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의 ‘나혼산’이 내심 반가웠던 모두의 속내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4. 04.17(수)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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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안재현의 지난한 과거는 유명인의 사적인 생활이 얼마나 쉽게 루머로 점철될 수 있는지 보여준 대표적인 예다. 그는 지난 2016년 드라마 ‘블러드’로 인연을 맺은 배우 구혜선과 결혼식을 올렸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20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결혼 생활을 법적으로 마무리했는데 이 과정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구혜선이 안재현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오해 혹은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할 감정의 문제를 대중 앞으로 끌고 나와 큰 논란으로 번졌고 동료 여배우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안재현 측 또한 맞대응을 펼치며 폭로전의 양상이 빚어졌다. 이는 서로의 이미지를 망가뜨릴 뿐인, 말 그대로 진흙탕 싸움이었다.

처음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지켜보던 사람들마저 눈살을 찌푸릴 정도였는데 그럼에도 또 어떤 맥락에서는 깊은 이해를 동반한 안쓰러움이 돋아나기도 했던 게, 한때 사랑의 마음을 짙게 나누었던 둘의 헤어짐이 어찌 쉬울 수 있겠냐 싶어서이리라. 아무튼 누구보다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을 둘은, 결국 2020년 7월 법원의 조정을 거쳐 합의이혼을 하면서 함께 엮였고 엮이고 있던 엮일 모든 관계에 마침표를 찍었다.

치열하게 다툰 시간만큼 그 후 안재현과 구혜선은 되도록 서로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았고 특히 안재현이 일정 기간 방송에서 모습을 감추면서 둘을 둘러싼 시선의 목소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지난 12일,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안재현은 꽤 오랜만에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물론 작년에 KBS 드라마에 출연하여 남자 연기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한 바 있긴 하나, ‘나 혼자 산다’가 지닌 인지도가 워낙 남다르다 보니 그 효과가 꽤 컸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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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프로그램의 타이틀 자체가 ‘나 혼자 산다’니까. 안재현의 현 상황과 과거의 고단한 개인사가 충분히 연상될 만한 것으로 그가 등장한다는 예고편만으로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겠다. 하지만 놀랍게도 안재현은, 아니 프로그램의 누구도 그 맥락에 주안점을 두지 않았다. 자기만큼 혼자 잘 사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는 그의 말처럼, 오롯이 안재현만의 혼자 사는 삶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한 줌의 식사와 적당한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여 단골 고깃집에 들러 점심을 먹고 좋아하는 펍에 가서 좋아하는 술을 즐기고, 특별한 일정이 있다면 반려동물을 데리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 정도인 적막한 삶. 표면적으로 볼 때는 외롭지 않을까 싶은 그 삶 안에서 더없이 안온한 얼굴로 존재하며 행복하다고 말하는 안재현의 모습은, 이전의 다사다난하고 시끄럽기 그지없었던 과거가 더 이상 현재를 침범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무엇이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한차례의 지독한, 유명인이어서 더욱 혹독했던 돌풍이 지나가고 나서도 얼마든지 편안한, 오히려 이전보다 한층 안정적인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이게 특별한 게 아니라 아주 당연한 삶의 전개라고 생각하게끔 했다 할까. 아무리 심각한 문제적 상황도 곧 과거가 될 테고, 과거가 되고 나면 그것이 현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결국 본인의 선택 혹은 마음가짐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깨달음이기도 하겠다.

사실 돌풍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모두의 인생에 찾아든다. 의도와도 상관이 없다. 최대한 자신만은 피해 가길 바라지 누구도 돌풍이 오길 간절히 바라지 않는데도, 들이닥치고 만다. 그것도 불시에. 그래서 더욱 고통스러운 이 돌풍의 이치를 ‘은연중에’ 공유하고 있는 우리에게, ‘나 혼자 산다’에 비춰진 안재현이 보내는 오늘의 삶은 ‘은연중에’ 큰 위안이 될 수밖에 없겠다. ‘나 혼자 산다’에서 맞닥뜨린 안재현의 삶이 내심 반가웠고 좋았던 모두의 속내가 아닐까.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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