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올 한해 한국 연예계를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키워드 둘은 미투와 빚투다. '미투'로 뜨거웠던 상반기, 끊이지 않은 '빚투'로 들썩인 하반기로 나뉜다.

마이크로닷 사태를 기점으로 '빚투'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예인들의 각자 다른 대응 방식은 또다시 입에 오르내렸다. '빚투' 이후 누리꾼들의 화를 부른 대응부터 응원을 받게 된 연예인까지 각기 다른 그들의 근황을 모아봤다.

◆ 마이크로닷, 여전히 뜨거운 감자

지난달 19일 마이크로닷과 산체스는 부모가 약 20년 전 충북 제천에서 지인들을 상대로 20억 원대의 사기를 저지른 뒤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온라인상을 통해 논란이 불거지자 마이크로닷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후 피해자들의 추가 인터뷰 및 증거 자료가 공개되자 마이크로닷은 출연 중인 프로그램 및 예정된 공연을 취소하고 "아들로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모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마이크로닷은 공식 입장을 밝힌 이후 더 이상 아무런 움직임이 없을뿐 아니라 연락조차 받지 않고 있는 상태다. 그의 측근 관계자들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산체스 역시 수일째 연락두절인 상황이다. 또 마이크로닷의 부모 역시 현재 뉴질랜드 자택과 운영 중인 식당 등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행방이 묘연한 마이크로닷에 대한 각종 설만 난무하고 있다. 마이크로닷이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공개했던 집에서 이사를 갔다는 말부터, 공개 연애 중이던 홍수현과의 결별설도 등장했다. 마이크로닷이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그 모든 돌을 홍수현이 대신 맞고 있다. 홍수현 소속사는 "해외여행 중인 홍수현과 연락이 닿으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상태다.

◆ 이영자, 이때다 싶은 억지 '빚투'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영자의 가족에게 사기를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고, 글쓴이는 이영자의 오빠가 1억 원의 가계수표를 빌려가 도주했다고 주장했다.

이영자의 소속사 아이오케이 컴퍼니 측은 "당사자들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처음 제보를 받았던 분을 통해 이영자 씨 오빠의 주소와 연락처를 상대방에 모두 전달했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제공했음에도 제보자가 국민청원을 통해 사건을 공론화한 것"이라며 "소속사는 이영자 씨와 함께 해당 사안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살피며,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영자 오빠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보자의 국민청원글과는 달리 이영자는 제보자를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영자 오빠는 "설령 억울한 일이 있더라도 나와 잘 풀면 될텐데 국민청원을 통해 동생 이영자의 이름을 파는 의도가 무엇이냐. 아무런 잘못 없이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동생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영자 측 주장에 따르면 이번 '빚투'는 이미 법적인 절차가 마무리된 분쟁이다. 마이크로닷 이후 상대가 연예인 가족이라는 이유로 국민청원, SNS,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해 사건을 강제로 공론화시키고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억지 '빚투' 사례 또한 이어지고 있다.

◆ 김영희, 거짓 해명 논란 + 프로그램 하차

김영희는 15일 모친의 채무 불이행 논란에 휘말렸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영희 어머니 권 씨가 6600만원을 빌리고 잠적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게시물을 작성한 A씨는 당시 김영희 어머니는 자신의 어머니 외에도 여러 군데에서 돈을 빌리다가 잠적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영희 측은 "채무에 대한 죄송함을 느끼고 자식된 도리로서 변제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김영희 어머니는 SBS '한밤' 인터뷰를 통해 "돈을 갚고 있는 중이었음에도 대중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했다"며 해당 글의 작성자에게 법적대응을 할 것을 예고했다.

김영희 어머니는 채무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이는 남편의 채무이고 원금을 갚아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인터뷰를 통해 권 씨는 "20년 전부터 별거했고 오래 연락하지 않았다. 얼마 전 친구가 힘들다는 소문을 들었고 10월 3일 친구에게 연락해 일부를 갚았다. 원금을 갚아나가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인터뷰를 본 A씨는 '원금을 갚아나가는 상황'이라는 김영희 모친의 말에 "10만원이 입금된 날은 12월 3일이다. 10월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김영희는 모친의 '빚투' 논란에 이어 '거짓 해명'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빚투' 이후 김영희는 고정 출연해오던 MBN 예능프로그램' 속풀이쇼 동치미' 하차하게 됐다. 18일에는 어머니와 함께 고정 출연하고 있던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지석진입니다'(이하 '두시의 데이트')에 출연하지 않았다. '두시의 데이트' 측은 코너를 재정비하고 있다며 이들의 하차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김영희는 20일 연극 '홈쇼핑 주식회사' 무대에서 "잠시 양해 부탁드린다"며 "본의 아니게 대중들께 물의를 일으켜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어 "(빚투 논란 관련해) 적절한 절차에 입각해 최대한 빠르게 변제하고 마무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 도끼, 후 대응 논란

지난달 26일 도끼는 SNS 라이브 방송에 논란의 대상이 된 어머니와 함께 출연, 도끼의 어머니가 중학교 동창생에게 돈을 빌려 간 뒤 갚지 않았다는 피해자 A씨의 주장에 전면으로 반박했다. 도끼의 소속사 또한 "당시 어머니가 사정이 어려워 파산 신청을 했다. 집 두 채가 경매에 넘어갔는데, 피해자가 공탁금을 찾아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끼는 이 사건의 책임 소재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라이브 방송 당시 "한 달 밥값밖에 안 되는 돈인데 그걸 빌리고 잠적을 해서 우리 삶이 나아졌겠냐"고 해명한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다. 갑론을박이 심해지자 도끼는 27일 "피해자분들과 연락이 닿아서 서로 오해했던 부분들을 풀었고, 아들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안고 피해자에게 변제하기로 했다"며 사건을 마무리했다.

도끼는 3일 곡 '말조심'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말조심' 가사에는 논란 이후 도끼가 들었던 악성 댓글 내용이 담겨 있다. 도끼는 연예인이니 발언에 신중하라는 누리꾼들의 반응에 "디스 하고 바로 사과하고 싶지 않다"며 팬이 아닌 사람들이 자신을 물어뜯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의 중심에 선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음을 강조했다. 도끼는 "방송을 통해 가짜 이미지메이킹 할 생각 없다"며 힙합 비하 발언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 휘인, 원치 않았던 가정사 공개

지난달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명 걸그룹 멤버 아버지가 자신의 집안을 풍비박산 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의 주인공이 휘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누리꾼 사이에 논란이 일었다.

이에 휘인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가정사와 사건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친아버지는 가정에 무관심했고 가장으로서 역할도 등한시했다. 때문에 가족들은 예기치 못한 빚에 시달리는 등 가정은 늘 위태로웠다"며 "지금까지 몇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 교류도 없었을뿐더러 연락이 오간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입장문에서 부모가 현재 이혼한 상태라는 개인적인 가정사까지 공개하며 "가족들과 상의해 원만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논란을 수습할 의지를 내비쳤다.

휘인 관련 '빚투'는 마마무 컴백 이틀 전에 공개돼 이목을 모았다. '빚투' 폭로에 앞서 휘인은 마마무 곡 '장마'가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 "쁘라삐룬과 함께 곁들여 듣는 장마"라는 글을 공식 팬카페에 남겨 논란을 일으켰다. 태풍 쁘라삐룬으로 인해 참혹한 인명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휘인의 발언은 경솔했다는 지적이 등장했다. 휘인은 태풍 관련 발언에 이어 '빚투'로 한차례 더 마마무 이름이 부정적으로 오르내린 것에 미안한 기색을 내비쳤다.

◆ 조여정, 진정성으로 누리꾼들의 응원 이끈

6일 조여정 부친이 14년 전 고향 지인에게 당시 돈으로 3억원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폭로가 등장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조여정은 즉각 소속사를 통해 과거 부친의 채무로 인해 부모가 이혼한 점, 이후 아버지와 교류가 없던 점을 고백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 부친의 채무 관계를 듣고 아버지와 연락을 취하려 했으나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으며,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여정은 '빚투' 폭로 하루만인 7일 부친의 채권자를 직접 찾아갔다. 그는 채권자에 사과한 뒤 현재 수중에 있는 현금으로 남은 채무 일부를 대신 변제하기로 약속했다. 조여정은 최근 '빚투' 논란에 휩싸인 연예인 중 가장 빠르게 피해자를 만나 부친의 과오를 사과하고 현재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부친과 인연을 끊고 살아온 조여정이기에 이 같은 빠른 행보가 더욱 호감을 사고 있다. 조여정의 행동은 동네 사람들 태반이 피해자임에도 자신이 나서기는 커녕 칩거를 선택한 마이크로닷과 비교돼 더욱 응원받았다.

[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