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송강호, 박정민, 장윤주가 간절히 자신만의 승리를 쟁취하길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 '1승'의 이야기다.

'1승'(감독 신연식·제작 루스이소니도스)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신연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박정민, 장윤주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1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날 신연식 감독은 '1승'을 영화의 주제로 다룬 이유에 대해 "어렸을 땐 나이가 들면 누구나 직장을 갖고 차를 끌고 다니고 가정을 꾸리고 여름휴가를 떠날 줄 알았다. 그런데 40년 넘게 살다 보니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누군가에겐 일상처럼 보이는 이 평범한 삶도 하루하루 엄청난 투쟁의 결과라는 걸 알게 됐고, 살아가며 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사실 이 1승이라는 게 누군가에겐 스치며 지나갈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 않냐. 하지만 또 누군가에겐 이 1승이 우주와 같을 수도 있다. 그런 소중한 순간을 쟁취하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는 인물들의 여정을 영화로 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메시지를 여자 배구라는 틀 안에 담은 이유에 대해선 "중계방송을 보는데 '오버 더 숄더' 방식으로 경기를 찍더라. 어깨를 걸치고 촬영하는 방식인데, 그런 촬영 방식이 되게 영화적으로 느껴졌다. 또 상대방과 살을 맞대지 않고,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면서 네트를 중심으로 경쟁을 벌이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여느 스포츠 못지않은 치열한 경쟁심이 느껴져 배구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라고 설명하며 "남자 배구가 아닌 여자 배구를 택한 이유는 더 호쾌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설계적으로 여자 배구가 유리하지 않을까 싶어 그렇게 결정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스포츠 영화를 선보이는 게 이번이 처음이라는 신 감독이 '1승'을 연출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일까. 신 감독은 "배구라는 스포츠 자체가 너무 어려운 종목이다 보니 경험이 없는 분들은 금방 배우기 어려웠다. 감사하게도 배구계의 전설 같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많은 부분에 있어 도움을 주셨지만, 경기 장면을 구현함에 있어선 여러 어려움이 있더라. 물론 충분한 시간과 돈이 있었다면 머릿속에 있는 걸 모두 구현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기에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선택과 집중을 해 경기 장면을 구성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극 중 송강호는 인생도 커리어도 백전백패, 이겨본 적 없는 배구감독 김우진 역을 맡고, 박정민은 '1승 하면 상금 20억' 공약을 내건 관종 구단주 강정원으로 분한다. 여기에 장윤주가 젖은 낙엽처럼 벤치에 붙어 버텨온 '핑크스톰'의 최고참 선수 방수지 역으로 변신해 배구공처럼 통통 튀는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송강호는 '1승'을 촬영하기 전부터 프로 배구의 오랜 팬이었다 밝히며 "요즘 때마침 배구 시즌이라 매일 중계방송을 보는 편인데, 특히 여자 배구만이 갖고 있는 아기자기한 지점들을 좋아해 재밌게 보고 있다. 배구는 스포츠 중에서도 유별나게 팀워크 부분이 중시되는 스포츠라 생각한다. 물론 야구나 축구도 마찬가지겠지만, 야구나 축구는 경기를 이끌어가는 슈퍼스타 한두 명이 있지 않냐. 물론 배구에도 김연경 선수와 같은 슈퍼스타가 지배적인 게 있지만, 비교적 팀워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포츠라 생각한다. 또 감독과 선수들의 소통에서 오는 묘미가 유별난 스포츠라 생각해 배우를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 역할을 위해 따로 참고한 부분에 대해선 "롤 모델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그간 경기를 보며 작전 타임을 유심히 봤다. 소통하는 게 재밌기도 하고 서로 야단을 치면서도 용기를 불어넣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여러 감독님의 모습을 알게 모르게 참고하며 연기했다"라고 전했다.

박정민 역시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 곁에서 배구 경기를 습관처럼 봐와서 나름 이해도가 있다 생각했는데 코트 안에서 이뤄지는 것들은 밖에서 보는 것과는 사뭇 다르더라. 거기서 또 새로운 재미를 느꼈다. 다시금 배구에 심취하게 하는 매력을 느꼈다"라며 이번 '1승'을 통해 배구에 더 깊게 빠지게 됐다 밝혔다.

일정에 참석한 3인 중 유일하게 선수로 활약한 장윤주는 "배구는 되게 멋진 한 방이 있는 스포츠라 생각한다. 사실 배구의 꽃은 스파이크이지 않냐. 촬영하면서도 강 스파이크를 한 번 때려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배움의 시간도 짧고 체력도 따라오지 않아 결국 못했다. 그런데 오늘 영화를 보고 있다 보니 '스파이크는 한 번 했어야 하는데'하는 아쉬움이 들더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1승'은 오는 12월 4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