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가수 마이크로닷이 쏘아 올린 공이 연예계 '빚투(나도 떼였다)'로 번졌다. 빚투 폭로 대상이 된 연예인들의 대처 방식에 따라 대중의 반응도 갈리고 있는 가운데, 그 과정에서 연예인들의 가정사가 과하게 들춰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빚투의 시작을 알린 마이크로닷은 지난 19일 자신의 부모가 20여 년 전 충청북도 제천에서 지인들에게 돈을 빌린 뒤 갑작스럽게 뉴질랜드로 떠났다는 폭로에 "사실무근이다. 법적 대응하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증언과 증거가 여러 매체를 통해 쏟아지면서 마이크로닷은 역풍을 맞았다. 결국 마이크로닷은 부모의 사기 사건을 인정하며 "아들로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후 마이크로닷은 출연 중이던 모든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다.

두 번째 빚투 폭로 대상은 래퍼 도끼였다. 26일 도끼는 SNS 라이브 방송에 논란의 대상이 된 어머니와 함께 출연, 도끼의 어머니가 중학교 동창생에게 돈을 빌려 간 뒤 갚지 않았다는 피해자 A씨의 주장에 전면으로 반박했다. 도끼의 소속사 또한 "당시 어머니가 사정이 어려워 파산 신청을 했다. 집 두 채가 경매에 넘어갔는데, 피해자가 공탁금을 찾아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끼는 이 사건의 책임 소재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라이브 방송 당시 "한 달 밥값밖에 안 되는 돈인데 그걸 빌리고 잠적을 해서 우리 삶이 나아졌겠냐"고 해명한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다. 갑론을박이 심해지자 도끼는 27일 "피해자분들과 연락이 닿아서 서로 오해했던 부분들을 풀었고, 아들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안고 피해자에게 변제하기로 했다"며 사건을 마무리했다.


마이크로닷, 도끼 빚투까지만 해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 이후 연예계 빚투가 쏟아지면서 여론은 뒤바뀌기 시작했다. 가수 비, 그룹 마마무 휘인, 배우 차예련 또한 빚투 폭로를 당했지만 앞선 이들과 달리 빠르고 적절한 대처를 취했기 때문.

이들은 해명 이후 누리꾼들의 안타까움 섞인 응원을 받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이미 이들의 가정사는 과하게 속속들이 알려졌다. 비는 이미 고인이 된 모친의 빚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 과정에서 가족에 대한 모욕적인 폭언은 물론 1억원의 합의금을 요구받았다.

휘인은 자신의 아버지가 2000만원의 돈을 갚지 않아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는 빚투에 개인적인 가정사를 털어놔야 했다. 휘인은 부모가 현재 이혼한 상태이며 가정에 무관심한 아버지의 빚 때문에 힘겹게 살아왔단 사실도 밝혔다. 그럼에도 휘인은 도의적인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사과했다.

차예련 또한 15년 동안 아버지와 만나지 못했다며 "10년간 빚을 갚기 위해 저 나름의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연예계 데뷔 후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면서 아버지 대신 빚을 갚으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차예련은 "사건이 알려지는 것이 두렵고 무서웠다. 아버지 빚을 갚은 액수가 10억원 정도라 출연료는 쓰지도 못하고 빚을 갚는 데 썼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닷을 시작으로 30년 전 채무 관계까지 빚투 폭로로 이어지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채무 관계와 절연한 부모와 관련된 빚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연예인들은 해명을 위해 가정사를 오픈하기 시작했다. 연예인의 유명세를 이용해 너도나도 빚투에 뛰어든다는 의식이 생기기 전에 개인 간의 합의로 떠들썩한 빚투를 끝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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