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김희선이 남다른 뒷심 발휘로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지난 9일 방송된 TV조선 월화미니시리즈 '다음생은 없으니까'(극본 신이원·연출 김정민) 10회에서 김희선(조나정)은 옳은 부모가 되기 위한 현실적 감정을 깊이 있게 담아내며 워킹맘 생존 서사에 단단한 설득력을 더했다. 부당함에 맞선 나정의 분투가 극의 밀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나정은 성추행 사건의 은폐에 협조한 예나(고원희)를 설득하려 했지만, 예나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며 거짓 진술을 고수했다. 선민(서은영) 곁에서 함께 울던 모습까지 기억하기에 나정의 괴로움과 답답함은 더 깊어졌다.

회사는 나정을 심야, 새벽 방송으로 몰아넣으며 벼랑 끝까지 압박했고, 남편 원빈(윤박)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강사장이 자주 찾는 골프장 직원을 통해 증거를 확보하려 했으나, 본부장 김정식(이관훈)에게 들켜 시도는 무산된다. 두려움은 커졌지만, 나정은 아이에게 떳떳한 부모가 되고 싶었기에 그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엄마가 요즘 더 많이 웃어서 좋아"라는 아들의 말은 그에게 다시 버틸 힘을 주었다. 이 때 코 끝이 찡해진 김희선의 미소 어린 얼굴이 보는 이들의 눈시울까지 붉게 물들게 했다.

이후 나정은 강사장과 본부장이 함께 이동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차량 블랙박스에 단서가 남아 있을 가능성을 좇기 시작했다. 태정(백진욱)의 도움으로 잠입에 성공한 나정은 예나가 본부장에게 추행당하는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증거보다 피해자 보호를 선택한다. 나정의 행동은 결국 예나를 변화시켰다. 예나는 거짓 진술을 철회하고 올바른 증언을 내놓았다. 윤리위원회는 본부장 해임, 원빈 복직을 결정하며 정의가 제자리를 되찾는 듯 보였다.

그러나 엔딩에서 오직 나정에게만 인턴 중 유일하게 조기 종료 통보가 떨어지는 충격 반전이 그려졌다. 부당함을 바로잡았지만 대가는 나정에게만 돌아온 현실. 이날 방송은 워킹맘의 생존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적나라한 질문을 던졌다.

김희선은 공감과 분노, 두려움과 용기 사이를 오가는 감정선을 세밀하고 진득하게 끌어올리며 몰입도를 높였다. 무너질 듯 버티는 눈빛, 아이 앞에서만은 웃음을 지키는 떨림, 숨을 삼키며 감정을 눌러 담는 호흡까지. 김희선이어서 가능한 설득력이 안방을 깊게 흔들었다.

'다음생은 없으니까'는 오는 16일 종영을 앞두고 있으며 밤 10시 TV조선 방송,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 TV조선 '다음생은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