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KBS가 수신료 분리징수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13일 오후 2시 KBS 수신료 이슈 관련 기자설명회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아트홀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최선욱 전략기획실장, 오성일 수신료국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이 지난 인수위 시절 마련한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수신료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지난달 9일부터 한 달간 홈페이지 '국민참여 토론' 코너에 'TV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 징수 개선, 국민 의견을 듣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징수 방식 개선에 대한 추천(분리징수 찬성)이 96%로 조사됐고, 대통령실이 조만간 관련 부처에 공영방송 수신료 징수 개선안을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BS, EBS 등 공영방송 수신료는 월 2500원으로 전기요금에 포함시켜 부과해 한전을 통해 징수한다. 지난 1994년부터 전기요금과 통합해 징수했고, 텔레비전 수상기가 있는 가구라면 모두 수신료를 내 현재 징수율은 90% 이상이다. 대통령실은 강제적인 부과라는 측면, 미디어 시장의 다변화를 이유로 들며 예전처럼 분리징수를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KBS 측은 분리징수가 시작되면 필연적으로 재원이 감소하고 사업 축소로 인해 공영방송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날 최선욱 실장은 "분리징수 건은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며, 사회에 적용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사안을 한 번의 의견 청취를 통해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또한 "분리징수와 관련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던 것은 맡지만, 정부 차원에서 아직 KBS에 내용을 전달하거나 이야기한 적은 없다.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오성일 국장은 "수신료 징수는 방송법 64조를 근거로 한다. 대통령실에서는 국민에게 수신료 납부 선택권을 주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는 맥락에서 논의를 진행하는 것 같은데, 수신료 제도가 존치하는 동안에는 이런 선택적 납부 자체가 불법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선욱 실장은 "국내에는 90여가지의 특별부담금이 존재한다. 헌법재판소가 수신료를 특별부담금으로 정의한 상황에서 수신료 정책에 손을 댄다면, 각각의 특별부담금 납부 여부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최선욱 실장을 해외 공영방송의 사례, 관련 법안들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의 공영방송들이 미디어 환경의 다변화에 맞춰 공동대응을 하며 온라인 플랫폼, 글로벌 OTT 등과 경쟁해 자국의 콘텐츠 시장을 지키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통령실이 분리징수 자체 이슈 보다는 우리 사회, 나아가 우리 미디어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제안해줬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