도 감정의 디테일이 놀랍더라. TV를 통해 보더라도 연기의 디테일이 그대로 느껴지는데 협연을 하면 바로 옆에서 보지 않냐. 이 사람의 숨소리 이런 것까지 다 들리니까 너무 재밌다. 카메라에 담기든 말든 혼자 그 순간을 즐기게 된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성민 선배와 연기하는 건 환상적인 경험인 것 같다”고 극찬했다.

최근 이성민은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양철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대중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 해당 드라마는 이성민 연기에 힘입어 최고 26.9%(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이와 관련 조진웅에게 ‘재벌집 막내아들’의 인기가 ‘대외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하냐고 묻자 ”당연히 기대하고 있다“고 솔직히 답하며 ”드라마를 보면서도 ‘이 시기에 ’대외비‘가 개봉하면 좋겠는데?’ 싶었는데 딱 시기에 맞춰 개봉하더라. 철이 끝나면 맛볼 수 없는 제철 음식같이 시기에 맞춰 개봉했다는 점에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조진웅은 ‘대외비’ 관람을 고민할 영화 팬들을 위해 “공감하게 되는 포인트가 각기 다르겠지만 하나쯤은 다들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도 저럴 것 같다’ ‘난 저러지 말아야지’ 등의 생각 말이다. 그만큼 주인공의 심리를 관객들이 잘 따라올 수 있게끔 풀어놓은 작품이다. 영화를 보면서 본인의 본질의 모습도 느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관전 포인트를 귀띔하면서 "오래간만에 웰메이드 작품이 나온 것 같아 감히 추천을 드리는 바다”라고 자신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