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독립군의 숭고한 정신으로 현재를 비춘다. 우민호 감독을 필두로 모든 이들이 진심으로 만든 ‘하얼빈’이 베일을 벗었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하얼빈’(감독 우민호) 언론시사회에서는 우민호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현빈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첩보 드라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 ‘내부자들’ 등의 작품을 통해 스타일리시한 연출력과 시대를 읽는 깊은 통찰력을 선보여온 우민호 감독의 신작으로, 현빈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신뢰를 더했다.

무엇보다 ‘하얼빈’은 국내 개봉 이전 토론토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첫 공개되기도 했다. 특히 대한민국 일제강점기 소재의 영화가 전세계 4대 영화제로 꼽히는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은 것은 공개 이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날 우민호 감독은 “일단 안중근 장군과 독립군에 대한 이야기다.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 하얼빈으로 모인 독립군들의 이야기다. 저는 그분들의 정신을 숭고하게 담고 싶었다. 힘들지만 실제 로케이션 자연들을 찾아다녔다. 그런 곳에서 그분들의 여정을 스펙터클 하게 담고 싶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우민호 감독은 “제가 이 영화를 3년 전부터 기획하고 제작했다. 제 이전 작품은 악인들을 다루면서 한국 근현대사를 비판해 왔다”면서 “처음으로 이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다.

그러면서 우민호 감독은 영화를 위해 자료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안중근을 비롯해 독립군의 숭고한 정신에 대해 말하던 중 눈물을 보였다. 우민호 감독은 “안중근 자서전도 찾아보고 독립투사들 자료들도 살펴봤다. 안중근 장군께서는 당시 30세였다. 그 젊은 분들이 그렇게 헌신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지 찾아보고 싶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죄송스러웠다”라고 말하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우민호 감독은 “저는 이 영화가 관객 분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한다. 혼란의 시기를 관통하고 있지만 반드시 이겨낼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자긍심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현빈이 극 중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을 연기한다. 자신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한 우직한 독립군 우덕순 역은 박정민이, 우덕순과 함께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을 던진 김상현 역은 조우진이 맡았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활동하는 기품과 강단을 지닌 독립군 공부인 역은 전여빈이, 독립군들의 자금과 거처를 지원하는 최재형 역은 유재명이, 안중근과 갈등을 겪는 독립군 이창섭 역은 이동욱이 맡았다. 독립군의 행적을 쫓으며 이들과 강렬하게 대비되는 일본군 육군소좌 모리 다쓰오 역은 박훈이 맡았다.

이날 우민호 감독은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민호 감독은 “우리 배우들이 정말 혼신을 다했다. 영화를 보면서 그게 보였다. 그만큼 우리 배우들이 최선을 다해서 모든 것을 여기에 다 바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민호 감독은 현빈을 안중근 역할에 캐스팅한 이유로 “현빈 씨의 눈빛에 쓸쓸함과 연약함이 있다. 그런데 강인한 눈빛도 있다. 그런 안중근을 바랐다. 두려움과 쓸쓸했지만 반드시 목적을 이루기 위해 걸어가는 안중근의 눈빛이 현빈 씨에게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현빈은 안중근이라는 캐릭터의 무게감을 내내 짊어지며 한 장면 한 장면 만들어갔다. 현빈은 “‘하얼빈’ 준비를 시작하고 촬영 종료하기까지 감사한 마음을 많이 느꼈다.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일상을 선사해 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던 작품이다. 우민호 감독님 이하 많은 스태프 분들과 지금 제 옆에 계신 우리 동지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현빈은 “저희 영화에서 안중근 장군, 그리고 함께 했던 동지들이 어떤 역경이 와도 한 발, 한 발 신념을 가지고 나아가 좋은 결과를 만들었듯이 지금 또한 힘을 모아 한 발 한 발 내딛으면 더 나은 내일이 있을 거라고 분명히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현빈은 “해외에 나가는 포스터에 ‘for a better tomorrow’라는 문구가 있다. 저희 영화를 보시고 더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우민호 감독은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지난 몇년 간 수도 없이 포기하려고 했다. 그때 제 와이프의 권유로 박경리 작가님의 ‘토지’를 읽고 용기를 얻어 가닥을 잡았다. 그 책이 말하는 건 우리 한민족의 모진 생명성이다. 아무리 짓밟혀도 다시 살아난다는 거다. 포기하시지 마시고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우리 눈 앞에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현빈은 “독립군 분들의 희생에 누가 되지 않도록 다들 진심으로 임했다. 이 진심이 관객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하얼빈’은 24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