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수많은 예능인들의 축제 '2018 KBS 연예대상'이 네 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진행됐다. 대상의 영예는 코미디언 이영자가 안았다.

'2018 KBS 연예대상'이 22일 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공개홀에서 열렸다. 진행은 배우 신현준, 윤시윤, 그룹 AOA 설현이 맡았다. 이는 KBS2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날 시상식은 신인 코미디언들을 위한 이영자의 연설로 시작됐다. 이영자는 "개그콘테스트에 8번 도전해서 8번 떨어졌다"고 자신의 어려웠던 신인 시절을 털어놓으며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모두를 독려했다. 그의 소개가 끝나자, KBS 공채 32기 신인 코미디언 박대승의 일상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10수 끝에 코미디언 공채 시험에 합격했다는 박대승은 "준비는 11년 정도 했다. 힘들다기보다는 지금 너무 행복하다. 개그맨이 됐다는 게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울먹였다.

박대승을 포함해 신인 코미디언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신인 코미디언들은 그룹 셀럽파이브의 '셀럽파이브(셀럽이 되고 싶어)'를 개사해 합창했다. '김준호 이동국처럼 셀럽이 되고 싶어' '시청자 웃겨주는 이영자처럼 될래' '감 있는 PD 작가 우릴 봐요' '기억해줘요 우리를' 등 진정성 있는 가사가 눈에 띄었다.

시상식은 재치 있는 말과 상상 이상의 모습들로 눈길을 끌었다. 그 중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이들은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웃음을 줬다. 아이들은 상을 받기 위해 올라온 자리에서 마이크를 쥐고 "사랑해요"라고 말하기도 했고, 객석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 해 아빠들을 당황케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 공로상은 2004년 11월 6일 첫 방송된 KBS2 '콘서트 7080'의 진행을 14년 간 맡았던 배철수에게 돌아갔다. 오랜 시간 사랑받아왔던 '콘서트 7080'가 올해 막을 내린 만큼, 배철수의 수상은 더욱 감동을 전했다. 배철수는 "열심히 일해준 PD, 작가, 스태프들을 대신해서 제가 받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난 후배들을 향해 "다들 일어나있으니까 제가 너무 나이들어 보인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공로상을 받으면 그 다음에 멋지게 은퇴해야 좋은 건데, 애들이 아직 학생이라 조금만 더 하겠다"며 웃음을 선사했다.


눈물바다를 이루던 순간도 있었다.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을 수상한 팽현숙, 김태진은 소감을 밝히며 오열했다. 데뷔 34년 만에 처음으로 시상식에 왔다는 팽현숙은 "이 상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며 그간의 한을 쏟아냈다. 팽현숙이 오열하며 소리치자, 남편 최양락이 "시간 관계상 정리하겠다"며 팽현숙을 끌고나가 웃음을 선사했다. "'연예가중계'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덤덤히 이야기하던 김태진 또한 "올해 자존감이 바닥을 쳐서 힘들었을 때 매일 위로를 해줬던 신현준 씨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김승현의 딸은 아빠가 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수상자로 호명되자 오열을 했다. 김승현의 딸은 수상 소감을 하는 아빠 뒤에 서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울었다. 권재관 또한 "여기에서 왜 우나 싶었는데, 조금은 알 것 같다"며 수상 소감을 말하던 중 울먹였다. 샘 해밍턴도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며 눈물을 비쳤다.

우수상 여자 코미디 부문에서 수상한 박소라는 "제가 2018년도 정말 힘들었다. 제가 출세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보였다. 미소를 잃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며, 객석에 있던 동료 코미디언 오나미, 김민경 등도 함께 울었다. 우수상 토크&쇼 부문 수상자 조세호 또한 힘들 때 자신을 위로해줬던 유재석에 관한 미담을 털어놨다. 오랜만에 '개그콘서트'로 복귀해 최우수상을 수상한 신봉선도 무대에 오르자마자 눈물을 멈추지 못 했다.


대상 후보들을 향한 지지연설은 시상식 틈틈이 삽입돼 특별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영자를 지지하기 위해 무대에 선 김숙은 "후보들을 보고 '해볼만 하다' '대진운이 좋다'고 생각했다"며 "저의 오랜 친구이자, 멘토인 이영자를 온 마음을 다해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동국을 지지하기 위해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함께 출연 중인 방송인 샘 해밍턴과 이동국의 아들 시안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시안은 아빠를 위해 "파이팅"을 외쳤다.

코미디언 김대희, 유민상은 대상 후보 김준호를 지지했다. 그 중 김대희는 유일하게 "전 반대"라고 외쳐 주위를 폭소케 했다. 유민상 또한 "김준호 형 대상 후보 지지 연설을 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내가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신동엽의 대상 수상 지지를 위해 무대에 오른 문희준은 "줄타기의 천재라고 생각한다. 19금 개그를 해도 잡혀가지 않는 유일무이한 존재"라고 신동엽을 극찬했다. '해피투게더4'의 MC 조세호, 조윤희는 진지한 연기로 유재석 지지 연설을 펼쳐 오히려 웃음을 줬다.

끝으로 최고의 프로그램상의 주인공은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가 됐다. 다섯 멤버들과 PD는 제작진,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기쁨을 나눴다. 더불어 KBS 창사 이래 최초로 여자 연예대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이영자는 "내가 잘해서만 이 상을 받은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며 눈물 젖은 소감을 전했다.

이하 수상자(작) 명단
신인상 코미디 부문=김니나(여), 이승환(남)
신인상 버라이어티 부문=이하늬, 에릭남
신인상 토크&쇼 부문=최원명, 케이
올해의 신인DJ상=양파, 수현
올해의 엔터테인먼트DJ상=장항준, 김진수
올해의 DJ상=박은영
방송작가상=심은하 작가, '안녕하세요' 작가팀, 장종원 작가
최우수 아이디어상=김원효&이현정
인기상='슈퍼맨이 돌아왔다' 아이들
공로상=배철수
2018 핫 이슈 예능인상=배정남, 봉태규, 정채연, 화사
2018 핫 이슈 예능프로그램상='대화의 희열'
프로듀서 특별상=신현준
베스트커플상=김언중 백옥자 부부(배우 김승현의 부모), 김준호&김종민
베스트팀워크상='안녕하세요'
베스트엔터테이너상=최양락 팽현숙 부부, 김태진, 윤시윤
올해의 스태프상=김영선 촬영감독
우수상 코미디 부문=박소라(여), 송준근(남)
우수상 토크&쇼 부문=성시경, 조세호
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고지용, 김승현
최우수상 코미디 부문=신봉선(여), 권재관(남)
최우수상 토크&쇼 부문=김숙, 문희준
최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데프콘, 샘 해밍턴
최고의 프로그램상='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
대상=이영자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