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관찰과 '먹방'이 판치는 예능 포맷 사이에서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시민들과 꾸밈 없는 매력으로 소소한 재미를 자아내고 있다. 즉석 토크에서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재미는 매니아 층을 형성하며 '유 퀴즈 온 더 블럭'만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8월 첫 방송된 케이블TV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MC 유재석과 조세호가 합을 맞춰 일상 속 숨어있는 퀴즈왕을 찾아다니는 유쾌한 길거리 퀴즈쇼다. MC 두 사람이 의자와 테이블을 직접 들고 다니면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중 한 명과 문제를 푸는 방식이다. 시민이 문제를 모두 맞히면 현장에서 100만 원을 지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즉석에서 진행하는 일반인 상대의 토크쇼인 만큼 생생한 재미를 준다. 섭외 없이 지나가는 시민들과 간단한 근황을 이야기한 후 퀴즈를 푸는 형식으로 별다른 대본이 있는 것도, 꾸며진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일반인 출연진의 모습이 소소한 웃음을 만들어 내고 있다. 퀴즈에 참여한 이들은 주변인들에게 힌트를 얻어내거나 자신의 장기를 자랑하는 과정에서 숨겨둔 끼를 방출하며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 냈다. 이는 반복되는 관찰, 여행, '먹방' 포맷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새로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시민들이 직접 겪고 있는 현장의 이야기를 담는 것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출연진들은 작은 의자에 앉아 100만 원의 상금을 어디에 쓸 예정인지 이야기하며 자연스레 자신들의 고충을 털어놨다. 자신의 병원비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부모님과 오빠에게 상금을 주고 싶다는 학생의 이야기와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이야기는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를 이끌어 가는 힘은 단연 유재석의 진행 능력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지난 20여년 간 유재석이 쌓아온 소통 능력과 리더십을 제대로 뽐낼 수 있는 판을 깔아줬다. 당초 유재석은 '무한도전'을 통해 시민들과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던 바다. 방송을 통해 유재석은 '국민 MC'라는 별명에 걸맞게 대부분의 시민들과 스스럼없이 다가가고, 가볍게 토크를 이끌어 내며 그의 진행 능력을 뽐내고 있다.

유재석과 조세호의 '투닥 케미'도 재미 요인이다. 조세호는 MC가 아닌 코미디언으로서 행보를 이어오고 있었기 때문에 토크쇼를 이어가는 데 있어서 완벽한 진행능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러나 유재석은 반대로 조세호의 어리숙한 진행능력을 또 하나의 재미로 만들어 냈다. 조세호가 과한 질문을 쏟아낼 때는 "자기야"라는 특유의 애칭으로 분위기를 쇄신하는 가하면, 그가 진행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해 남다른 '케미'를 보여주는 중이다.

하지만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는 낮은 기록을 보이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은 동시간대 MBC '라디오스타', SBS '골목식당', 종합편성채널 JTBC '한끼줍쇼' 같이 오랜 시간 동안 자리 잡은 쟁쟁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소소한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게시판에는 호평과 함께 서울이 아닌 자신들의 지역에 와달라고 요구하는 글이 이어지며 마니아 층을 견고히 하고 있다.

3회 방송부터는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상금을 전하기 위해 5문제였던 것을 3문제로 축소했다. 단 한 문제를 맞혀도 상금을 받을 수 있게 주관식 문제도 준비했다. 하지만 아직 화제성과 시청률 기록이 아쉽다. 소통의 재미를 일깨운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남은 6회 동안 시민들과 함께하는 길거리 퀴즈 토크쇼로서 완전히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유 퀴즈 온 더 블럭' 포스터, 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