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러블리 호러블리' 강민경 PD가 촬영현장에서 세월호 비하 발언을 했다고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강민경 PD와 KBS가 즉각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예비 시청자들의 마음은 이미 돌아선 듯하다.

KBS2 새 수목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극본 박민주·연출 강민경)의 연출을 맡고 있는 강민경 PD가 최근 촬영 현장에서 한 단역 배우에게 연기를 지적하던 중 "왜 세월호 유가족 표정을 짓고 있냐"고 말한 사실이 24일 전해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KBS 측은 이 같은 보도 사실이 나오자 "강민경 PD의 세월호 비하 발언은 모두 사실"이라면서 논란을 시인한 뒤, 정확한 사건 경위와 함께 사과의 뜻을 전했다. KBS 측에 따르면 강민경 PD가 배우의 연기를 두고 "그건 세월호 인터뷰가 아니다. 표정을 밝게 해라"고 지시했고, 이를 들은 스태프들이 '그건 부적절한 발언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후 스태프들을 중심으로 강민경 PD의 발언이 문제가 됐고, 결국 강민경 PD는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KBS 측은 "강민경 PD 본인이 해당 발언에 대해 깊이 반성했다. 현재 깊이 자숙 중이다"라고 강민경 PD를 대신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KBS 측의 정확한 사고 경위 발표와 강민경 PD의 사과에도 논란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러블리 호러블리'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러블리 호러블리' 강민경 PD의 세월호 비하 발언이 대중의 공분을 사는 이유는 불과 3개월 전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사태 이후에도 변하지 않은 방송 관계자들의 태도에 있다. 앞서 '전참시'는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을 뉴스 보도 형태로 편집하는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특보 화면을 삽입해 '세월호 비하 논란'이 일었다. 이에 MBC는 '전참시' 방송을 중단하고 조사위원회를 꾸려 진상 조사에 나섰고, 자체 조사위의 요청에 따라 예능본부장 6개월 감봉, 부장 감봉 2개월, 연출 감봉 3개월, 담당 조연출 정직 1개월 등 수위 높은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전참시' 세월호 논란 사태가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불거진 세월호 비하 논란에 대중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단순히 실수라고 하기엔 강민경 PD의 말은 세월호 유가족을 비하하는 의도를 분명히 담고 있었고, 이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망언임은 틀림없다. 이는 스태프들이 부적절한 언행임을 지적하며 문제를 제기한 것만 봐도 강민경 PD의 말이 제삼자가 받아들이기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

강민경 PD 본인은 사죄한다면서 촬영 현장으로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의 상처와 대중의 불쾌감은 어디서 보상받아야 할까. 설마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는 뻔한 말은 아니길 바라본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