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배우 이세희는 '정숙한 세일즈'에서 편견을 극복하는 이주리를 연기하며 다양한 편견을 직접 몸으로 체험했다. 이후 그는 이후 자신의 평온에 주안점을 맞추며 다양한 편견들을 이해하기로 했다고.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가 중요하다'라며 한차례 더 단단해진 이세희의 이야기다.

'정숙한 세일즈'는 '성(性)'이 금기시되던 그때 그 시절, 1992년 한 시골마을 성인용품 방문 판매에 뛰어든 '방판 시스터즈' 4인방의 자립, 성장,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이세희는 극 중 '방판 시스터즈'의 막내 이주리 역을 맡았다.

'정숙한 세일즈'가 "너무 고마운 작품"이라던 이세희는 "과정부터 결과까지 드라마 같던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것이 '정숙한 세일즈'는 전국 기준 시청률 3.9%로 시작해 차츰 우상향 하더니, 최종회에선 8.6%를 기록했다. 그는 "다음 회차가 있었으면 10%를 넘기지 않았을까"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세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람의 소중함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분투한 작품에 대해 그는 "아쉬운 마음은 없다. 다 각자 잘되면 좋지 않냐. 취향껏 골라보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성인용품 방문판매라는 소재와 더불어 미혼모라는 설정이 주는 부담감은 없었을까. 그는 "신선함이 있어서 흥미롭게 접했다. 미혼모라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주리가 너무 신선하고 좋았다"라며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인물이기에 매력적이었다. 이런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내 몫을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부담감이 컸으나, 그 현장을 즐겼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1992년도 배경을 연기해야 했던 1991년생 이세희다. 그는 "그때가 기억나진 않는다. 그 시기에 미용실에서 아이를 키워보셨던 이들을 찾아 인터뷰를 했었다. 기억에 남았던 게 당시엔 아이들을 일터에 데리고 나오는 게 너무나 당연했다. 서로 품앗이처럼 왔다 갔다 하면서 이해해 주던 시기여서 그게 참 기억에 남는다"라고 배경을 이해하게 된 일화를 언급했다.

함께 '방판 시스터즈'를 구성한 김소연, 김성령, 김선영과의 케미에 대해선 "2회에서 불륜녀에게 복수하는 신이 있는데, 그 신을 기점으로 저희가 훨씬 돈독해졌다. 저희 모두가 애정하는 신이다. 고생할수록 기억에 남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4자매인 이세희는 "저희 자매가 사이좋은 편이다. 작품이 시작하면 항상 첫째 언니는 포스터로 SNS 프로필 사진을 설정하신다. 저희가 돈독했던 게 언니들이랑 하면서 편하게 나왔던 것 같다. 그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세희는 이들에게 연기적인 조언은 받지 않았단다. 그러나 스스로 이들에게 배운 점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언니들의 흘러지나 가듯 하는 말들이 저에겐 도움이 됐다. 예를 들면 소연 언니는 매 장면이 지치고 힘들 텐데, 상대에게 에너지를 100% 이상으로 거의 120%를 주려고 하는 부분이 있었다. 배운 점이 정말 너무 많다"라고 밝혔다.

극 중 이세희는 김정진과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정진 배우는 워낙 잘하시는 배우다. 소통도 많이 하고 제 말을 많이 들어주셨다. 고민도 같이 해주셔서 케미가 잘 묻어났던 것 같다"라며 "주연이 4명에 연우진 선배도 주연이다 보니, 저희의 이야기는 부족했던 것 같다.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를 재밌게 봐주신 분들이 계셔서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이세희는 분명 작품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겨있었지만, 전반적인 만족도에 대해선 아쉬움도 언급했다. 그는 "배우로서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아쉬움이 남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질 수 있지 않냐. 저는 항상 제 자신이 반만 차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채우는 노력들을 꾸준히 하고 있고, 모자란 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신념을 전했다. 이에 더해 "그전엔 귀여운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번엔 섹시가 한 스푼 추가된 느낌이 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겉으로 봤을 땐 알기 어렵지만, 스스로 내향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밝힌 이세희는 "할 말 다하는 주리가 부러웠다. 저한테도 그런 모습이 있긴 하다. 자기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언젠간 오겠지 싶어서 주리를 연기했던 것 같다. 경험을 더 많이 하면 할수록 생길 것 같다"라며 주리에 대한 부러움도 드러냈다.

이어 이세희는 미혼모라는 편견에 맞서 싸운 주리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저도 그런 편견을 이겨내고 싶어졌다. 남이 나를 보는 시선을 컨트롤할 수 없지 않냐. 너무 다양한 편견이 있을 수도 있겠다. 제가 계속 주안점을 두는 건 제 평온이다" 그는 그렇게 "그럴 수 있지"라는 마인드로 스스로 못난 부분을 인정하고 편견들까지 수용하게 됐단다.

이세희는 "주리는 울면 운다고 뭐라 하니, 차라리 웃으면서 할 말은 하자 싶어서 당차게 얘기하게 된 인물이다. 사람들은 각자 받아들이고 싶은 대로 받아들일 텐데 저도 눈치 안 보고 얘기하고 싶다. 그런 당찬 인물이 되고 싶다"라며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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