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코미디언 이경규가 경찰서 포토라인 앞에 섰다. 약물을 복용한 뒤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를 받고 있는 그는 자신의 부주의였다며 혐의를 시인한 한편, 평소 복용하던 공황장애 처방약 때문에 벌어진 실수임을 재차 강조했다.

24일 밤 이경규는 서울 강남경찰서에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소환됐다. 그는 약 1시간 45분가량 진행된 경찰 조서 과정에서 약물 복용 경위와 운전 당시 상황 등에 대해 진술했다.

이경규는 지난 8일 오후 2시 5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경규는 논현동 소재 실내 골프연습장을 방문했다가 본인의 차량과 똑같은 타인의 차량을 몰고 자신의 회사로 향했다. 이에 해당 차량 차주가 차량 절도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주차관리 요원이 이경규에게 차키를 잘못 건네 벌어진 일이라 해프닝으로 상황이 종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시행한 약물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해당 소식이 보도되면서 이경규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됐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검사 결과에서도 양성이 나와 이경규는 피의자로 전환됐다.

평소 이경규가 방송을 통해 자신의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공공연히 밝혀온 까닭에 마약 등을 복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은 수그러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법을 어기지 않은 것은 아닌 상황. 도로교통법은 제45조 '과로한 때 등의 운전 금지'에서 운전자는 술에 취한 상태 외에도 과로, 질병 또는 약물의 영향과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이경규는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의 포토라인 앞에 섰다. 이경규는 "공황장애 약을 먹고 운전하면 안 된다는 것을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 먹는 약 중 그런 계통의 약이 있다면 운전을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말씀을 드리고, 저 역시 조심하겠다"라며 팬들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동석한 이경규 변호인은 그가 10년 간 공황장애를 앓아왔으며, 사건 전날에도 처방약을 먹었으나 몸 상태가 안 좋아져 직접 운전해 병원에 간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주의"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경규 진술을 분석한 뒤 처분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공교롭게도 이경규 경찰 조사와 맞물려 그가 출연 중인 채널A 예능프로그램 '성공 비법을 찾아라-보스 어택'(이하 '보스 어택'), TV조선 '모던 인물사 - 미스터.리'(이하 '모던 인물사')가 동시에 결방해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모던 인물사'는 7월부터 매주 일요일에서 화요일로 편성을 변경해 한 차례 결방이 생겼으며, '보스 어택' 또한 "최근 이슈와 전혀 관계 없는 결방이다. 협찬 아이템이 들어올 때마다 촬영이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며 이경규의 경찰 조사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