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가수 크루셜스타는 자유로운 듯 보였지만 자신만의 세계 속 일종의 규칙이 존재했다. 그동안 그 규칙 안에서 반듯한 방식으로 음악을 이어왔다면 이제는 조금씩 자신을 풀어놓은 채로 음악 속에 여유를 담아가는 모습이다. 동시에 음악에 대한 신념과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자신의 길을 잘 찾아가고 있었다.

크루셜스타는 지난 11일 두 번째 정규 앨범 '메이즈 가든(Maze Garden)'을 발매했다. 이번 신보는 지난 2014년 발표한 첫 정규 '미드나잇(Midnight)' 이후 4년 만에 발표하는 새 정규 앨범이다.

그동안 싱글부터 소품집 등을 꾸준히 발표해온 크루셜스타는 무려 4년 만에 내놓는 새 정규 앨범인 만큼 후련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는 "원래 신보 나오기 전이면 걱정도 많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은데 이번 앨범은 비교적 덜했다. 빨리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발매하고 나서 기분도 좋고 정말 후련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크루셜스타는 모두 17트랙이 담긴 '메이즈 가든'에서 '다이렉트 메시지(Direct Message)' '할머니' '두 얼굴' '저스트 어 송(Just A Song)' 등 4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처음에는 '할머니'와 '다이렉트 메시지'로 더블 타이틀로 생각했다고 밝힌 그는 "앨범 트랙이 많다 보니 아쉬워서 4곡을 타이틀곡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꽉 찬 트랙 만큼 앨범 속에는 삶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담겼다. 크루셜스타는 "저마다 겪고 있는 삶과 가장 닮은 것이 바로 '미로 정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로 정원을 보면 '아름다움'과 동시에 '복잡하고 나오기 어려운'이란 두 가지 느낌이 공존하는 것 같다. 이 느낌이 마치 사람들의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앨범을 통해 리스너들에게 어떤 정답을 주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결론은 없다. 저 역시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고, 정답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제가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을 소소하게 담았다"며 '메이즈 가든'에 대해 덧붙여 설명했다.



그는 이번 앨범을 '회의감과 결론 도출' '혼란과 망상' '작은 희망의 발견' 등 모두 3개의 챕터로 나눠 삶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무엇보다 이번 앨범의 마무리를 밝은 분위기로 맺고 싶었다고 밝힌 그는 "초반 트랙들이 회색이었다면 중간은 검은색, 그리고 마지막에는 흰색으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점점 희망을 발견해나가는 모습을 담았다"고 전했다.

이는 감정적으로 동요가 컸던 20대를 보내고 30대에 접어든 그가 겪은 변화와도 같았다. 그는 "나이를 한 살, 두 살씩 먹을수록 저라는 사람의 자아가 예전보다 확고해졌다. 예전에는 말랑말랑했다면 이제는 견고해진 것 같다. 물론 여전히 제게 슬럼프와 혼란은 삶의 일부이자 동반자 같은 느낌이지만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히 알고 저만의 방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크루셜스타는 스스로 "약간 일중독이 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앨범 작업에 완전히 몰입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오죽하면 주위에서 "일 좀 그만하고 재밌게 살라"고 잔소리까지 할 정도라고. 지난 약 1년 여 시간 동안 '메이즈 가든'에 몰두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탄생시킨 그는 "이제 마음 편하게 여행을 떠나고 싶다"며 그만의 소소한 행복을 전했다.

그는 "내년에는 유럽이나 미국 여행을 가고 싶다. 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떠나는 편이 아닌데 이번에는 한 달 이상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떠나보려고 한다. 여행을 가서 음악 작업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저 영감을 찾고, 떠오르는 감상을 메모하는 정도다"며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그는 다음 앨범에 대해 "현재로서는 백지 상태"라며 "그저 자유롭게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만들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덧붙여 크루셜스타는 그동안 가을, 겨울에 주로 앨범을 내왔다며 "내년에는 신나는 여름 노래에 도전해볼까 싶다"고 살짝 귀띔해 기대감을 더하기도 했다.

끝으로 크루셜스타는 "또 음악도 좋지만 삶 자체를 풍요롭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운동도 하고 여가활동도 즐기면서 음악 외적으로 다양한 계획을 세워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크루셜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