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3옥타브의 미에서 시까지 넘나들며 우리네 가슴에 전율을 안겼던 '락카펠라 그룹' 투 로맨스(To Romance)가 무려 16년 만에 신곡으로 돌아왔다.

투 로맨스(김병수, 보이킴)는 지난달 27일 정오,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신곡 '진달래꽃'을 발표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히트곡 '눈물 고이면'과 '캐논(Canon)'을 새로운 버전으로 발표하면서 신곡에 대한 예열을 하더니 드디어 새 활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

보이킴은 "그 당시 대박은 아니었어도 그래도 투 로맨스 하면 노래 잘하는 그룹으로 어느정도 인지시켰기 때문에 이번 활동이 감개무량하면서도 책임감이 크다. 창피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과거 4인조와 달리, 2인조로 재편성된 점이 가장 눈에 띈다. 김병수는 "투 로맨스로 다시 나오게 되고, 투 로맨스의 음악을 다시 들려줄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 네 명이었다가 두 명이서 해야 하는데, 부담보다는 설렘이 크다"고 밝혔다.

또 둘의 호흡에 대해 보이킴은 "워낙 많이 했었고,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형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전 매우 좋다"고 웃었고, 김병수 역시 "저도 좋다"고 미소 지으며 "서로가 다른 매력의 목소리를 갖고 있다. 좋은 하모니가 된다"고 말했다.

신곡 '진달래꽃'은 어쿠스틱 사운드 기반의 클래시컬한 대중적 록 발라드 곡이며, 투 로맨스 만의 진한 남성미 넘치는 보컬이 인상적이다. 오랜 음악적 멘토인 ExtraSy mphony(김동현)의 프로듀싱으로 탄생했으며, 오랜 시간에 걸쳐 성장한 두 사람의 색깔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김병수는 "투 로맨스가 고음에 특화된 그룹이다. 그래서 이번 곡을 통해서도 너무 고음은 아니지만, 예전의 록발라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곡을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또 보이킴은 "팀명 투 로맨스의 '투'가 두 명이라서 '투'가 아니라 'To'다. 고음이 특징이기도 하지만, 소설 같은 사랑 얘기를 하는 그룹이다. 로맨틱한 노래를 절규 등 저희 만의 스타일로 담으려 했다. 로맨스적인 감성이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투 로맨스

15년 만에 컴백하고, 16년 만에 신곡을 내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보이킴은 지난 2017년, 한 신인 보이 그룹의 브라질 투어에 함께했던 사연을 꺼냈다.

그는 "신인 아이돌의 브라질 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여하기 위해 동행했다. 당시 굿즈가 많아서 캐리어가 30개가 넘었는데, 회사 대표가 다른 스태프가 아닌 저에게 나르도록 하더니 굿즈도 팔도록 시키더라. 게스트로만 동행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3000만 원어치였는데, 2주 동안 팔았다. 그런데 만 원 한 장 받질 못했다"라며 "화장실에서 엄청 울었다. 그때 뼈저린 아픔을 겪고 정신을 차린 것 같다. 그 후로 음악에 더욱 전념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김병수는 코로나19 사태 전, 목동에서 김밥을 팔았던 기억을 꺼냈다.

그는 "경제적으로 힘드니까 모아놓은 돈을 가지고 아는 분을 통해 꼬마김밥 집을 했었다. 그런데 당시 대표가 갑자기 김밥 재료를 줘야 하는데 안 주기 시작했고, 제 돈으로 메꾸다 보니 상황이 어려워졌다. 결론적으론 보증금 등 받아야 할 돈을 받질 못했다. 그간 모아놓은 돈이 다 거기 들어가 있었는데, 너무 힘들었다"라며 아픈 기억을 어렵게 고백했다.

그러면서 "당시 손님 중에 '혹시 예전에 어떤 노래하던 가수분 아니냐'라고 알아보는 분도 계셨다.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현타가 왔다. 그래서 다시 노래를 꿈꾸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는 어려움을 극복한 상태냐고 묻자 김병수는 "지금도 좋진 않다"고 말하면서도, "잘되지 않겠냐. 좋진 않겠지만, 안 좋은 생각하지 않고 평탄하게 가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고, 보이킴은 "내 인생의 바닥을 경험하고 이 밑은 없다라는 생각을 하니, 그 후론 모든 게 감사하고 행복하게 느껴지더라"라고 두 손을 모았다.

투 로맨스

공백기가 길긴 했지만, 어느덧 데뷔 17주년을 맞이한 투 로맨스다.

보이킴은 "언젠가 노래를 몇 개 냈나 세어보니 100개가 되더라. 그러나 그중 투 로맨스가 저로선 가장 히트작이고, 그래서 자랑스러움을 갖고 살았다. 분명 더 나은 빛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있고, 그 생각으로 17년의 세월을 견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가르쳤던 은광이 비투비가 되고, 무명 시절 같이 방송하던 영탁 형이 잘 되는 걸 보고, 저를 뮤지컬에 뽑아준 박창근 형이 '국민가수' 1등을 할 줄 상상도 못했다"며 "제가 마냥 바라만 보고 있는 게 아닌, 저 역시 그만큼 노력을 하면 언제든 그 길을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수는 "그 시간 동안 많은 시도를 했다. 앨범도 내고 팀도 해보고 여러 가지를 했는데, 그 와중에도 투 로맨스는 항상 마음속에 있었다. 그리고 그 마음들이 모여 이렇게 컴백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또 보이킴은 "늦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다행히 감사하게도 주위에 잘 되신 분들이 있어 자랑스럽고, 그분들에게 좋은 기운을 받는다"라고 덧붙였다.

'눈물 고이면'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SNS에서 5000만 회 이상의 꾸준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각종 투 로맨스 영상에는 여전히 이들을 그리워하는 팬들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진달래꽃'이라는 새 활동의 돛을 올린 투 로맨스는 "앞으로 열심히 활동해서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포부와 함께 "'역시 투 로맨스구나'라는 반응을 얻고 싶다"라는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보이킴은 "히트곡을 무조건 하나는 내서 공연할 때 항상 부르고 다니고 싶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 유튜브가 됐든 죽을 때까지 하나는 해보고 싶다"고 희망했고, 김병수는 "요즘 세대, 어린 친구들까지도 좋아할 수 있는 그런 곡을 많이 하고 싶다"고 바랐다.

한편 투 로맨스의 신곡 '진달래꽃'은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EGG Music Comp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