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방송 도중엔 감 없는 연출과 소재로 잇따라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더니 개편마저 이해 못 할 타이밍과 결정으로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이제 겨우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 시점에 멤버를 하차시키고 문제의 PD는 CP로 승진시키며 질타 받고 있는 '놀면 뭐하니?'다.

'놀면 뭐하니?'는 지난 2019년 7월 첫 방송돼 차근차근 몸을 키우다 MBC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예능으로, 특히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이후 처음으로 유재석과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카메라를 건네받는 형식의 '릴레이 카메라' 콘셉트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했지만, 김 PD는 금세 안방극장 분위기를 읽어낸 뒤 드러머 유재석의 이야기를 그린 '유고스타'를 선보이며 부캐 열풍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탄생한 '유산슬' '유르페우스' 등 유재석의 부캐들 역시 과몰입을 유발하며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싹쓰리' 'MSG워너비' 등 음악프로젝트도 승승장구하며 영광의 시대가 계속되는 줄 알았으나, 전성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 시작은 김 PD의 하차부터. 김 PD는 지난해 MBC를 퇴사하며 자연스레 '놀면 뭐하니?' PD 자리에서 내려왔는데 이때부터 하락세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나 핵심적인 문제로 늘 지적된 건 박창훈 PD의 부족한 감과 연출 능력. 김 PD가 하차한 뒤에도 'WSG워너비' '얼른 와 자전거는 처음이지?' 등 기존의 것들을 답습한 특집만을 선보였고, 예능적인 감각도 부족해 멤버들간 케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죽하면 시청자들이 '핑계고'처럼 멤버들끼리 떠드는 모습을 담아내는 게 더 재밌을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을 정도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놀면 뭐하니?'가 느리지만 차근차근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점. 특히 최근 방송된 '제주 한 끼' 특집이 그렇다. 해당 에피소드는 순수한 재미 면에선 이전보다 덜했지만 분명 박창훈 PD 고유의 감성이 담겨 있었다. 본인의 것들을 보여주기 시작하며 멤버들 간의 케미도 살기 시작했고, 새로워질 '놀면 뭐하니?'를 기대케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에 불과했다. 1년 5개월의 기다림이 무색하게, 이제 막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 와중에 이해 못할 개편을 결정한 것이다. 9일 스포츠서울 보도에 따르면 '놀면 뭐하니?'는 최근 하하와 미주를 제외한 모든 멤버를 교체하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정준하, 신봉선, 이이경, 박진주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시청자들을 더 놀라게 한 건 1년 반 동안 쉬지않고 역량 부족 비판을 받아왔던 박창훈 PD의 승진. 제작진을 젊은 세대로 교체하는 동시에 이들을 이끌 CP로 박 PD를 낙점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놀면 뭐하니?' 측은 "개편 사항에 대해 내부 논의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면서도 해당 보도 내용을 반박하진 않았다.

그간 감 없는 연출과 소재로 비판을 받아오더니 개편마저 대중의 분위기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감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놀면 뭐하니?'다. 이대로라면 제대로 된 부활을 위해선 또 다른 1년 반을 더 기다려야 할 모양새다. 과연 '놀면 뭐하니?'가 이번의 파격적인 개편 이후 제대로 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불안한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놀면 뭐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