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영화 '말모이'가 "말은 민족의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는 익숙하지만 와닿지 않는 말을 생생하게 만든다. 우리 말 사용이 금지됐던 시기, 마음을 모아 말을 지키고자 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말모이'다.

'말모이'(감독 엄유나·제작 더 램프) 언론시사회가 18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엄유나 감독과 배우 유해진, 윤계상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을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말모이'는 사전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자, 주시경 선생이 남긴 최초의 우리말 사전의 원고를 말한다. 극 중에서 사전을 만들기 위해 전국의 우리 말을 모으는 비밀작전의 이름이다.

엄유나 감독은 '말모이 작전'에 관한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은 본 후 '말모이'와 관련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엄 감독은 "일제강점기에 이름 없는 사람들이 우리 말을 지키기 위해 말을 모았다는 사실이 감동이었다. 그 감동을 관객들 또한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조선어학회 사건을 바탕으로 창작된 '말모이'에는 창씨개명, 한글 잡지 중단과 같은 실제 역사가 담겼다. 비록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창작된 인물이지만, 엄 감독은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사한 분들이 두 분이다. 일제강점기를 다뤘으니 신파로 비칠 수 있는 여지가 있더라도 상징적 인물을 통해 그 시대 희생 당한 분들에 대해 다루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엄 감독은 '말모이'가 일제강점기를 다루지만 교훈적인 메시지 전달에만 치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말을 모아 사전을 만드는 것이 죄가 되던 시기를 다룸으로써 말의 소중함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유해진과 윤계상은 각각 까막눈의 조선어학회 사환 판수,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동지'라 표현했다. 영화는 내내 '뜻을 같이 한다'는 동지의 의미를 강조한 만큼, 두 사람에게도 동지라는 표현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영화를 위해 조선어학회에 대해 알게 된 두 사람은 "이런 대단한 일을 왜 아무도 모르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사명감을 갖고 작품에 임했다는 윤계상은 "류정환이라는 역할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큰 꿈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걸 잘 표현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배우로서 반성도 많이 했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말모이' 완성본을 처음 본 유해진은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하고 조마조마했다. 그런데 참 순둥이 같은 영화구나 싶더라"며 "영화가 주는 울림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윤계상 또한 "한글처럼 말에 감정이 담긴 언어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위대함을 '말모이'를 통해 느낀 것 같다"며 영화에 기대를 높였다.

'말모이'는 2019년 1월 9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