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만 검사하다 산으로 간 '삼남매가 용감하게' [종영기획]
2023. 03.20(월) 10:45
KBS2 삼남매가 용감하게
KBS2 삼남매가 용감하게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유전자 검사만 실컷 하다가 시청자들을 잃었다. 지지부진한 전개를 답습하던 '삼남매가 용감하게'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19일 KBS2 토일드라마 '삼남매가 용감하게'(극본 김인영·연출 박만영) 마지막 회가 전파를 탔다.

'삼남매가 용감하게'는 K-장녀로 가족을 위해 양보하고 성숙해야 했던 큰딸, 연예계 톱스타로 가족을 부양해야 했던 K-장남, 두 사람이 만나 행복을 찾아 나선 한국형 가족의 '사랑과 전쟁' 이야기다. 삼남매 중 첫째 김태주(이하나)와 이상준(임주환) 커플 둘째 김소림(김소은)과 신무영(김승수) 커플, 막내 김건우(이유진)와 장현정(왕빛나) 커플 등 대가족 안에서 펼쳐지는 로맨스와 출생의 비밀, 집안 갈등 등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한 최종회에서는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았다. 장영식(민성욱)은 악행을 반성하며 가족을 떠나 자취를 감췄고, 세 커플이 모두 결혼하며 두 차례나 웨딩드레스가 등장했다. 먼저 김태주 이상준이 결혼식을 올렸고, 이들은 "저희 1년 동안 장남 장녀의 의무를 내려놓고 세계 일주를 하겠습니다"라고 선포했다. 이어 김소림 신무영이 드레스 숍에 가 결혼 준비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고, 장현정이 무사히 순산해 아이와 함께 모두가 카레 가게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는 모습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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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삼남매가 용감하게

언뜻 보기에는 모두가 만족할 만한 엔딩이 나온 듯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초반에는 나이 차 많이 나는 연상연하 커플들을 내세워 이목을 끌더니 중반부부터 갑자기 시작된 끝없는 '친자 찾기' 여정이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더했던 터, 한껏 질질 끌던 이야기가 얼기설기 결혼식으로 마무리되니 아무리 배우들이 호연을 펼쳤어도 보는 이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

'삼남매가 용감하게'는 당초 '막장 없는 주말 드라마'를 표방하며 출발했다. 하지만 밋밋한 스토리 탓에 입소문을 타야 할 방송 초기에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놓쳤다. 견고한 콘크리트 시청층을 보유한 KBS 주말극 시청률이 10%대로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이후 뒤늦게 '출생의 비밀', 자극적인 러브라인 등 답답함을 유발하는 '고구마 전개'가 등장해 그나마 20%대로 반등했으나 결국 30%의 벽을 넘지 못한 채 28%로 종영했다.

이는 동시간대 전작 '현재는 아름다워'를 떠올리게 하는 결과다. 이 작품 또한 결혼 프로젝트에 돌입한 삼형제의 이야기를 신선하게 그려나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여주인공 어머니의 암투병 스토리를 펼치며 20%대 시청률을 기록, 유사한 과정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간 KBS 주말극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한데 모아 놓은 듯한 전개다.

시청률의 하락을 단순히 매체 환경의 변화의 탓으로 돌리기에도 무리가 있다. OTT가 성행하는 최근에도 인기 미니시리즈들은 평일, 주말 블록을 막론하고 10% 후반대, 많게는 20% 이상의 기록을 내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 엄청난 예산이 들어간 블록버스터가 아닐지라도,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입소문이 나 반등을 일으켰던 여러 작품들의 사례를 떠올려 보면 부진에 대한 더욱 본질적인 원인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보통 주말극 하나가 방영하는 기간은 약 6개월, '현재는 아름다워'에 이어 '삼남매가 용감하게'까지 지난 1년에 거쳐 시청자들은 KBS 주말극에 실망했다. 신뢰도도 추락한 상태다. 수십년간 견고하게 자리를 지켜온 KBS 주말드라마 블록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 KBS는 또 비슷한 가족극을 후속작으로 내놨다. 백진희 안재현 주연의 '진짜가 나타났다!'로, 배 속 아기를 두고 가짜 계약 로맨스를 펼치는 미혼모 비혼남의 이야기다. 지난 1년 간 주말극 지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또 하나의 클리셰 스토리가 등장하는 상황, 'KBS 주말극'이라는 이름 만으로도 흥행을 보장 받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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