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형형색색의 응원봉이 여의도를 덮었다. 응원봉 물결 속, 집회 현장은 K팝이 흘러나오며 이색적인 집회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지난 7일과 8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선 약 10만 명(경찰 추산)의 시민이 모였다. 이들은 이틀 동안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앞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 개혁신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 소속 의원 190명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 등 191명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에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됐으나, 재석 인원 200명이 채워지지 않아 폐기됐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추운 날씨에도 늦은 밤까지 자리를 지켰다.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색다른 시위 물결도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아이돌 콘서트에서 사용되는 응원봉을 가져와 흔들었고, 팬덤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응원봉을 통해 꺼지지 않는 촛불을 떠올리게 했다.

탄핵안이 부결됐지만 집회의 분위기는 밝았다. 현장에선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에스파의 '위플래시', 로제의 '아파트',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등 다양한 K팝이 흘러나오며 해외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전 시위의 경직된 분위기를 유연하게 풀어내며, K팝 팬덤의 선한 영향력이 빛을 발했다.

국회의사당 앞 시위현장

7일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이들은 "국회 밖에서는 시위대가 거리를 가득 메우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밤늦게까지 요구했다"라며 "기온이 영하였지만 군중은 K팝에 맞춰 노래하고 응원봉을 흔들며 시위했다"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집회 참가자들이 K팝을 들으며 즐겁게 뛰고, 응원봉과 LED 촛불을 흔드는 등 집회는 댄스파티를 연상케 했다"라고 설명했다.

시위하면서 생길 수도 있는 거친 상황도 미연에 방지했다. 이들은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현장 속에서 주최 측 안내아래 질서 정연하게 집회를 이어갔다.

아이돌 팬덤의 필수품인 응원봉은 이번 집회를 계기로 팬덤이 아닌 이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됐다. 팬덤이 아닌 이들도 '집회 물품'으로 응원봉을 구매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 판매처에 의하면 실제 응원봉 판매량은 최근 대폭 증가해 평소 판매량보다 약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이돌들은 정치적 사안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지만, 직접 발 벗고 나선 팬들을 위해 안부를 전하기도, 메시지를 남기며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엔믹스의 규진, 이채연, B1A4 공찬, NCT 시온, 이브 등이 팬들의 건강을 염려하며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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