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1960~70년대 한국 영화계를 이끌었던 배우 신성일이 세상을 떠났다.

신성일은 4일 새벽 2시 30분 폐암으로 별세했다.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고 치료에 전념해왔지만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50여 년간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펼친 신성일의 사망 소식에 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937년 대구 출생인 신성일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우연히 배우 전문원을 경험, 본격적으로 배우의 꿈을 키우게 됐다. 이후 신필름 배우 공모를 통해 경력을 시작한 신성일은 1960년 신상옥 감독의 '로맨스 빠빠'를 통해 데뷔를 했다.

2년 뒤인 1962년 영화 '아낌없이 주련다'의 주연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신성일은 '맨발의 청춘'을 통해 청춘스타로 거듭났다. 해당 영화는 서울에서 약 3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대기록을 세웠던 것. 이후 신성일은 수십 편의 영화에 출연한 것은 물론, 대부분의 작품을 히트시키며 한국영화 중흥기를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신성일은 데뷔작 '로맨스 빠빠'를 통해 만난 엄앵란과 부부의 인연을 맺기도 했다. 결혼 이후에도 신성일은 영화 '위험한 청춘' '불타는 청춘' '별들의 고향' '증발'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청춘, 고뇌하는 지식인 등을 연기하며 역할에 구애받지 않는 왕성한 열정을 불태웠다.

여기에 신성일은 영화 제작, 연출에도 참여하며 열정을 이어갔다. 영화 '연애교실' '어느 사랑의 이야기'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등을 연출, 제작했으며, '코리아 커넥션' '남자 시장' 물위를 걷는 여자'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등의 제작을 맡기도 했다.

이렇듯 6,70년대를 풍미한 신성일은 80년대 정계에 진출하며 영화배우의 길을 잠시 접기도 했다. 그는 1981년 11대 총선 서울 용산·마포구에 한국국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2위로 낙선했으며,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대구 동구 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후 신성일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대구 동구에서 당선돼 의정 활동을 했다.

그러나 신성일은 2013년 영화 '야관문: 욕망의 꽃'으로 복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암환자 역할을 실감 나게 소화하며 다시금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더불어 신성일은 지난해와 지난 10월 개최된 부산영화제에도 참석해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 삶에 대한 여전한 의지를 드러냈다.

호전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던 신성일이기에 이번 사망 소식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영화인장을 치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엄앵란 씨와 1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실에 마련됐다.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