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사람들의 머리 위에 뜬 붉은 'S라인', 웹툰 속 기묘한 판타지가 영상 언어로 구현됐다. 칸은 열광했고 이제는 일반 시청자들을 만날 일만 남았다.

7일 오후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S라인'(극본·연출 안주영) 제작발표회가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안주영 감독과 배우 이수혁 이다희 아린 이은샘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S라인'은 성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 사이에 이어지는 붉은 선, 일명 S라인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금지된 욕망과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판타지 스릴러다.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원작 웹툰 작가인 꼬마비의 또 다른 화제작인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 "성적 관계 맺으면 보이는 붉은 실"…파격 원작, 어떻게 바뀌었나

이날 제작발표회에 앞서 현장에서는 1, 2회를 미리 볼 수 있는 시사회가 마련됐다. 모든 사람들이 S라인을 볼 수 있다는 원작 웹툰 설정과는 달리 특별한 소녀 현홉(아린), 그리고 의문의 안경을 가진 인물만이 S라인의 존재를 알 수 있다는 설정 하에 많은 이야기들이 재편됐다.

연출을 맡은 안주영 감독은 "원작을 너무 좋아하지만, 현실적으로 S라인으로 뒤덮힌 세상을 이미지적으로 구현하는게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결국 세계관을 가져가되 다른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하자는 논의가 있었고, 일부 사람들만 볼 수 있게 안경이라는 매개체가 있는 세계관을 구축하면 어떨까 하는 결정을 했다"라고 말했다.

안 감독은 "원작과는 다소 달라졌지만, 또 설정의 변화로 에피소드를 다 가져올 수는 없었지만 기본적으로 'S라인'에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고 생각했다. 원작에서는 인간들이 S라인을 봄으로 인해 변화하는 모습을 가장 많이 다뤘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메인 테마로 잡았다"라며 "캐릭터들을 통해 인간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가져오려 했고, 그러한 포인트를 기반으로 새로운 캐릭터도 만들게 됐다"라고 각색 포인트를 설명했다.

◆ 칸 핑크카펫 밟고 수상까지, 작품성은 이미 입증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각색 작업을 마친 'S라인'은 지난 4월 제8회 칸 국제시리즈 페스티벌 장편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고, 국내 작품 최초로 음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안 감독은 "당연한 얘기지만 너무 기뻤고, 좋은 소식을 바라고 있었는데 제작사 대표님이 초청 소식을 전화로 알려주셨을 때 믿기 어려운 느낌이긴 했다"라며 "칸 상영 당시 오디토리움이 현지 분들로 꽉 찼었는데 끝나고 엄청난 환호를 해주셨다. 연출자로서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스케줄 상의 문제로 이다희를 제외한 이수혁 아린 이은샘과 안 감독은 칸으로 향해 직접 핑크 카펫을 밟았다. 이수혁은 "어느 날 밤에 감독님이 문자를 하셨다. 칸에 간다고. 나는 그 사이에 또 작품을 찍으셨나 싶어서 '축하드린다'라고 답장했다. 그런데 내가 가는 것이라더라"며 "비행기를 타고 다녀온 지금도 여전히 믿기지가 않는다. 꿈꾸던 자리지만 준비가 많이 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 같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은샘은 "타지에서도 우리가 생각한 포인트에 관객들이 같이 웃어주시고 하는게 신기했다. 나라가 떨어져 있어도 다 같이 느껴지는구나 싶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S라인, 이다희. 아린. 안주영 감독, 이은샘. 이수혁

특히 안 감독은 음악상 수상에 대해 이준오 음악 감독에게 재차 고마움을 전했다. 안 감독은 "드라마 전체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회마다 조금씩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었다. 회마다 악기에 변주를 준다거나 톤을 다르게 하는 등 음악 감독님과 그 부분을 가장 많이 상의했다"라며 좋은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감사함을 전했다.

◆ 이다희→아린, 파격적인 변신

이수혁은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형사 지욱, 이다희는 다정하고 친절한 교사인 듯 하지만 비밀을 숨긴 교사 규진 역을 맡았다. 아린은 태어날 때부터 S라인을 볼 수 있었던 소녀 현흡을 연기했고, 이은샘은 우연히 손에 넣은 정체불명의 안경을 통해 S라인을 목격하게 된 여고생 선아 역을 맡았다.

안 감독은 S라인이 셀 수 없이 많은 인물이라는 설정을 가진 형사 지욱이기에 이수혁을 캐스팅해야 했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비주얼이 필요했다는 것. 이수혁은 "형사 역할이라 기존과 다른 매력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흔쾌히 출연했고, 즐겁게 촬영했다"라며 "캐릭터 설정 상 이 많은 선들이 화면 상에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라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수혁은 "리딩할 때부터 아린, 은샘이 등 친구들이 정말 잘 해줬다. 함께 호흡을 맞춰본 뒤에는 더 잘해야겠다는 긴장감을 가지고 촬영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이다희는 규진 캐릭터에 대해 "따뜻하고 엉뚱하기도 하면서 학생들에게는 진심을 다하는 선생님"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속은 알 수 없는 그만의 내면 세계가 있는, 반전을 지닌 캐릭터라고. 이다희는 "순간, 찰나의 온도 차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첫 등장할 때 내가 평소 가진 차가운 이미지를 최대한 드러나지 않게 해보려 했다. 내면의 따뜻함을 최대한 끌어내려 했다"라고 말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규진이 모습이 많이 나오니 6화까지 꼭 다 봐주셔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왕따 여고생에서 의문의 안경을 손에 넣고 180도 변신하는 연기력을 뽐낸 이은샘. 그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초반에 왕따를 당할 때는 조금의 미소조차 보이지 않는데, 변하고 나서는 처음으로 씩 웃는다"라며 "그 장면을 되게 디테일하게 잘 보여드리고 싶어서 그 전에는 감정을 꾹꾹 참았다면, 안경을 쓴 후의 선아는 감정을 많이 표출하는 친구로 그려봤다"며 시청을 당부했다.

파격적인 쇼트 커트로 변신을 꾀한 아린. 아린은 "현흡이 어둡고 외로운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초반에는 그런 모습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또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단단한 모습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외유내강 모습을 많이 연구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오마이걸 아린으로 활동할 때는 밝고 상큼한 이미지를 많이 보여서, 이번엔 최대한 기존의 아린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썼다. 낯설 수도 있지만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했으니 예쁘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S라인'은 오는 11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2편씩, 총 6편의 에피소드로 공개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