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사건, 사고를 일으킨 스타들의 자숙 기간은 얼마나 될까.

폭력부터 도박, 약물, 음주운전 등 갖가지 사건 사고를 저지른 스타들은 대중의 질타 속에 자숙에 들어가기 마련이다. 모호하게도 자숙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사건을 일으킨 대상을 향한 대중의 심리가 실제 법리적 판결 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탓이다.

흥미로운 건 불미스런 범죄를 일으킨 스타들을 향한 대중의 시선이 전보다 날카로워졌음에도 자숙의 기간은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 학교폭력, 빠른 복귀 만큼 여전히 시선은 냉담

그룹 (여자)아이들 서수진은 2021년 학교폭력 가해 의혹을 받았다. 논란 당시 서수진은 이를 부인했지만, 피해자 측과 공방 끝에 파장은 커져갔다. 그중 배우 서신애가 그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언급했고 결국 서수진은 그해 8월에 팀에서 탈퇴했다. 올해 6월 SNS 활동을 재개한 서수진은 16일 신생 기획사 BRD커뮤니케이션즈와 계약하며 솔로 데뷔를 준비 중이다. 아직 정식 컴백은 하지 않았지만, 논란에서 복귀를 공식화하기까지 2년 2개월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지난 3월 종영된 MBN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을 통해 얼굴을 알린 트로트 가수 황영웅도 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피해자들은 그가 학교 폭력과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라고 폭로했고, '불타는 트롯맨'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그는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중도 하차했다. 황영웅은 폭행 사실을 인정했고 사과하며 자숙에 들어갔다. 황영웅의 자숙기간은 단지 6개월이었다.

황영웅은 '불타는 트롯맨' 하차 후 6개월 만에 복귀 의사를 타진했다. 그는 팬카페에 "점점 날씨가 쌀쌀해져 가을의 한복판에 이를 때쯤 첫 번째 미니앨범이 발매될 예정"이라며 앨범 발매 소식을 전했다. 팬들은 황영웅의 복귀 소식과 함께 38억 원여의 기부액을 모으며 응원에 나섰다. 그는 지난 9일 첫 미니앨범 '가을, 그리움'의 콘셉트 포토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팬들을 제외한 대중들의 눈빛은 싸늘하다.


◆ 도박 자숙기간 = 고무줄

신정환은 2005년 압구정 불법 카지노에 출입해 약식기소됐다. 그는 주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으나, 3개월만인 2006년 2월에 컴백했다. 그러나 이후 2010년 원정도박을 하며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그는 "필리핀 현지에서 급성 바이러스인 뎅기열에 걸렸다"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더욱 비판받았다. 그는 2017년 코엔스타즈와 계약을 체결해 연예계 복귀를 예고했으며, 지난 2017년 9월 Mnet 예능 프로그램 '프로젝트 S : 악마의 재능기부'로 방송에 복귀했다. 두번이나 자숙한 신정환의 자숙 기간은 약 7년이다.

그는 최근 대중들에게 용서를 빌며 유튜브로 활동중이다. 구독자 6만명을 보유한 신정환은 자신의 방송에서 '뎅기열'을 언급한 한 네티즌에게 "13년이나 된 이야기다"라며 다시 한번 용서를 구했다.

동종의 범죄를 저지른 스타의 자숙기간은 어떨까. 슈는 2018년 도박 자금 명목으로 지인 두 명에게 각각 3억 5000만 원과 2억 5000만 원을 빌리고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사기 및 국내 도박 혐의는 무혐의를 받았지만, 마카오 등 해외에서 수차례에 걸쳐 수억 원대 규모의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2019년 2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후 슈는 4년 만에 TV조선 교양 프로그램 '스타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하며 근황을 알렸다. 슈의 자숙 기간은 4년이며 여전히 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약물, 아이돌 출신은 1년, 외국인은 4년?

가수 남태현은 전 연인인 인플루언서 서민재와 2022년 8월 필로폰을 투약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는 같은해 12월 해외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그는 지난 7월 KBS1 교양 프로그램 '추적 60분'에 출연해 마약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했다. 남태현은 당시 "연예계 생활을 하며 정신과 처방을 받아 신경안정제, 다이어트약 등의 약물을 먹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약물에 무뎌진 그는 신종 코로나19 여파로 일이 없어지자 우울증이 심해졌고, 결국 마약에까지 손을 댔다고 고백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재판을 받고 있으며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등, 자신이 마약에 중독된 과정을 비롯해 재활센터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아이돌 출신인 남태현은 일반인들과 함께 숙소 생활을 하며 마약 중독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그의 자숙 기간은 약 1년 남짓이다.

미국 변호사 출신으로 과거 방송에서 활약했던 로버트 할리는 2019년 4월 마약 투약 혐의로 방송계에서 멀어졌다. 그가 모습을 드러낸 자리는 국회에서 열린 '해외 청소년들에게는 술보다 흔한 마약' 토론회였다. 그는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중독 치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할리는 "주변의 도움으로 마약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라며 "중독자는 처음부터 치료해야 한다. 제 경우 처음부터 치료를 받았다. 그래서 극복할 수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할리의 자숙 기간은 약 4년이었다.


◆ 복귀 힘든 음주운전, 대중들의 시선이 가장 따가운 범죄

그룹 클릭비 출신 김상혁은 2005년 음주운전 사건으로 대중에게 멀어졌다. 당시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라는 발언과 책임감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멀어졌다. 그 후로 방송 복귀를 위해 꾸준히 시도했지만 복귀는 어려웠다. 자숙의 기간이 12년을 넘어갈 무렵, 17년 11월 MBC 다큐에 출연했다. 이후 2022년 3월 tvN 예능 프로그램 '프리한 닥터 M'에 출연해 "얼렁뚱땅 숨고 싶은 마음에 했던 얘기"라며 후회를 밝혔다. 그는 간혹 예능 패널로 등장하며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그의 자숙 기간은 18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배우 김새론은 음주운전으로 가드레일과 변압기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사냥개들'에서 극 후반부에 하차했으나, 기존 촬영 분량이 그대로 등장하며 논란이 됐다. 김새론은 빠른 복귀를 부추기고 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그런 김새론은 지난 8월 이아이브라더스의 싱글 '비터스워터' 뮤직비디오를 통해 복귀했다. 음주운전 사고를 낸 지 약 1년 3개월, 벌금형을 받은 1심 선고 후 4개월 만이었다. 그리고 김새론의 복귀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따갑기만 했다. 그의 자숙 기간은 터무니없이 짧은 1년 남짓이었다.

가수 길도 지난 11일 MLD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소식을 알리며 복귀를 알렸다. 길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으로 활약하던 2014년에 음주운전이 적발되며 자숙을 알렸다. 이후 2016년 Mnet 예능 프로그램 '쇼미더머니5' 심사위원으로 슬그머니 복귀했으나, 2017년 또 다시 음주운전에 적발되며 활동이 중단됐다. 길은 음주운전 3회를 기록했으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 받기도 했다. 이후 길은 2020년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아이콘택트', '아빠본색'에 출연해 결혼과 득남을 뒤늦게 고백하며 은근슬쩍 복귀하기도 했다. 길의 자숙기간은 2년과 3년이며 현재도 3년째 자숙중이다.

배우 배성우는 2020년 11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그는 출연 중이던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하차하며 자숙의 기간을 가졌다. 그가 음주운전 사건을 일으키기 전 촬영을 마친 '1947 보스톤'은 촬영 뒤, 2년 만에 선보이게 됐지만, 배성우의 분량에 관심이 쏠렸다. 결국 최대 편집을 통해 그는 모습을 드러냈다. '1947 보스톤'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그의 캐릭터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감독의 입장이었다.

배성우는 1년 만인 2021년 12월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 '말할 수 없는 비밀'에 출연한다 밝혔고, 웹툰 원작 드라마인 '머니 게임'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사실상 자숙 1년만에 복귀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DB, 크레아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