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별 "'마스크걸'이라는 기회,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2023. 09.10(일) 14:00
마스크걸 이한별
마스크걸 이한별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불현듯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제 운명으로 만들었다. ‘마스크걸’로 센세이셔널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 배우 이한별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감독 김용훈)은 동명의 웹툰을 각색한 작품으로,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다. 이한별은 극 중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밤에는 BJ 마스크걸 김모미를 연기했다.

웹툰을 시리즈화한다고 했을 때, 가장 주목을 받았던 건 과연 누가 김모미를 연기할까였다. 3인 1역이라는 파격적인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나나와 고현정의 이름만 알려졌지 직장인 모미를 연기할 신인 배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오랜 기간 베일에 싸여있던 직장인 모미는 이한별이라는 우리가 처음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신인이었다.

이한별은 김모미가 되기 위해 거쳤던 수많은 오디션 과정에 대해 “먼저 제 프로필을 보시고, 영상을 보내달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독백 영상을 보냈다. 큰 작품의 오디션이 처음이었는데, 이후에도 계속 영상을 보내달라고 하시더라. 알려주신 정보가 없어서 제가 대사를 쓰기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한별은 “그 이후에 대면 오디션을 처음 봤는데, 시나리오 발췌본을 보고 원작 웹툰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 이후 대면 오디션에서 감독님을 처음 만나서 연기도 보여드리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 테스트를 시작하고 한 달 뒤에 최종 확정됐다”라고 설명했다.

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BJ 마스크걸로 활동하는 김모미를 연기하기 위해 실제 BJ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고. 이한별은 “찾아보기는 했지만, 레퍼펀스로 참고하지는 않았다. 다만 직장인일 때와 다른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칫 너무 우스워보일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없애고, BJ 할 때 신난 모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감독님께서도 뭔가 사실 찾아보기에는 이 비제이를 어떻게 포커스를 맞췄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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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별이 연기한 김모미는 파란만장한 인생의 초입 부다. 그렇기 때문에 이한별은 김모미를 연기하며 이후 펼쳐질 일대기의 초석을 다져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기도 했다. 쉽게 이해하기 힘든 김모미의 감정선 탓에 김모미 A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고민했다는 이한별이다.

김용훈 감독은 그런 이한별에게 “뭘 하려고 하지 마라”라고 디렉팅 했다고. 이한별은 “너의 모습에서 모미의 마음과 닮아있는 부분이 있으니 사고 싶었던 대로 연기를 즐기면서 하면 된다고 하셨다”라고 했다.

이에 이한별은 최대한 현장을 즐기고, 현장의 힘을 받아 김모미를 완성하려고 했다. 그 현장의 힘은 김모미와 핸선 스님의 모텔 장면에서 크게 느꼈다고. 이에 대해 이한별은 “현장의 힘을 많이 느낀 촬영이었다”면서 “그 부분이 모미의 인생이 변하기 시작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안 풀렸던 부분이기도 했다. 결국에는 고민을 완전히 해결하지 않은 상태로 현장에 갔다. 현장을 보고 감독님께서 이 장면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느꼈다. 감독님과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장면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저도 제가 생각해 온 걸 내려놓고 다 같이 만들어가는 느낌으로 했던 것 같다. 배우로서 새로운 재미를 많이 느꼈다. 그 장면을 그렇게 했을 때 다른 스태프분들이나 보시는 분들도 인상 깊게 남았다고 해주셨다. 힘들었지만 연기하는 재미를 가장 많이 느꼈던 장면이다”라고 했다.

3인 1역 캐스팅 때문에 캐릭터의 연결성에 신경을 쓸 법도 한데, 김용훈 감독은 각 배우들에게 촬영본을 공유하지 않았다고 했다. 각자 만의 모미를 만들기를 원했다고. 이한별은 이에 대해 “저는 순서대로 촬영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게 됐다. 뭔가 맞춰야 되는 부분에 대해서 물어보면 ‘너의 모미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나나, 고현정 선배님도 앞에 배우들이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셨다던데 일부러 안 보여주셨다고 하더라.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이한별은 “저도 저의 10대를 생각해 보면 지금과는 달랐다. 나중을 생각해 보면 지금과는 다를 것 같은 게 있지 않나. 저희 작품에서는 외모가 바뀌기 때문에 달라 보일 수 있겠지만 사람 자체도 변하는 지점이 있지 않나. 모미는 큰 사건을 겪기 때문에 사건에 따른 심경의 변화나 일상적이거나 내가 표현하는 부분에서 달라지고 오히려 이런 걸 더 효과적 보여주기 위해 세 명을 캐스팅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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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공개 이후 이한별과 김모미의 싱크로율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오랜 시간 캐스팅 사실조차 숨기며 공개될 날을 기다려야 했던 이한별에게 가장 기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한별은 “생각 보다 많은 분들이 너무 닮았다고 이야기해 주셔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물론 호평만 있던 것은 아니다. 너무 개성 강한 마스크로 인해 다음 작품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한별은 덤덤한 편이었다. 이한별은 “저는 이게 걸림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에게는 이미지가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이걸 전략으로 생각했던 부분도 있었다”면서 “내가 가진 것들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보편적인 캐릭터들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그 기회가 좀 더 적을 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이한별은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비현실적인 꿈만을 꾸지는 않았다. 운명에 맡긴 부분도 있었다. 제가 이렇게 기회를 만나게 된 것도 예상치 못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 상황 또한 배우로서의 운명이 아닐까 싶다”라고 했다.

이한별이 ‘마스크걸’로 얻은 건 호평뿐만이 아니다. 지금의 좋은 에너지를 어떻게 동력으로 삼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배웠다고. 이한별은 “그동안 좋은 이야기들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그걸 내 걸로 만들어서 동력 삼는 법을 몰랐는데 이번 작품에서 많이 느낀 것 같다. 나를 배우로 봐주고 내가 연기를 잘하길 바라는 곳이 그동안 없었어서 그런지 그거 자체로도 감동이다. 현장에서 제가 연기를 잘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분들을 만나다 보니 그 전과 제가 다른 사람이 됐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제가 어떤 모습의 배우가 될지는 사실 모르겠어요. 한 번 배우의 인생을 시작했으니 어디로든 흘러가보자는 생각이에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거든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분들도 저의 작품을 보시면서 제가 느낀 감정을 함께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배우로 남는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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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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