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지난달 20일 공개와 동시에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부문 1위에 올라섰으며, 5주 차에도 2580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총 시청 시간은 4300만 시간에 달하고, 전 세계 93개국에서 톱10, 30여 개국 이상에서 1위를 차지하며 공개 한 달이 지난 지금도 흥행세가 식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인기는 OST 성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극 중 걸그룹 헌트릭스(HUNTR/X)가 부른 메인 테마곡 '골든(Golden)'은 현재 빌보드 핫100 4위에 올라 있다. 보이그룹 사자보이즈(Saja Boys)의 대표곡 '유어 아이돌(Your Idol)' 역시 14위에 랭크된 상태다. 이뿐만 아니라 헌트릭스의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 사자보이즈 '소다 팝(Soda Pop)', 헌트릭스 루미와 사자보이즈 진우의 듀엣곡 '프리(Free)', 트와이스 정연, 지효, 채영이 부른 '테이크 다운(Takedown)' 등이 줄줄이 랭크돼 있다.

그렇다면 전 세계는 왜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바로 음악 기반의 참신한 세계관과 탄탄한 서사다. '악령에 맞서 싸우는 아이돌'이라는 설정은 다소 판타지적이지만, 이를 코미디와 로맨스, 액션, 뮤지컬 요소와 절묘하게 버무리며 대중성을 확보했다. 실제로 영화적 연출과 탄탄한 구성 덕분에 "99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 한국적인 배경과 미학을 적극 활용한 점도 주목된다. 남산타워와 한옥, 저승사자, 호랑이 같은 전통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해외 시청자에게는 신선함을, 국내 시청자는 향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아이돌 팬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청자와 애니메이션 팬, 다양한 글로벌 시청층까지 흡수했다는 점도 기존 한류 애니메이션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 같은 문화적 임팩트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 증대, 박물관 굿즈 대란 등 실제 사회적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자보이즈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이 바로 OST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는 장면의 감정 흐름을 정확히 따라가며 관객의 심장을 조율한다. 액션 시퀀스에서는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이별 장면에서는 절절한 멜로디로 울림을 남긴다. 특히 '골든'은 주요 전투 장면에서 반복 사용되며, 음악과 서사의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덕분에 관객은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서 '감정적으로 체험하는' 서사를 경험하게 된다.

OST 전반에 흐르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후렴구 역시 주요 인기 요인이다. 특히 '하우 잇츠 던' '소다 팝' '프리' 등은 K-팝 특유의 리듬감과 글로벌 대중성이 결합, 한 번만 들어도 귀에 맴도는 훅(hook)을 갖췄다. 이러한 특성은 실제로 SNS 챌린지, 밈, 커버 영상 등 2차 창작 열풍으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작품에 대한 입소문을 폭발적으로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또한 실사 영화 못지않은 성우 라인업도 인기의 원동력이다. 아덴 조, 켄 정, 김윤진, 이병헌, 안효섭, 다니엘 대 킴 등 국내외 스타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아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다. 덕분에 단순 애니메이션을 넘어 하나의 '대형 K팝 프로젝트'로서의 무게감을 갖췄다.

이처럼 국내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제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하나의 문화현상이자 K팝의 새로운 확장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최근 '2025 케이 월드 드림 어워즈(2025 K WORLD DREAM AWARDS)' OST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과연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첫 현실 시상식에서도 수상의 영광을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