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최근 예능프로그램의 흐름을 논하는데 스포츠를 빼놓고 말할 수 있을까. 그만큼 대다수의 방송사가 스포츠 예능을 제작하고 있으며 새로운 프로가 시청자들을 찾기도 한다.

티브이데일리는 신년을 맞아 각 방송을 연출하는 PD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스포츠 예능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이유와 미래·방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 SBS 프리즘 최영인 대표이사·'골때녀' 권형구 PD "스포츠 예능의 정수는 '진정성"

SBS의 예능프로그램 제작 총괄을 맡고 있는 스튜디오프리즘의 최영인 대표 이사는 스포츠 예능의 정수는 "진정성"이라 설명했다. 그는 "최근 공정이 화두가 되고 있다. 스포츠 예능은 공정하다. '골때녀'가 대표적이다. 공정과 땀이 보이니까, 공정에 대한 결핍을 느낀 시청자분들이 대리만족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최 대표는 "이전에 '진짜 농구, 핸섬 타이거즈'를 했었는데, 그때도 출연진이 어마어마하게 연습했다. 당시엔 긴가민가 했지만, 사람들이 이걸 진짜로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예능적이지 않아도 스포츠의 담긴 의미가 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선진국이 되며 스포츠적인 부분에서도 확실히 좋아졌다. 그러나 계속 변해야 한다. '골때녀' 세계관이 확실해지며 일본과 리벤지 매치를 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아시아로 더 나아갈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그가 생각하는 스포츠 예능의 미래는 어떨까. 최 대표 이사는 "지금 관찰 예능, 여행 예능이 자리 잡은 것처럼, 방송사마다 있는 토크쇼처럼 하나의 카테고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SBS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의 연출을 맡고 있는 권형구 PD는 스포츠 예능에 대해 "TV에 국한되면 리얼하고 현실적인 장르다. 그래서 더 인기가 많아지고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레거시 미디어가 파고들 수 있는 부분은 스포츠 쪽이 많다고 생각한다. 장르도 더 개발될 거고 장르가 다양해질 것 같다. 그 속에 변주를 갖는 부분이 많아질 것 같다"라고 스포츠 예능의 미래를 예측했다.

그는 앞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 예능이 스포츠 성을 더 띄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권 PD는 여전히 "스포츠 예능이 웃기기도 하지만 그게 주가 될 순 없다. 최대한 스포츠적인 측면을 가져가야 한다. 그래야 진정성과 리얼함이 담긴다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권 PD는 마지막으로 '골 때리는 그녀들'의 연출을 하며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 전했다. 그는 "선수풀이 한계가 있다.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졌는데, 얼굴은 아는 사람이면서 경기력까지 살리고, 성장하는 서사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초창기와 달라진 부분이기도 하다. 이를 잘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 KBS '뽈룬티어' 정재윤 PD "스포츠 예능의 의도는 생활 체육 참여율 향상·애정 함양"

KBS의 신개념 스포츠 예능 '뽈룬티어'는 'BALL(축구공)+VOLUNTEER(자원봉사자)'의 합성어로, 대한민국 레전드 축구 스타들과 일반인 동호회팀이 '풋살 대결'을 펼쳐 기부를 하는 공익적 프로그램이다. 오는 설에 특집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이다.

'뽈룬티어'의 정재윤 PD는 프로그램에 대해 "이영표 위원이 축구를 통해서 두 가지를 이루고 싶어했다. 하나는 축구의 생활체육 참여가 높으니 함께 경기를 해보는 소망이나 희망을 실현시키는 것과, 스포츠의 즐거움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사회적 기여를 하는 것 이었다. 저희 프로그램은 소아암 환자들한테 기부를 하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축구까지 디렉팅해왔던 그는 스포츠 예능에 대해 "이전에 올림픽 축구를 디렉팅 하기도 했는데, 제가 아쉬웠던 부분은 현장에서 볼 때 멋지고 훌륭한 인생의 교훈이 중계로 담아내기 어려웠던 것이다. 예전 리우 올림픽 때 박상영 선수가 '할 수 있다'라고 한 것처럼 교훈을 주기도 한다. 스포츠 예능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정재윤 PD는 "모든 것은 인생과 같다는 말이 있다. 다른 분야에선 한계가 있다. 스포츠를 통해 인생과 같다는 것은 요즘에는 더욱 더 잘 드러나고 있다"라고 스포츠에 대한 애정까지 선보였다. 이어 정 PD는 "게다가 전 국민이 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적 요소를 방송에 녹여내면 쉽게 이해하시더라. 저는 '뽈룬티어'도 스포츠로 풀어나가고 싶다. SBS '골때녀'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지 않냐. 스포츠와 예능 사이 접점에서 시청자들에게 잘 다가가는 게 제 지향점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정재윤 PD는 "스포츠 예능을 제작하면 공감대 형성과 참여가 독려된다. 만약 '뽈룬티어' 팀이 실력이 좀 떨어지는 팀과 맞붙어도, 생활 체육을 즐겁게 즐길 수 있다는 의도로 전달하려고 한다. 수준 정도를 떠나 애정을 갖고 실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의도다. 물론 기부라는 영향도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녹화를 진행했다. 이찬원 씨가 공부를 많이 하셨다. 첫 녹화가 괜찮게 잘됐다"라며 기대감을 더했다.


◆ 쿠팡플레이 '슈팅스타' 조효진 PD "전문성 기반으로 제작, 재미와 감동의 균형이 중요하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쿠팡플레이의 예능 '슈팅스타'를 연출 중인 조효진 PD도 의견을 전했다. 그는 "'슈팅스타'는 스포츠가 주는 긴장감과 승부의 묘미, 여기에 경기에 담은 진심과 진정성이 더해져 재미와 공감을 같이 전한다. 국내 스포츠 경기들이 비시즌으로 접어들면서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대체불가한 무해한 도파민과 스포츠 서사의 울림을 전해 입소문을 탔다"라며 흥행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조 PD는 스포츠에 진심을 담아 전달하고 싶다고. 그는 "시청자들은 물론, 직접 뛰는 선수들에게도 축구에 진심을 담아 다가가려고 한다"라며 "스포츠 콘텐츠 강화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쿠팡플레이와 함께 더 실험적이고 새로운 시도가 가능했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실제로 쿠팡플레이는 해외 축구팀들의 내한 및 친선경기 일정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국내 많은 팬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이후 25-26 시즌부터는 대부분의 해외 축구 중계를 맡을 예정이다.

조 PD는 진정성과 완성도를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축구를 소재로 한 예능인만큼, 축구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제작하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축구 팬들이 보았을 때도 실제 경기를 보는 듯한 전문성을 갖추려고 노력했다"라며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대중적인 재미와 감동을 놓치지 않는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제작자로서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청자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언급하며 "스포츠 예능은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꿈과 영감을 주는 콘텐츠로 자리 잡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 다양한 스포츠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신선한 스포츠 예능이 늘어나길 바란다"라며 자신의 바람을 드러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골 때리는 그녀들', KBS2 '뽈룬티어', 쿠팡플레이 '슈팅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