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가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 확인의 소에서 패하면서 하이브 레이블즈와 법적 공방 중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민사 소송도 불리해지는 분위기다.

지난 10월 30일 재판부가 어도어의 손을 들어 준 배경에는 이들이 제출한 민희진 전 대표와 그의 측근들이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와 사내 메일이 상당 부분 증거로 작용했다. 법원은 뉴진스 측의 계약 해지 주장을 하나하나 배척하면서, 그 근간에 있었던 민희진 전 대표의 행동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해당 카카오톡 메시지와 이메일은 민희진 전 대표와 쏘스뮤직, 빌리프랩과의 민사 소송에도 증거로 제출된 상황이다. 민희진 전 대표 측은 하이브의 감사를 통해 확보된 해당 자료들이 불법이라며 증거 채택을 반대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쏘스뮤직(소성진 대표)은 지난해 7월 뉴진스 멤버를 직접 발굴했다는 민희진 전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5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쏘스뮤직에 따르면 멤버 대부분이 자체 오디션을 통해 발굴됐다. 특히 민지의 경우 민희진 전 대표가 하이브에 입사하기 전부터 쏘스뮤직 소속 연습생이었다는 설명이다.

빌리프랩(김태호 대표) 역시 비슷한 시기 민희진 전 대표를 상대로 2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민희진 전 대표가 아일릿의 안무와 의상 등이 뉴진스를 카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싸움이다. 민희진 전 대표는 사실에 근거한 문제 제기였다고 반박하며 관계자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하이브 레이블즈가 제출한 카카오톡 메시지와 메일 등은 뉴진스의 전속계약 유효 확인의 소에서 제출된 자료와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어도어의 전속계약 유효 확인의 소를 담당한 재판부는 “카톡 내용을 보면, 민희진은 뉴진스를 하이브로부터 독립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부모들을 앞세워 여론을 만들고, 투자자를 알아보기도 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시했다. 민희진 전 대표의 문자 메시지가 법원의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는 결국 같은 자료가 증거로 제출되고 일부 채택된 하이브 레이블즈의 민사 소송에서 민희진 전 대표가 불리한 싸움을 이어가게 됐음을 의미한다. 민희진 전 대표 측이 불리한 이유는 증거의 성격 때문이다. 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내부 대화 내용을 단순한 사적 발언이 아닌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의사 표시’로 해석했다. 뉴진스가 1심에서 패소한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이 해석이 유지될 경우 민희진 전 대표가 향후 법정에서 “개인적 의견” 혹은 “비공식 대화”라고 주장하더라도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뉴진스의 패소는 증거(카카오톡 메시지 및 이메일)의 신빙성을 둘러싼 논점이 이미 하이브와 레이블즈 측에 유리하게 기울었음을 말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의 구조를 보면, 재판부는 하이브 측 자료의 진정성을 높게 평가했다”며 “민희진 전 대표가 남은 소송에서 반전을 노리려면 증거의 해석을 뒤집는 전략이 필요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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