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배우 김동욱이 '손 더 게스트(the guest)'로 시청자들에게 다시 한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체력적, 정신적 소모가 상당했던 촬영에도 윤화평으로서 끝까지 에너지를 잃지 않았던 김동욱이다.

김동욱은 최근 종영한 OCN 수목드라마 '손 더 게스트'(극본 권소라·연출 김홍선)에서 '손'이라 불리는 귀신 박일도에게 가족을 잃고 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매 윤화평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촬영을 하는 수개월 동안 김동욱은 윤화평 역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귀신에게 가족을 잃고, 동료마저 잃을 위기에 처한 '짠내'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동욱은 윤화평에 대한 연민보다는 조금 냉정하게 보려고 했단다. 김동욱은 "윤화평은 조심스러운 캐릭터였다. '짠내'가 난다고 해서 자괴감을 너무 빠지지 않아야 했다"며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사냐'고 한탄도 했었는데 사실 윤화평이라는 인물 자기 연민에 빠져서 좌절할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는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연기하면서 쿨하려고 노력했어요. 상황과 관계에 있어서 뻔뻔하리만큼 쿨하고 냉정하고 싶었거든요. 그러면서 감성적인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실 그렇지 않으면 윤화평은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거든요. 가족들이 박일도에게 죽임을 당한 윤화평에게 그런 뻔뻔함이 없다면 관계를 맺지 못할 것 같았어요."

윤화평이라는 인물의 서사가 복잡했던 상황이라 '손 더 게스트'를 찍으며 김동욱의 감정적 소모는 최고에 달했다. 김동욱은 "감정을 이어가야 한다고 에너지 소모가 많았다. 육체적인 소모보다는 정신적인 에너지 소모가 이게 더 힘들었다"고 토로하며 "그렇게 힘들 때는 홍삼이나 영양제를 먹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런 김동욱 옆에는 함께 고충을 토로할 동료 배우들이 있었다. 특히 사제 최윤 역의 김제욱과는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을 통해 11년 만에 재회했던 상황. 그는 김재욱에 대해 "오랜만에 만났는 데도 낯설지 않더라. 되게 편안했다. 호흡도 굉장히 잘 맞았다"며 즐거웠던 현장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가끔은 내가 너무 짖궂은 농담과 장난을 쳐서 '연기를 할 수 없으니 사라져달라'고 했을 정도 즐겁게 촬영했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또 정은채에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과 함께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다른 배우들에 비해서도 체력 소모가 많았을 정은채지만 내색하지 않고 묵묵하게 따라와 줬다는 것. 그는 "정은채 배우에게 진짜 너무 고맙다. 우리가 봐도 '이러다가 병나겠다'고 할 정도였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다 해냈다"며 "동생이지만 우리가 보고 배워야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김재욱도 나도 더 힘든 내색을 할 수 없었다. 너무 굳건하게 현장에서 묵묵하게 버텨주고 그런 것들이 너무 고마웠다"고 그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촬영이 쉽지 않아 오히려 다른 배우들과 가볍게 장난을 많이 쳤어요. 현장에서는 웃음을 줄 수 있는 장면들이 없고, 무겁고 어두웠잖아요.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기도 했거든요. 일부러 배우들, 제작진 모두 현장을 준비하는 시간 동안 웃고 하면서 에너지를 얻었어요. 그래서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었죠."

배우들의 이런 노력으로 '손 더 게스트'는 성공리에 종영할 수 있었다. 그는 '손 더 게스트' 마지막 장면을 언급하며 "마지막 크레딧에 쓴 말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박일도라는 '손'이 가지는 힘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너무 강한 악령이다. 그런데 마지막에 윤화평이 그를 온몸으로 받아들이지 않나. 결국 박일도가 죽고, 살고는 윤화평의 의지로 결정된다는 거였다. 결국 귀신은 사람으로 인해 온다는 것, 그게 우리 작품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지 않을까"라고 드라마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손 더 게스트'는 열린 결말로 종영되며 팬들의 시즌2 제작 요구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2 제작에 대해서 김동욱은 "진짜 모르겠다. 단 한 번도 논의해본 적이 없다. 시즌2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들어간 거라 '시즌으로 만들어주세요'라는 말이 나올지도 몰랐다. 얼떨떨하기도 하다"면서도 "시즌2는 어떻게 될까. 궁금함은 좀 있다. 배우, 스태프들이 좋아서 다같이 함께 간다면 다음 시즌도 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손 더 게스트'가 아니어도 계속 움직이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김동욱이다. 그는 "그 자리에 서서 온전히 감정을 끌어내서 대화로 보여줄 수 있지만, 배우로서 감정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연기에 도움을 되는 경우가 있다. 다음에도 이런 작품이 오면 하게 되지 않을까"라면서도 "늘 계획대로 되진 않으니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작품 선택할 때 의도를 가지고 선택하진 않아요. 연기하는 입장에서 대본을 받았을 때 얼마나 흥미로운 작품인가가 제일 먼저죠. 그 다음은 함께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로 정해요. 내가 재밌게 읽은 이 작품을 재밌는 작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고민이 되는 거죠. 많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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