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인연의 소중함을 다룰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시청자들의 주말을 책임진다.

18일 JTBC 새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석윤 감독, 배우 김혜자, 손석구, 한지민, 이정은, 천호진, 류덕환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진행은 박경림이 맡았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80세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 이해숙(김혜자)이 30대 모습으로 젊어진 남편 고낙준(손석구)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현생 초월 로맨스 드라마다. 특히,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을 수상한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김석윤 감독과 이남규·김수진 작가가 6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다. '눈이 부시게'가 삶의 유한함을 다뤘다면,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죽음의 무한함을 다룰 예정이다.

◆ 김석윤 감독 "죽음과 삶보다, 인연을 맺고 푸는 것의 소중함 다룬 작품"

이날 김석윤 감독은 "옆에 계신 김혜자 선배를 염두해 만든 작품이다. '소위 김혜자 프로젝트'에서 김혜자라는 배우가 모든 걸 쏟아낼 수 있는 판을 만드려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저승의 이야기를 하자며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다. 지옥은 전체 드라마에서 한 회 분량정도 나온다. 가고 싶지 않은 무시무시한 곳으로 설정했다. 이걸 판타지로만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승에 있을 때 다 하지 못한 것들을 하게끔 천국을 익숙한 공간으로 만들었다"라고 덧붙였다.

'눈이 부시게' 이후 김 감독과 재회한 김혜자는 "감독님의 이름을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 시놉시스를 읽어보니까 정말 재밌을 것 같았다. 저는 감독님을 좋아한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연기한 이해숙에 대해선 "연기는 대본에 쓰여있는 대로 했다. 남편에 대한 애정이 끔찍할 정도로 넘치는 인물이자, 아무 준비 없이 남편에 대한 사고로 세상에 내던져진 인물이다. 해숙은 남편이 "지금이 가장 예쁘다"라는 말을 믿고 80세로 천국을 향한다. 시청자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자와 부부의 호흡을 맞춘 손석구는 "사랑꾼이 낙준이란 인물을 설명하기에 가장 찰떡인 것 같다. 천국이라는 공간이 현 세상하고 다를 게 없다. 그게 굉장히 좋았다. 저도 이런 천국을 바라게 됐다"라며 "낙준의 직업적 역할은 천국 주민센터에서 일하고, 이승에서 받은 사연을 천국에 온 사람들에게 전해다 주는 메신저 같은 역할을 한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가는 것처럼 이승에 나가서 출장을 가기도 한다"라고 캐릭터의 특징을 언급했다.

김석윤 감독은 "삶의 끝은 죽음이 아니라는 전제가 담겨있다. 삶에 이어지는 죽음, 새로운 삶의 시작, 여러 삶을 거쳐서 맺게 되는 인연을 보여주는 게 기획의도였다. 사람과 사람사이 인연을 맺는 것과 풀어가는 것과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라고 작품의 기획의도를 전했다.


◆ 김혜자 향한 배우들의 존경심 "배역 없으면 스태프라도 하고 싶었어요"

한지민도 김혜자와 마찬가지로 김석윤 감독과 재차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저도 김석윤 감독과 함께라면 하고 싶었다. 게다가 김혜자 선생님과 함께 한다길래 역할 없으면 스태프라도 하면 안 되냐고 물었다. 감독님이 은퇴 안 하시고 계속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한지민은 기억을 잃고 천국에 나타난 정체불명 여인 솜이 역을 맡아 미스터리한 존재감을 펼친다. 이해숙, 고낙준 부부의 천국 하우스에서 더부살이를 하며 기억을 찾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다.

그의 정체가 애매한 상황. 한지민은 "저도 저의 정체가 너무 궁금하다. 천국에 계신 분들도 지옥 관련 인물인지 궁금해하는 캐릭터다. 예고편이 나간 뒤로, 해숙이와 낙준이가 키우던 강아지 아닐까 하는 추측도 이어지더라. 저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시면서 보시면 더 재밌을 것이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이에 더해 한지민은 "감독님이 '이번에 선생님과 연적 관계인데 할 수 있겠니?' 물어보셨는데, '어떡하지' 하면서도 나 아닌 다른 배우가 하는 걸 생각하니까 화가 나더라"라며 "차라리 내가 하는게 낫겠다 싶더라. 선생님의 눈을 보며 연기하는 것은 큰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류덕환은 "천국이라 목사 역할이 할 일이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김혜자 선생님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얄미웠다. '해숙 포레스트'라는 다른 드라마를 찍은 것 같다. 맛있는 걸 먹으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촬영 후기를 전했다.

이정은은 자신이 맡은 이영애 역에 대해 "저는 해숙의 집에서 동고동락하는, 해숙의 오른팔이다. 이승을 떠난 후에 그리움에 사무쳐서 매일 운다. 사랑에 빠진 영애다. 성하고 꼭 같이 불러달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감독은 손석구와 김혜자의 부부연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처음에 출연하기로 하고 식사 자리를 마련한 적이 있는데, 저를 포함 셋이 만났다. 소개팅 자리인 줄 알았다. 그때 분위기를 보고서 됐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며 "현장에서부터 나이차가 느껴지지 않는 부부 같았다. 가끔 손석구에겐 현실의 대선배에 대한 배려와 현실 아내에 대한 배려가 구분되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혜자는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인간 사이 아름다움을 그렸다. 그래서 참 좋았다. 이걸 생각하며 1년을 아주 즐겁게 보냈다. 제 나이나 이런걸 생각했을때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다. 행복하게 1년을 보냈다. 감사뿐이다"라고 말해 모두를 먹먹하게 했다.


◆ '만약에 천국에 도착한다면?', 배우들의 말말말

극 중 인물이 천국에 도착하는 순간, 어떤 나이로 들어갈지 설정할 수 있다. 배우들은 어떤 나이로 천국 입성 나이를 정했을까. 천호진은 "전 지금 나이 그대로 살고 싶다. 집 사람도 지금 나이대로 같이 가는 걸 좋아할 것 같다. 어렸을 때 고생을 많이 했다"라고 차분히 전했다.

류덕환은 "34살이다. 결혼을 했는데, 어른이 된 것 같았다. 뭔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정은은 "부모님이 너무 바쁘셔서, 할머니 손에 자랐다. 저를 키워주시던 그때 10살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회상했고, 한지민은 "저도 할머니 손에서 자랐는데, 24살쯤 여섯 식구가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모여보니 18명이 갔다. 아무 걱정 없이 할아버지가 '천국 다녀온 것 같다'라고 하셨다. 그 마지막 여행이 꿈처럼 남아있어서 그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성인이 됐고, 노화가 진행되기 전이다. 체력도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손석구와 김혜자도 9살과 10살을 꼽으며 "모든 게 다 신기했기에 시간이 느리게 갔던 것 같다", "잘못해도 야단 안 맞고 엄마도 괜찮다고 해주시는 시기지 않냐"라고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이에 더해 김 감독은 "40대를 지나 보면 아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그때가 좋았던 것 같다. 천호진 선배 말처럼 40대가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오는 19일 밤 10시 4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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