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故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MBC 기상캐스터들의 방송 진행에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6일까지 MBC 일기 예보는 기상캐스터 박하명, 최아리, 김가영, 이현승이 진행했다. 금채림을 제외한 이들은 모두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MBC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방송을 진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는 의견이다.

시청자들은 MBC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갔다. 이들은 '누구를 위해 날씨를 전하는 것이냐. 시청자들이 불편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MBC의 체면이냐', '진상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 대신 다른 사람을 써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이 뒤따르고 있다.

MBC 홈페이지 내 시청자 상담 보고서 게시판에도 해당 사건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MBC 또한 이러한 여론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이후부터 날씨 방송과 관련한 유튜브 영상의 댓글 기능을 제한했다.

故 오요안나는 지난 2024년 9월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최근 고인의 유서를 공개하며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했다. 특히 지난 1월 31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故 오요안나의 직장동료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 목록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MBC는 지난 1월 28일 공식입장을 통해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게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라며 "유족들이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 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들은 "정확한 사실도 알치 못한 채 무슨 기회라고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라고 말하는 최악의 수를 두기도 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세력의 준동'으로 표현해 논란을 더했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은 지난 4일 "저는 설 연휴 기간 중 그의 안타까운 죽음이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라며 "공영방송 MBC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됐다는 것만으로도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권 이사장은 "진상조사위원회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여러 문제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조사해 신속하게 진실을 밝혀주시길 기대한다. MBC와 함께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뉴스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