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들의 쇼핑몰' 이권 감독, 웰메이드엔 이유가 있다 [인터뷰]
2024. 02.09(금) 11:00
킬러들의 쇼핑몰 이권 감독
킬러들의 쇼핑몰 이권 감독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웰메이드엔 다 이유가 있었다. 원작의 세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텍스트 너머의 세계를 확장해야겠다는 이권 감독의 판단이 '킬러들의 쇼핑몰'을 웰메이드로 이끌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연출 이권)은 삼촌 진만(이동욱)이 남긴 위험한 유산으로 인해 수상한 킬러들의 표적이 된 조카 지안(김혜준)의 생존기를 다룬 스타일리시 뉴웨이브 액션물이다.

이권 감독은 원작인 강지영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을 읽고 영화로 제작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원작의 분량이 영화에 맞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빌런들의 세계를 확장하다 보니 영화에서 드라마로 변경됐고, 우리가 알고 있는 '킬러들의 쇼핑몰'이 완성됐다.

특히 메인 빌런 중 한 명인 이성조(서현우)의 경우 원작에서는 단 몇 줄로만 등장하는 인물이다. 이에 이권 감독은 이성조를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빌런으로 설정하고, 각색의 방향을 틀었다. 여기에 베일(조한선)도 원작에서는 과거에 죽었던 캐릭터지만, 드라마에서는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살렸다.

빌런들의 세계 확장과 함께 이권 감독은 정지안의 성장에도 초점을 맞췄다. 이권 감독은 "정지안이라는 아이의 성장 서사가 재밌었다. 겉모습은 액션물이지만 수많은 상황 속에서 지안의 선택과 선택에 따른 대가와 책임감이 좋았다"라고 했다.

가장 많이 각색된 부분은 정진만 캐릭터다. 원작의 정진만은 배불뚝이에 머리카락이 벗겨진 중년 남자로 묘사된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나이대가 살짝 어려지고 캐릭터의 성격도 더욱 냉철하게 변화됐다. 이에 대해 이권 감독은 "저도 처음에는 원작과 흡사한 배우들을 생각해 봤다. 그런데 14년 전 서사가 나오려면 30대와 40대 중반 정진만을 둘 다 연기할 수 있어야 하는데 40대 중반 진만에 맞춰 배우를 찾기 힘들겠다고 판단했다. 또 정진만은 냉정한 캐릭터로 가야 한다고 해서 결과적으로 동욱 씨를 캐스팅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정진만의 캐릭터가 크게 바뀌면서 원작에 없는 서사가 추가되기도 했다. 정진만, 베일, 이성조 등이 과거 용병회사인 바빌론에서 한 팀으로 활동했던 서사를 추가했다. 또한 정진만과 정지안의 과거 서사를 추가해 두 사람의 감정선을 촘촘히 쌓아 올렸다. 왜 정진만이 정지안에게 그린코드를 부여했는지에 대한 개연성을 담은 것이다.

더불어 이권 감독은 정지안의 성장 서사를 좀 더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싶었단다. 이권 감독은 "저는 이 이야기가 너무 비현실적인 만화나 판타지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있을 법한 이야기로 그리고 싶었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이십 대 초반인 애한테 닥친 일인데 정지안이 사이다 같이 해결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이권 감독은 "아무리 파신(김민)이 무에타이를 가르쳐줬다고 해도 정지안이 킬러들에 맞서서 이겨낼 만한 피지컬이 아니지 않나. 정지안이 누굴 믿고 어떤 지략으로 승부를 볼 것인지에 대한 묘사를 현실적으로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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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의 수다'는 구성을 보는 재미가 있다.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를 시간 순서가 아닌 서사 순서대로 배치해 미스터리는 극대화하고 몰입감을 높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권 감독은 "원작에서도 플래시백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플래시백을 안 좋아한다. 구성 상의 재미를 주면서 사용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액션도 시청자들이 '킬러들의 쇼핑몰'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민혜(금해나)가 정지안을 지키기 위해 킬러들과 홀로 싸우는 장면은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권 감독은 "그 장면에 공을 제일 많이 들였다. 무술팀이 처음에 시안을 보여줬을 때 액션은 너무 좋지만 말이 안 되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말이 되게끔 해보자고 했다"고 했다.

이어 이권 감독은 "무술 감독이 해줬던 이야기가 민혜가 킬러들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되게 와닿았다. 섬광탄이 날아오고 시야가 몇 초정도 멀게 된다. 그 사이에 중아에 있는 킬러한테 민혜가 올라타서 전투력이 상실하게 하는 동선을 짰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총을 쏘는 드론이나 사족보행 로봇 등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무기 대부분은 이미 군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무기를 참고해 디자인한 것들이라고. 이권 감독은 "킬러들을 회사원 느낌으로 설정을 하다 보니까, 그 회사 뒤에는 군수업체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이런 무기들을 써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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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의 완급 조절은 '킬러들의 쇼핑몰'의 미덕이다. 액션신과 위협에 놓이는 정지안의 모습들로 긴장감을 폭발시킨 뒤 이성조와 킬러들의 사적인 대화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이권 감독은 "제가 개인적으로 진지한 걸 진지하게 묘사하는 걸 안 좋아한다. 다크해도 유머러스하게 표현할 수 있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이권 감독은 "성조 같은 캐릭터 보면 이 사람이 제정신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 않나. 청부살인업자와 용병들도 다 밥 먹고 자기들끼리 있을 때 농담할 거 아닌가. 서현우 배우가 대본에 없는 걸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라고 했다.

이처럼 '킬러들의 쇼핑몰'은 원작의 세계를 해치지 않고 확장시키며 시리즈 만의 재미를 만들어낸 완벽한 각색과 액션, 서사 등을 다 잡으며 전 세계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열린 결말로 끝난 만큼 시즌2를 향한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권 감독은 "계획은 하고 있다"면서 "다만 원작하고 드라마가 거리가 생겨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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