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사람이 좋다'에서 무속인이 된 배우 정호근의 가족 이야기가 그려졌다.

8일 밤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정호근 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정호근은 무속인이 된 후 주변의 시선 때문에 힘들었던 속내를 털어놨다. 정호근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바뀐다. 왜 무속인들에 대해서 안 좋은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홍해 갈라지듯 갈라지더라. 내 편에 있던 사람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전혀 몰랐던 사람들이 그 공간으로 들어온다"고 이야기했다.

인생에 큰 변화가 있는 동안 정호근은 혼자서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다. 가족들이 모두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 정호근은 "우리 나름대로 사연도 많았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 의학 기술의 도움을 받고자 미국을 갔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헤어져 살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정호근은 자녀들이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일찍이 자식을 떠나보내는 고통도 겪었다. 정호근은 "막내가 쌍둥이였다. 나오자마자 3일 만에 내 품에서 갔다"고 고백했다.


미국에 간 정호근은 막내아들 제임스가 묻혀 있는 묘를 찾았다. 정호근은 꽃을 심어주며 먼저 간 아들을 그리워했다. 이제는 운명으로 받아들였다는 그는 죽은 아들이 좋은 곳에서 잘 지내라고 빌어줄 뿐이었다. 막내아들과 쌍둥이로 태어났던 막내딸은 "나는 15년 동안 경험할 수 있던 걸 제임스는 못 했으니까 너무 속상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먼저 떠나보낸 건 막내아들이 처음이 아니었다. 큰딸도 생후 27개월에 세상을 떠났다. 정호근은 "이런 일은 겪지 말아야 한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 했다. 이러한 사건들은 정호근이 무속인 된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정호근은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않냐. 그 표현이 뭔가 싶었는데, 이런 거라는 걸 알게 됐다. '왜 이런 일이 내게 생겼나' '전생에 죄를 졌나' 등 별 생각을 다 했다. 그럼에도 보고 싶다. 큰 딸도, 막내 아들도 보고 싶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