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이유리였다. 배우 이유리가 '숨바꼭질'의 히로인으로 거듭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17일 밤 MBC 주말드라마 '숨바꼭질'(극본 설경은·연출 신용휘) 마지막 회에서는 이유리(민채린)가 메이크퍼시픽의 주인이 되고 송창의(차은혁)와 재회하면서 일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는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숨바꼭질'은 대한민국 유수의 화장품 기업의 상속녀 수아(엄현경)의 인생을 대신 살아야만 했던 또 다른 여자 민채린(이유리)에게 주어진 운명, 그리고 이를 둘러싼 욕망과 비밀을 그린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 나해금(정혜선)은 그간 액받이라는 이유로 '저것'이라 부르며 그토록 멸시하던 민채린 앞에서 회사를 지키기 위해 무릎 꿇었다. 민채린은 그런 나해금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회사는 지켜야 했다. 문재상(김영민)에게 붙잡히는 위기를 맞았으나 차은혁(송창의)이 그를 구해냈고, 결국 민채린은 문재상의 발목을 잡을 악행의 증거들을 차곡차곡 모았다.

결국 문재상은 민채린에게 굴복했다. 투자계약서와 주식양도증을 건네며 자신의 악행이 담긴 증거들을 손에 넣었다. 민준식(이종원) 박해란(조미령) 부부는 나해금의 악행을 알고 회사를 민채린에게 넘기기로 마음 먹었고 그를 사장으로 추천했다. 회사까지 쫓아온 나해금이 분노했지만 민수아 역시 민채린에게 가진 주식 모두를 위임하고 그를 사장으로 추천했다. 민채린은 그토록 원하던 메이크퍼시픽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차은혁은 민채린의 사장 취임식에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 후 1년 간 행방이 묘연했다. 민채린은 생사를 알 수 없는 차은혁을 마냥 기다리며 괴로워했고, 민수아는 하연주로서 유학을 떠나며 그런 민채린을 위로했다. 민수아의 말처럼 차은혁은 김실장(윤다경)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그리고 문태산에게 복수해 그를 살인교사 혐의로 경찰에 넘겼다. 민채린과 차은혁은 1년 만에 마침내 재회했고, 키스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다.


'숨바꼭질'은 시작부터 소위 '막장' 전개, 자극적인 장면들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액받이라는 설정으로 인해 핏줄을 지키기 위해 뭐든지 하는 계모 아래서 고통받는 주인공 민채린의 모습이 부각됐고, 여기에 양념 같은 논란을 달고 화제성이 날로 커졌다. 억지 설정과 우연이 차고 넘치기는 했지만, 드라마는 운명에 마냥 순응하지 않고 이를 바꿔 나가기 위해 당차게 나서는 주인공의 모습을 속도감 있게 그려냈다.

주인공을 연기한 이유리는 이 드라마의 중심축이었다. '액받이'라는 대용품으로 살면서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해 보일 것들에 집착하는 욕망 넘치는 여자 민채린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자칫 악인처럼 보일 수 있는 캐릭터지만, 이유리가 표현해 낸 아픔이 민채린이라는 캐릭터를 정확히 설명해 냈고 나아가 이야기 전체에 개연성을 불어넣었다. 특히 '1일 1눈물'을 흘리던 이유리의 오열 연기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붙들었다. 과거 MBC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던 걸출한 연기력을 뽐내며 '이유리가 곧 흥행'이라는 공식을 다시금 입증한 셈이다.

그 결과 '숨바꼭질'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지막 회인 48회는 15.4%(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시청률 기준)를 기록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숨바꼭질' 후속으로는 한채영 배수빈 오윤아 이천희 주연의 '신과의 약속'이 24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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