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송승헌이 달라졌다 [인터뷰]
2023. 05.21(일) 10:00
택배기사 송승헌
택배기사 송승헌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송승헌이 달라졌다. 기존의 이미지 틀을 깨고 새로운 옷을 입었을 때의 즐거움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멋있게 보이려고 하기보단 좋은 배우가 되기를 택한 송승헌을 응원하는 이유다.

지난 1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감독 조의석)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과 난민 사월(강유석)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송승헌은 극 중 사막화된 세계에서 지금의 질서를 세운 천명그룹 류재진 회장의 아들이자 야심 넘치는 천명의 대표 류석을 연기했다.

송승헌은 20여 년 전 영화 ‘일단 뛰어’로 만난 조의석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택배기사’를 시작했다. 3년 전 기획 단계부터 조의석 감독에게 어떤 역할이든지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이에 대해 송승헌 감독은 “일단 친구이자 감독인 조의석 감독에 대한 믿음이 컸다. 오랜만에 같이 하면 뜻깊을 거라 생각했다”라고 했다.

또한 ‘택배기사’의 세계관과 장르에도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송승헌은 “세계관을 들었을 때 흥미로웠다. 배우로서 안 해봤던 세계관이었기 때문에 재밌을 것 같았다. 조의석 감독에게 어떤 역할이든지 좋으니 맡겨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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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이 연기한 류석은 ‘택배기사’의 메인 빌런으로 블랙 나이트의 수장 5-8과 대립하는 인물이다. 산소를 무기로 삼아 사람들을 통제하려는 야욕을 지닌 류석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난민 학살도 서슴지 않는 악랄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송승헌은 류석을 설정값으로만 해석하려 하지 않았다. 류석의 행동의 이유들에 파고들어 좀 더 캐릭터를 다채롭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아버지와 세상에 대한 원망, 치명적인 병으로 인해 삶에 대한 필요 이상의 집착 등 송승헌은 류석에게서 연민을 느꼈다고 했다.

특히 류석이 아버지에게 총을 건네며 “아버지가 직접 끝내 달라”라고 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에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단다. 그러나 6부작이라는 한계 때문에 류석과 아버지의 전사는 생략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송승헌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송승헌은 “류석을 이해 못 하는 분들도 있더라. 그냥 나쁜 캐릭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더라”면서 “류석의 전사를 다 알면 안쓰러운 부분이 있다. 류석의 전사가 설명이 됐다면 좀 더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좋았겠지만 한정된 조건 안에서 연기를 해야 했다. 저는 정해진 선 안에서 류석을 더 표현하려 했다.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류석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캐릭터와는 다르게 정적인 류석을 표현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지배자인 류석은 앞에 나서지 않고 항상 뒤에서 간단한 손짓과 표정으로 지시를 내린다. 격한 액션이 오가는 5-8과 사월과는 상반된 지점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송승헌은 “저는 개인적으로 류석이가 너무 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류석이는 조금 더 서늘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서늘함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잘 됐는지는 모르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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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는 공개 후 단 3일 만에 3122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같은 부문에서 대한민국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이집트, 홍콩, 필리핀, 브라질 등 65개 나라의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대해 송승헌은 “걱정 많이 했는데 전 세계에서 많은 분들이 봐주셨다고 하니 우선 너무나 다행스럽고 기쁘다”라고 했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송승헌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면서 “원작을 작품화했을 때 원작 팬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듣는 건 어려운 것 같다. 노력은 했지만 원작 팬들이 만족을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라고 전했다.

안 해봤던 장르, 캐릭터, 세계관에 대한 송승헌의 도전은 계속될 예정이다. 과거 늘 비슷한 캐릭터와 연기를 한다고 지적을 받았던 송승헌은 이제 없다. 영화 ‘인간중독’으로 자신을 둘러싼 틀에서 벗어났을 때의 해방감과 희열을 맛본 송승헌은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찾아 나서고 있다.

“요즘에는 연기를 할 때 편하게 하려고 해요. 어렸을 때에는 정의롭고 멋지고 착하게 보이고 싶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어린 마음으로 악역은 싫다고 했죠. 지금은 오히려 ‘배우 송승헌’의 이미지를 깰 수 있는 역할이 더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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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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