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조미료 없이 담백하기 어려운 예능프로그램들 속에서 '선다방'은 담백한 맛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촌스럽지만 진정성있는 출연진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성공리의 막을 내리게 됐다.

케이블TV tvN 예능프로그램 '선다방'은 일반인들의 맞선 전문 카페를 콘셉트로 한 예능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 종영한 '선다방'의 첫 번째 시즌은 여느 연애프로그램과 달리 진정성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 인기에 힘입어 3개월 만에 시즌2 격인 가을 겨울 편으로 돌아오게 됐다.

최성윤 PD는 2018년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2 시즌을 회상하며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최 PD는 "다 같이 모여서 마지막 방송을 봤다. 잘 우는 편인데 어제도 눈물이 좀 나더라. 특히 시즌2 첫 방송에 나왔던 결혼을 한다는 얘기가 방송됐다. 일주일 늦게 편지가 왔어도 방송에는 못 내보냈을 거다. 그래도 확실히 운이 좋은 프로그램인지 편지가 마지막 회에 맞춰서 도착했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물론 아쉬운 점도 많다. 화제성에 비해 조금은 낮은 시청률, 출연진에 대한 제작진 자제 검열 등은 제작진을 못살게 굴기도 했다. 특히 출연진 직업에 대한 시청자들의 엄격한 잣대는 제작진에게 스트레스로 돌아오기도 했다. 최 PD는 "학벌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 대학 안 가고 사업하시는 분, 중소기업에 다니는 분 등 다양한 직업 종사자들을 모셨다. 그렇다고 고스펙 분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생각보다 민감한 분들이 많더라. 작가분들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는 고르게 모셨다고 생각한다"고 속상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함께한 동료 제작진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특히 손수 출연진을 매칭 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최 PD는 함께 촬영을 같이한 동료 제작진에게 다시 감사를 전했다. 그는 "작가분들 고생 많이 했다. 댓글 압박 많이 받으니까 힘들어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PD는 "프로그램을 PD 나 혼자 만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니다. 방송 만드는 사람들은 계약직, 프리랜서, 정규직 등 여러 형태가 모여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그 팀이 그대로 가는 게 쉽지가 않다. 하지만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함께 했던 카페지기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선다방'에서는 가수 이적, 배우 유인나, 코미디언 양세형이 메인 카페지기로 함께한 바. 최 PD는 이들에 대해 "워낙 팀웍이 좋았다. 방송이 끝나도 '선다방' 출연진과 연애 고민에 대해 토론했다"며 "사실 카페지기들이 진정성을 가지는 게 이번 프로그램의 첫 단추지 않았나 싶다. 다들 관심을 가져줘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

이들 노력의 결과로 '선다방'은 다수의 커플과 함께 공식적으로 한 부부를 만들어냈다. 최 PD는 촬영을 다 마친 현재 "다들 복 받을 것 같다고 하더라. 우리가 사실을 대단한 걸 해주는 건 아닌데 복은 우리가 받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이적 선배는 울고 있는 것 같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 PD가 프로그램을 마치고 되새겨본 '선다방' 성공의 이유는 역시나 진정성이었다. 재미나 다른 목적을 가진 것이 아닌 오롯한 진정성 때문이란다. 그는 "과도한 자신감인 것 같지만 정말 '선다방'은 진정성이다. 그 진정성이 경쟁력을 생긴 것 같다. 시작할 때만 해도 조언들 많이 해줬다. 하지만 결국 진정성이 통했다. 우리가 하려던 얘기가 잘 표현됐고, 그것을 시청자분들이 알아준 게 아니냐"고 기뻐했다.

그에게 2018년은 행복한 한 해였다. 목표했던 것을 100% 이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PD는 "2018년 꽉 채워서 '선다방'에 완전 올인했던 해였다. 프로그램을 하면 원하던 그림하고 방향성하고 다른 경우가 많은데 '선다방'은 굉장히 일치한 케이스였다"고 행복함을 드러냈다.

"2019년 목표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제는 제 사랑도 좀 찾고 싶네요."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 = 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