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경기)=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이병헌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집행위원장 신철) 배우 특별전 '더 마스터: 이병헌' 주인공으로 선정된 이병헌의 기자회견이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중동점 문화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이병헌을 비롯해 신철 집행위원장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병헌은 이날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10살 아들을 언급하며 "제가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거의 없다. 아직 3개 정도 밖에 못 보여줬는데, 대부분 19금 영화이기 때문에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내용들이라 간혹 클립을 보여주거나 했다. 그래서 아직 드라마나 영화 속 나를 혼동해 보는 순간들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언급했다. '오징어 게임3'가 TV쇼 부문 전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영화 부문 1위를 달리며 소위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극 중 악마들의 왕인 귀마 역을 맡은 이병헌은 "'이건 드디어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서 그 작품을 아이와 같이 봤다. '아빠는 누구야?'라고 묻길래 '나는 데몬의 왕이야'라고 말하니까 굉장히 실망하면서 '그만 볼래'라고 하더라"며 "연기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왜 자꾸 아빠가 악마, 프런트맨 같은 악역을 연기하는지, 그런 것들이 상처인 것 같더라. 아빠가 좋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넷플릭스 속 자신의 '쌍끌이 흥행'에 대해 "나도 깜짝 놀랐다. '오징어 게임'도 글로벌 1위를 하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영화 부문에서 1위를 하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어리둥절한 감정이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사실 몇 년 전 미국에 있을 때 소니픽처스에서 연락이 와서 미팅을 가졌던 작품이었다. 케이팝의 전세계적인 인기는 알고 있었지만 소니픽처스가 그걸 주제로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도 놀라웠고, 한편으로는 이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보여줬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지 의구심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몇 번의 미팅을 거치고 배우들과 미팅을 하고, 줌으로도 미팅을 하면서 레퍼런스 그림을 처음 봤다. 20여 년 전에 애니메이션 더빙을 한 적은 있었지만 그때는 완성품을 보고 더빙을 했었고, 밑그림부터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지금의 완성도 있는 그림을 상상할 수가 없더라"며 "솔직히 '그림을 왜 이렇게 못 그렸지'라고 생각했다. '요즘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훌륭하게 나오는데 안 되겠다. 좀 잘 그리지'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완성품이 이렇게 잘 나올 줄 몰랐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병헌은 "아무래도 영어로 더빙을 해야 하니 힘들었다. 디테일한 감정 뉘앙스를 영어로 표현한다는 것이 큰 숙제였다. 프로듀서분이 이런 뉘앙스로 해달라고 계속 NG를 내서 계속 반복해 연기했다. 프로듀서들이 한국을 찾기도 하고 줌을 통해 함께 하기도 하며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열광이 믿기지 않을 만큼 행복하고 신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지금의 이 결과는 케이팝의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얼마나 대단한 지를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업계에 있으면서도 새삼스럽게 놀라는 감정이 든다"라고도 덧붙였다.

BIFAN은 지난 2017년부터 한국 영화의 현재를 이끄는 동시대 대표 배우를 선정해 '배우 특별전'을 진행해 오고 있다. 전도연 정우성 김혜수 설경구 최민식 손예진에 이어 올해의 '배우 특별전' 주인공은 이병헌이다. '더 마스터'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는 이번 배우 특별전에서는 배우 기념 책자 발간, 기자회견, 메가토크, 무대인사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한다.

제29회 BIFAN은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13일까지 열흘 간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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