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드러머 남궁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미투 운동'에 동참한 여성들이 직접 SBS '8뉴스'를 찾았다. 이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남궁연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역시 강경대응의 입장을 전했다.

7일 오후 방송된 SBS '8뉴스'는 남궁연을 향한 '미투' 폭로와 관련, 다섯 번째 피해자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폭로자 다섯 명 중 세 명이 직접 스튜디오를 찾아왔다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튜디오에 오기 전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는 이들은 폭로 이후 남궁연 측이 취한 태도를 보며 방송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최초 폭로자 A씨는 "지금 그 쪽에서는 내가 썼던 내용이 다 '사실무근이다' '허위사실이다'라고 하고 있고 고소를 하겠다고 하고 있지 않나. 나는 그게 지금 너무 화가 나 있다. 그래서 나는 '끝까지 사실을 밝히겠다'라는 심정으로 여기에 오게 됐다"고 했다.

B씨는 "A씨의 글을 보고서 내가 예전에 당했던 거랑 상당히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며칠 뒤에 그게 허위사실이라고 고소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되고, 거짓말을 하고, 피해자가 고소당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해서 나왔다"고 털어놨다.

C씨는 "나한테 평생 속죄하면서 살겠다고 용서를 빌었던 사람이 어떻게 나를 고소할 수 있는지 분노가 치민다"며 "그때 분명히 인정했으면서. 그건 사실이고 바뀌지 않는다. 근데 내가 미쳤다고. 애도 있고 결혼도 해서 잘 살고 있는 마당에 고소까지 한다고 뛰어들었겠나"고 강조했다.

A씨는 폭로글에 남궁연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던 현장에 한 작가가 함께 있었다고 적었다. 폭로 이후 이 작가와 연락이 됐냐는 앵커의 질문에 A씨는 "그때 옷을 벗으라고 했었는데 내가 안 벗었던 게 내 잘못이냐"라고 말한 후 "미투를 올리고 그 이후에 그 작가가 먼저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해줄 줄 알았는데 아직 연락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앵커는 이어 "남궁연에게 비슷한 성폭력을 당하고 아직 말을 못하는 분들이 더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A씨는 "나는 사실 내 글을 올리면서도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만 했었는데 정말로 실제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들였다. 그때 정황들을 봤을 때 너무나 비슷한 수법이라는 것을 내가 알았고, 예전부터 지금까지 해왔던 것으로 봐서는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분들도 그 당시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죄책감을 갖지 않고, 자책하지 않고 사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C씨는 "나는 소문으로도 많이 들었다. 못나서는 걸 충분히 이해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렇지만 우리는 지금 사실을 이야기하는데도 고소를 당할 이야기에 처해 있다. 제보해 주시면 감사하지만 그렇게 못 하더라도 응원해주시고 피해 경험을 우리한테 보내주셔서 힘을 주면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싸움을 이어가겠다"라고 했다.

출연 폭로자들은 남궁연에 일침도 가했다. B씨는 "본인도 본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 거다. 억울한 피해자 분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지 않았으면 좋겠다. 빨리 인정하는 게 좋지 않을가 싶다"고 말했다.

C씨는 "자신이 나쁘지 않다고 해서 죄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짓밟으면서 자기가 가진 것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또 다시 피해자를 짓밟는 행동을 계속해서 하고 계시니 그건 정말 나쁜 행동"이라고 호소했다.

남궁연에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남궁연 측의 반응에 두려워 하면서도 제 2, 3의 피해를 막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관련해 피해자 측 양소영 변호사는 SBS에 "비슷한 류의 사건들이 일관되게 일어났다는 것 자체는 피해자 진술에 큰 신빙성을 부여한다"라며 "연대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제 2, 3의 피해를 막기 위해 나서는 공익성이 있어 명예훼손에도 안전할 것이라고 봤다.

SBS는 양쪽에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남궁연 측의 입장을 듣고자 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역시 관련 내용에 대해 남궁연 측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