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인간극장'에서 전남 구례 산동마을에 사는 호자 씨 부부의 아름다운 동행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23일 오전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은 '호자 씨의 전성시대' 5부로 꾸며졌다.

이날 호자 씨는 오랜만에 자녀들과 나란히 누워 어린 시절 추억을 이야기했다. 자녀들은 과거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며 저마다 추억을 꺼냈다.

다음날 자녀들은 호자 씨의 산수유 밭으로 향했다. 호자 씨는 스무 살에 낳은 큰 아들을 "아기"라며 작업에 필요한 물품을 챙겨줬다. 호자 씨는 "너무 어릴 때 낳아서 (큰아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 안쓰러워했다.

큰 아들 박종대 씨는 "(어머니는) 대단하시다. 생활력 강하고 고생도 많이 하셨다. 다 이겨 냈으니까 지금은 고생한 만큼 어른 되셨다. (지금은 어머니가) 근심 걱정도 없고 사는 것이 다 행복하고 저희가 보기에는 좋아 보인다"며 호자 씨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삼남매가 돌아간 후 호자 씨 부부는 산수유 건조 작업에 돌입했다. 수확 후 10번 이상 손이 가는 산수유 작업을 부부는 쉬지 않고 부지런히 이어갔다.



그 다음날, 호자 씨는 동네 어르신들을 집에 초대해 식사를 대접했다. 건강밥, 산나물부터 조기 구이까지 호자 씨는 고마운 마음과 정성을 담아 한 상을 내놓았다. 어르신들도 밥 한 공기씩을 다 비우며 맛있다고 입을 모았다.

호자 씨가 이번에는 곱게 화장을 하고 장구 가방을 챙기고는 매년 구례읍에서 열리는 소리 축제로 향했다. 호자 씨가 속한 사물놀이패의 연주가 있었기 때문. 일주일에 두 번씩 바쁜 와중에도 짬을내 장구 연습을 해왔던 호자 씨는 신명나는 가락에 맞춰 실력을 뽐냈다. 함께 축제에 온 길용 씨는 "몇 년 동안 배운 보람이 있다"며 호자 씨를 흐뭇하게 지켜봤다.

며칠 후 호자 씨는 대봉감으로 곶감 만들기 작업을 시작했다. 호자 씨는 "겨울에 따뜻하게 장작불 때 놓고 하얀 눈을 바라보며 아랫목에서 하나씩 집어먹으면 맛있겠지 않겠냐"며 "여기 눈이 엄청 온다. 천지가 백색이 된다. 그럴 때 따뜻한 장작 때 놓고 하나씩 먹으면 좋다"며 미소 지었다.

월동 준비를 친 뒤 부부는 함께 산으로 향했다. 겨우내 쓸 뗄감을 구하기 위해 산에 온 것이다. 길용 씨는 나무를 자르고 호자 씨는 잔가지들을 모았다. 부부는 별 대화 없이도 손발 맞춰 작업을 이어나갔다.

호자 씨는 길용 씨가 지고 가는 나무를 잡아주며 일손을 도왔다. 이후 사과를 깎아 나눠 먹으며 "힘들게 일하고 먹는 새참 맛이 어떠냐"고 물었다. 두 사람은 서로 주거니받거니 대화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길용 씨는 "가진 것은 없지만 운동 살살 하면서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일에 파묻혀서 일꾼이 돼버렸다"고 장난스레 하소연했다. 이에 호자 씨는 "그만큼 몸이 좋아졌다는 뜻 아니냐"며 길용 씨의 건강이 한층 호전됐다고 좋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1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