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어도어 전 부대표 L씨에게 하이브 경영진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할 것을 종용했단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오전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산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L씨가 지난해 9월 하이브가 강압적으로 정보 자산을 수거하는 등 불법 감사를 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으로 다수의 하이브 경영진을 신고한 건을 최근 무혐의(행정종결) 처리했다.

L씨는 당시 김주영 어도어 대표를 비롯해 이경준 어도어 사내이사(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 등 주요 경영진 5인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한 바 있다.

보도는 이 과정에서 민 전 대표가 L씨의 고용부 신고 과정에 깊게 개입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L씨는 어도어 경영권 탈취 계획을 설계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한 L씨는 어도어 전 직원 A씨에게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가했단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민 전 대표와 L씨의 텔레그램 대화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L씨에게 A씨의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한 재조사를 진행하는 하이브와 어도어 경영진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라고 지시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A씨의 신고에 대한 맞대응이자 둘 다 공정하게 조사하라는 무언의 압박"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신고 후 시간을 벌기 위해 L씨에게 휴가와 병가를 적절히 써가며 지난해 9월까지 어도어에서 "버티라"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L씨는 휴가와 병가를 사용해 재조사 일정을 지연시켰으며, 지난해 9월 고용부에 하이브 경영진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조선비즈는 L씨의 행동에 민 전 대표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봤으며, 이러한 행동이 A씨와 민 전 대표의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다수의 언론 보도와 A씨 본인, 법률대리인의 입장에 따르면 A씨가 어도어에 성희롱을 비롯한 L씨의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을 당시 어도어 대표직을 맡고 있던 민희진 전 대표는 L씨에게 "A씨를 무고로 역고발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인실(인생은 실전이야) X 먹여라"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며 대응 방법을 지시하고, 조사에 대한 답변 메일까지 구체적으로 코칭했다. 이를 바탕으로 민 전 대표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A씨는 민 전 대표와 L씨를 지난해 8월 부당노동행위 및 노사부조리 등의 혐의로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에 신고했다. 민 전 대표가 A씨의 주장을 반박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A씨와의 대화 내용을 동의없이 유출하자, 민 전 대표를 근로기준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하고 1억 원을 배상하라는 민사 소송도 제기했다.

최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해당 민사 소송의 조정기일이 열렸는데, 민 전 대표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A씨의 주장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라며 조정 거부 의사를 밝혔다. A씨와 법률대리인은 진정어린 사과가 동반된다면 조정에 응할 의사가 있었지만, 상대가 이를 거부해 정식 재판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알렸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티브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