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SKY캐슬'에서 6개월 남짓한 시간을 살았던 살았던 김보라는 아직도 극 중 김혜나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역배우로 오랜 시간 이름을 알리며 살아온 김보라에게도 'SKY캐슬'의 의미는 크다.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 'SKY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 김보라는 극 중 신아고등학교에서 전교 1,2등을 다투는 빼어난 두뇌의 소유자지만 강준상(정준호)이 자신의 아빠임을 알게 되고 스스로 'SKY캐슬'에 들어가 파멸하는 인물 김혜나 역을 맡았다.

촬영을 모두 마친 현재 김보라는 과거를 회상하며 놀라운 'SKY캐슬'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원래는 김혜나 역이 아닌 강예서 역으로 도전했었다는 것. 김보라는 "1차에서 대본을 읽고 붙을 줄 몰랐다. 너무 쟁쟁했던 아이들도 많았고, 실제 10대 아이들도 많이 왔다. 20대인 내가 어울릴까라는 생각을 했다. 기쁘게도 최종까지 가게 됐다. 우연하게도 김혜윤과 내가 역할을 바뀌어서 최종까지 올라왔던 거였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캐스팅된 직후부터 김혜나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했다. 처음보다 연기를 하면서 김혜나를 많이 이해하게 됐다는 김보라다. 김보라는 김혜나에 대해 "극 중에서 김혜나가 악하게 할 수밖에 없었던 건 어린 나이에 의지할 곳도 없고, 의지할 성격도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도 죽었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선택할 수 있었던 건 이것뿐일 것 같다. 나도 이 집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잔꾀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주영(김서형)과 마주할 때는 무서운 것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연기에 힘을 쓰기도 했다고. 당시 김혜나가 김주영 앞에서 손을 주머니에 넣은 것은 떨리는 손을 보여주지 않기 위함이라고도 설명했다. 김보라는 "나도 독하다, 나도 무서운 거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래서인지 떨림을 미세하게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10대고, 어떻게 보면 진짜 그런 사람이 아니라 그런 척한 거였기 때문이다"라며 함께 호흡한 선배 배우 김서형에 대해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서형뿐만 아니라 김보라는 극 중 등장하는 많은 배우들과 호흡했던 바. 특히 과거 드라마에서 염정아의 아역으로 출연했던 그는 염정아에게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김보라는 "염정아 선배가 너무 잘 대해주셨다. 그런 거에 더 힘입어서 연기에 에너지를 쏟았다. 여러가지로 설명을 잘해줬다. 그래서 드라마 보면서 더 몰입을 했던 것 같다. 내가 더 강하게 나가야겠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이외에도 'SKY캐슬'에는 김보라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배우들이 무려 여섯 명이나 더 출연한다. 이들은 인터뷰, 메이킹 영상 등에서 남다른 친분을 뽐냈던 바. 김보라는 "나이 차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한두 살 차이다. 애들이 동생 같지도 않고, 후배 같지도 않다. 완전 친구들 같이 너무 친하다. 조금 아쉬운 건 내가 'SKY캐슬'에 뒤늦게 들어가게 돼서 연기 호흡을 많이 못 맞췄다는 거다. 그 부분이 아쉽지만 현장에서 만나면 짧은 신이라도 재밌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촬영이 일찍 끝나거나 비슷하게 끝나는 날 메신저로 먼저 연락을 해요. '번개'라고 하죠. 번개로 나올 수 있거나 남을 수 있는 사람들은 밥을 먹든지 카페를 가든지 해요. 서로 연기 이외에도 이런저런 얘기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너무 좋죠."

높은 인기 탓에 스토리 스포일러에 대한 몸살을 앓고 있기도 하다. 지인들이 결말은 물어보기도 하고, 각종 추측을 지어내 보여주기도 한다고. 실제로 김보라는 이 추측이 맞는지 아닌지 긴가민가 하기도 했다고. "17부, 16부 대본이 나오기 전에 추측글을 보고 '진짜 맞으면 어떡하지' 생각하기도 했다. 초반에는 죽은 이유에 대해선 알지 못하고 합류했기 때문이다"라면서도, 아직까지 타살이 맞냐는 의심에 대해서는 "확실히 자살은 아니다. 잠자리는 아니다"며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결말을 많이 물어보세요. 뿐만 아니라 '혜나야 왜 죽었니' '살아 돌아와라'고도 하시고요. 어떤 연예인분한테 SNS에서 메시지도 받았어요. 저는 '다음주를 기대해 달라'고 했지만요."

수많은 추측들 또한 'SKY캐슬'의 높은 인기에서 비롯된 터. 김보라에게도 수많은 러브콜과 팬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 후로도 김보라에게 변화가 생겼다고. 김보라는 "밖에 나갔을 때 알아봐주는 사람들의 성별과 나이대가 달라졌다. 극 중 이름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뭔가 지금 변화가 생기긴 하고 있구나 많이 느끼고 있다"며 즐거워했다.

'SKY캐슬'을 마무리하면서도 김혜나에게 빠져나오지 못한 모습의 김보라였다. 아쉬운 감정보다는 김혜나로서 안타까운 감정이 더 컸다는 그다. 김보라는 "아무래도 김혜나로 연기에 몰입하기도 했고, 김보라가 김혜나에 대해 제일 많이 느끼고 봐 온 거 아니냐. 죽는 연기를 하면서도 그렇고, 그 과정을 가까워질수록 힘들긴 하더라. 혜나의 입장으로 시선을 바라보다 보니까 '나만의 노력으로 여기까지 온 거였는데 좀 너무 안타깝다, 억울하다' 그런 감정이 더 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이제는 'SKY캐슬' 김혜나를 털어내고 새로운 작품으로 도약해야 할 때. 그는 "탄탄한 연기로 최대한 많은 작품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모든 것에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는 타입이지만, 당연히 힘든 순간이 오지 않을까. 그럼에도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긍정적으로 살아볼까 한다"며 자신의 앞길에 대한 어른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교복 입는 연기를 굳이 벗어나고 싶지 않아요. 지금 저에게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고 싶지 않거든요. 사실 교복 입은 연기라고 해도 다양한 사람들이 많거든요. 'SKY캐슬'만 해도 혜나, 예서, 예빈이 같은 친구가 있으니까요. 다른 성격이 많아요. 그중에서도 안 해봤던 걸 많이 해보고 싶어요. 어울리지 않을 때까지 교복을 입는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