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무빙'으로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린 강풀이 김희원과 함께 '조명가게'로 돌아온다.

디즈니+ 새 오리지널 드라마 '조명가게'의 기자간담회가 20일 오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컨벤션 센터 메인 볼룸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희원 감독과 강풀 작가, 배우 주지훈과 박보영이 함께했다.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강풀 작가는 '무빙'에 이어 다시 한번 직접 집필을 맡았다.

지난해 '무빙'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만든 강풀 작가는 "지난번 성공 때문에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고 운을 뗀 뒤 "'조명가게'는 '무빙'과 결이 다르면서도 비슷한 작품이다. '무빙'이 인간의 이야기를 다뤘듯, 이번에도 결국 중심되는 내용은 '인간'이다. 다만 걱정이 되는 건 장르적인 부분이다. '무빙'은 장르물이긴 했지만 초능력 물이라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았다면 '조명가게'는 호러 장르를 다루고 있지 않냐. 우리나라에서는 호러 장르가 이렇게 긴 드라마로 나오는 게 흔치 않아서 이걸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바라볼까 하는 부담은 있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웹툰과 달라진 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강풀 작가는 "13년 전쯤 '조명가게'를 만화로 선보였었는데, 그때 다루지 못한, 흐릿했던 이야기가 분명 있었다. 그런 면에서 드라마는 만화에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을 담아낼 거라 생각한다. 감독님과 배우분들이 캐릭터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그려 주셨고, 덕분에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도 담을 수 있었다. 만화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기대했다.


'조명가게'는 영화 '국제수사'와 '담보', 드라마 '무빙' 등으로 유명한 배우 김희원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아본 소감을 묻자 김희원은 "첫 촬영 날 되게 떨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어느 정도까지를 오케이 해야 사람들이 재밌게 보고 공감할까 고민스러웠다. 또 어느 정도의 독특함이 묻어나야 부담 없이 잘 받아들여질까를 고민하며 '조명가게'를 연출했다"라고 답하며, "연출을 하며 겸손을 배웠다. 연기를 할 땐 그냥 다른 건 신경 안 쓰고 연기만 했던 기억이 있는데, 멀리 떨어져 바라보니 디테일이 보이더라. 작가님부터 배우들까지 참 대단해 보였다. 스태프분들도 온 힘과 열정을 작품에 쏟아주셨는데, 그런 모습이 되게 존경스러웠다. 촬영을 하는 내내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희원과 배우 대 배우가 아닌, 감독 대 배우로 만난 출연자들의 소감은 어떨까. 주지훈은 "과거 배우와 배우로 만났는데, 배우이면서도 전반적인 현장을 보는 시선이 굉장히 3인칭스러웠다. 인상적으로 남았던 기억이 있는데 아니다 다를까 연출을 하시더라. 김희원 감독님의 가장 큰 특징은 프리 프로덕션 과정부터 너무 좋았다는 점이다. 이미 준비가 잘 되어 있어서 배우로선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촬영장에 갈 수 있었고, 현장에서 무언가를 고민하거나 내 의견을 피력할 필요도 없었다. 덕분에 되게 자유롭고 편안하게 연기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김희원은 '조명가게'의 관전 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조명가게'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정서가 있다. 나 역시 그 정서에 움직여 연출을 맡게 됐고, 배우들도 거기에 움직였다 생각한다. 그리고 그 정서가 작품에도 잘 녹여져 있다 본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니 만큼,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한편 '조명가게'는 12월 4일 4개 에피소드가 공개되며, 이후 2주간 매주 2편씩 오픈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