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실험없는 실험극 '랑데부'가 관객을 찾는다.
1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연극 '랑데부'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김정한 연출과 배우 박성웅, 박건형, 최민호, 이수경, 범도하, 김하리, 이영찬 프로듀서가 함께했다.
'랑데부'는 로켓 개발에 매진하는 과학자와 춤을 통해 자유를 찾는 짜장면집 딸의 특별한 만남을 그린다. 특히,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중력이라는 물리적 법칙을 거스르며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선사한다. 자유소극장의 새로운 시도와 맞물려 한층 더 깊이 있는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 박성웅 "'신세계' 뛰어넘을 대표작,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
이날 박성웅은 "작년 초연을 하고 재연에 저만 합류했다. 초연하는 친구들이 부럽다. 저도 첫사랑에 빠진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여기 다섯 배우가 그걸 느낄 것이다. 그 행복감이 얼마나 큰 지 알고 있다. 민호가 하는 걸 봤는데, 저랑 다른 작품이더라. 박건형 배우도 다르더라. 그 차이점으로 페어별로 보셔도 좋을 것 같다. 재연이지만 초연의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박성웅은 앞서 '신세계'를 뛰어넘을 자신의 대표작이 '랑데부'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작년에 인터뷰할 때도 12년 전 영환데 그걸 넘는 작품이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랑데부'를 받고 부드럽고 달달한 걸 느꼈다"라고 전했다. 그는 "작품을 하고 끝나는 순간마다 오열했다. 그냥 눈물이 터졌던 것 같다. 우리의 최대 약점은 '초연'이었다. 그래서 초연을 내려놓고 있다. 여전히 신세계를 뛰어넘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작품에 관해 "진지하지 않다. 초연도 다른 느낌이었다. 엄마 뱃속으로 들어갈 것만 같은 순수함을 연기했다. 이수경은 제가 추천했다. 첫 연극 무대를 하는데 100분짜리 2인극을 하게 됐다. 연습하자면 쫓아가고 한다. 저는 연습을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이수경 배우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전했다.
배우들이 연극 무대로 많이 복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박성웅은 "저는 7월에 또 드라마가 있다. 그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다. 전 드라마가 마침 3월에 끝났다. 스케줄이 됐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초연 때 행복했기 때문이다. 요즘 디즈니 플러스도 뭐가 안되면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말하고, 그러더라. 제가 악몽을 두 가지를 꾼다. 군대를 다시 가는 거랑, 1막과 2막 인터미션 사이에 대사 숙지가 하나도 안 됐다는 꿈이다. 그 두 가지가 제일 싫은 것이다. 올해도 이 행복감을 나눌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김정한 연출 "연극이 관람이 아닌 경험이길 바란다"
김정한 연출은 '랑데부'가 실험극이라는 말에 대해 "저는 사실 실험극이라 생각해서 실험을 한 적은 별로 없다. 제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기엔 너무 큰 것 같지만, 제가 사랑하는 건 뭔지 알 것 같다. 저는 상상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배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험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로제타'와 이 작품이 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를 품으려고 하기도 하고, 누구를 안으려는 작품을 관통하는 행동이 일맥상통하게 가고 있다. 연극이 관람이 아니라 경험이었으면 했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김 연출은 작품에 대해 "서로를 향해 걸어가는 순간들, 서로 만나고 전환하며 헤어지며 뒷걸음질 치며 멀어지는 순간들, 우린 무엇을 경험하게 될까를 서로 노력하고 있고 배우들도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 2인극이기에 염원이 드러나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기댈 수 있는 장치도 없다"라며 "페어별로 나눠 연습실을 세 개를 열었다. 이것들에 대한 독특함과 고유성을 돋보이게 하고 싶었다. 서로 질문을 나누며 성향에 따라 다르게 연출하려 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반적 무대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트레드밀 같은 게 들어와 있다. 실험극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전 실험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 맞다고 생각하고 가는 것이기에 실험이 아니라 진심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 대학 졸업반→ "술에 비유하자면…" 여배우들의 '말말말'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작품에 합류해 데뷔를 앞둔 범도하는 "교수님들이 출석인정서를 흔쾌히 받아주셨다. 가끔 포스터가 붙어있으면 장하다고 해주시더라"라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대단한 선배들과 함께 하는 게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아직 졸업반인데, 배웠던 것들이 많으니까 '다 써야지' 싶다가도 다시 걸음마를 걷고 있다. 온 마음을 다해 알려주신 작품이다. 노래 좋고 건형 선배도 연기를 잘하신다. 이제 저만 잘하면 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리는 합류하던 날을 회상하며 "그날은 마침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를 보고 걸어가던 길이었다. 프로듀서님이 옆모습 사진을 보내달래서 보내드리고, 걷는 모습을 찾아 보내드렸다. '거의 확정일 듯'이라고 답이 와서 가던 길을 멈추고 지금 결과가 나오는 거냐고 물어봤다"라며 "민호 선배 얼굴을 보내주시면서 극비라고 하셨다. 저는 너무 유명한 분이고, 저희 세대에서 유명한 아이돌로 계신 분이니까, 그것보다 제가 할 것이라는 확답을 못 들어서 그걸 신경 썼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박성웅과 호흡을 맞추는 이수경은 " 박성웅 배우와 저녁식사 자리에서 대본을 건네주시면서 작품을 하자고 하셨다. 저는 브라운관에서 활동을 많이 해왔는데, 놓쳤던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디테일하게 배울 수 있어서 공부가 많이 되는 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술로 비유하면 어떤 술일까. 저 술 잘 못한다. 저는 자리를 즐겨할 뿐이다. '랑데부'를 술에 비유하자면 한국인 정서에 맞는 소주라고 생각한다. 어떤 날은 달게, 쓰게, 무맛으로 느껴지지 않냐. 그런 부분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성웅은 "이수경 배우는 양주를 좋아한다"라고 강조해 웃음을 더했다.
한편, '랑데부'는 오는 4월 5일에 서울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