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래퍼 마이크로닷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실무근"이라며 강경 대응을 보였던 그는 모든 논란과 의혹에 대해 인지하고 사과했지만 단순히 지금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이기적인 방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마이크로닷은 21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부모 사기 의혹과 관련된 입장을 밝힌 사과문을 전달했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 "뉴스 기사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겠다는 입장 발표로 두 번 상처를 드렸다. 죄송하다"며 "늦었지만 부모님께 피해를 입으셨다고 말씀하신 분들을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 뵙고 말씀을 듣겠다"고 밝혔다.

앞서 마이크로닷은 그의 부모가 19년 전 충북 제천에서 당시 20억 원에 달하는 사기 행각을 벌이고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후 마이크로닷은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마이크로닷 입장 발표 이후 피해자들의 인터뷰와 관련 보도가 잇달았다. 변호사를 선임해 추가 내용을 밝히겠다던 마이크로닷은 더 이상 반박 없이 침묵만을 지켰다.

사면초가에 몰린 마이크로닷은 뒤늦게 입을 열었지만 부모 사기 의혹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았다. 사건 당시 5살의 나이였고, 이번 논란이 커지기 전까지 해당 사건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사실무근" "법적대응" 등의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고 해명한 것.

그는 "입장 발표 후 올라온 다른 뉴스 기사들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고, 매우 고통스러웠다"며 심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임을 피력했다. 정작 피해자들이 그의 부모가 벌인 사기 행각과 이후 벌어진 후폭풍으로 인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고, 고통스러웠는지는 조금도 언급하지 않은 채 그저 본인이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만을 강조할 뿐이었다.

피해자들이 주장한 "SNS 계정 차단" "댓글 삭제" 등에 대해서는 언급 조차 없었다. 이들은 마이크로닷과 그의 형인 산체스의 SNS에 관련 의혹과 문제를 제기했지만 계정이 차단되거나 댓글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행동을 두고 "형제가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번 마이크로닷의 사과문은 그저 자신의 답답하고 억울한 입장만을 해소하려는 의도로만 보인다. 본인의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커질대로 커져버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 사기 의혹을 명확하게 풀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할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