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지난 10년 간 높은 시청률로 KBS 2채널 드라마국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주말극과 일일극이 동시에 휘청이고 있다.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듦에 따라 이젠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S2에게 있어 주말드라마는 흥행 보증수표와도 같았다. 지난 10년간 최고 40%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만 '넝쿨째 굴러온 당신' '내 딸 서영이' '왕가네 식구들' '가족끼리 왜 이래' '황금빛 내 인생' '하나뿐인 내편'까지 6편이나 되고, 2015년 방송된 '파랑새의 집'을 제외하고 모든 작품이 평균 30%대의 높은 시청률을 보여줬다.

매 작품마다 '반복되는 클리셰' '막장 드라마' 등의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시청률 만큼은 늘 높았기에 KBS 입장에선 굳이 방향을 틀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종영한 '현재는 아름다워'부터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뻔한 전개와 캐릭터 설정이 더 이상 먹히지 않기 시작한 것. 소위 '콘크리트 층'이라 불리던 30%대의 벽도 무너졌다. 그렇게 '현재는 아름다워'는 최종회까지 30%를 넘지 못한 채 종영을 맞이하게 됐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삼남매가 용감하게'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막장 서사가 빠져 큰 화제를 모으지 못했던 전작을 의식했는지 이번엔 '희생을 강요받는 K-장남·장녀' '외도로 낳은 딸' '친자 확인 서류 조작' 등 자극적인 설정은 다 집어넣었지만 오히려 반감을 사며 외면받고 있다. 종영을 앞둔 지금까지도 오락가락하는 시청률로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중이다.

일일극 쪽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시청률이 떨어지다 떨어지다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기 때문. 16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비밀의 여자' 2회는 전국 가구 기준 8.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10% 후반~20% 초반대의 시청률을 자랑했지만 이젠 더 이상 효자라고 부르기 힘든 시간대가 됐다.

KBS2 저녁 일일극이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건 지난해 9월 '황금가면'이 추석특집 편성 여파로 방송 시간대가 변경되며 7.2%를 기록한 이후 처음. 전작 '태풍의 신부'의 경우 한 자릿수로 떨어진 적이 단 한차례도 없다.

특히 '비밀의 여자'는 큰 하락폭으로 인해 더 많은 걱정을 사고 있다. 1회에 비해 1.6%P 하락한 수치로, 비율로 보면 무려 15%나 줄어들었다. 물론 그간 방송된 일일극들 역시 2회 때 소폭 줄어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렇게 큰 폭으로 줄어든 건 처음이다. 일례로 '태풍의 신부'는 4%의, '황금가면'은 1%대의 하락폭만을 보여줬었다.

이렇듯 믿고 있던 주말극과 저녁 일일극이 동시에 흔들리며 KBS 드라마국은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막장 서사는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시청률 하락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KBS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KBS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