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SKY캐슬'을 마무리한 배우 김혜윤은 누구보다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자신을 찾아가는 중이라는 김혜윤은 'SKY캐슬'을 회상하며 자신을 뒤돌아봤다.

'SKY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

김혜윤 극 중 아빠 강준상(정준호)의 명석한 두뇌에 엄마 한서진(염정아)의 야망을 유전자로 받아 공부에 있어서는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우등생 강예서로 연기했다. 그는 새침데기 말투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바 있다.

촬영이 끝난 현재, 김혜윤은 캐스팅 당시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김혜윤은 "캐스팅 됐을 때도 실감이 안 났다. 예서 역할이 나랑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촬영하기 직전까지 안 믿었다. 1 대 1 미팅 때도 감독님에게 '나 떨어뜨릴거냐'고 계속 물었다"며 "촬영 슛 들어가기까지 안 믿다가 촬영이 시작되니까 느껴지더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서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김혜윤은 자신의 캐릭터였던 강예서에 대해 "제일 순수하다. 보여지는 면이 초반에 나쁘긴 했다. 근데 그 친구에 못된 점은 순수에서 다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감정에 솔직한 친구였을 뿐이다.어떻게 보면 제일 여리다. 밖으로는 소리를 지르면서도 속으로 그렇지 않았다. 엄마에게 기댔던 거다"라고 미워하지 말았으면 하는 내색을 보였다.

그런 강예서였기 때문에 더욱 밉게만 연기할 수 없었다는 김혜윤이다. 김혜윤은 "그전에는 감독님에서 성격 잡을 때 밉게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서울 의대 목메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엄마 앞에서 귀여운 딸이었으면 했다"고 캐릭터 구상 작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리고 김혜나(김보라)의 죽음을 가장 큰 터닝포인트로 잡고 이후에는 새롭게 연기를 이어가기도 했다고. 김혜윤은 "혜나의 죽음 이후 리본도 빼고 외적으로도 많이 바꿨다. 캐릭터만 봐도 많이 우울하고 정신이 없구나, 좀 있으면 무슨 일이 터지겠다는 긴장감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서에 대해 "안아주고 싶다"며 안쓰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혜윤은 "예서를 가까이서 봤기 때문에 드라마 상에서 감독님, 작가님 다음으로 내가 잘 안다고 생각한다. 예서는 엄마의 거짓말을 알게 됐고, 아빠의 몰랐던 딸도 알게 됐다. 같이 살던 혜나도 죽었고, 주변 사람들은 예서를 의심하고, 좋아하는 남자는 교도소에 가 있고. 예서한테 너무했다. 예서가 힘들 수 밖에 없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사물함에서 책을 빼는 장면에서는 컷하고 나서도 힘들었어요. 계속 눈물이 나더라고요. 책을 가방에 넣는다는 것은 상징적인 표현이잖아요. 단순한 자퇴 뿐만이 아니라 모든 벌어졌던 사건들을 가방을 넣는 느낌이었죠. 나이도 어린데 엄처난 짐을 진 것 같아서 안쓰러웠어요."

촬영을 마친 뒤 돌아본 'SKY캐슬'은 김혜윤에게 많은 것을 줬다고. 특히 배울 점 많았던 선배들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김혜윤은 "대선배님들이랑 같이 하다 보니까 매 순간 배울 게 많았다. 아빠 강준상 역의 정준호 선배는 대본을 손에서 절대 안 놓는다. 그런 점은 진짜 많이 본받았다. 엄마 한서진 역의 염정아 선배는 엄청 털털하시고 배려가 깊다. 잘 챙겨주고 장난도 많이 친다. 그래서 나중에 갈수록 '케미'가 더 잘 나왔다. 김주영 선생님 역의 김서형은 명상실에서 처음 만나 무서웠던 것과 달리 잘 챙겨주셔서 '극 중이랑은 다르구나'라고 느꼈다. 잘 챙겨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 스스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내가 누구인지, 내 약점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는 김혜윤이다. 그는 "내 스스로를 알게 하는 순간이었다. 원래는 촬영을 짧게 하다보니까 몰랐는데 내 체력이 약하더라. 길게 촬영을 하다 보니까 힘이 들었다"며 "또 나는 리허설 때 감정을 끌어 올려야 하는 사림이었다. 전까지는 나는 내가 어떤 타입인지 몰랐다. 아예 리허설 때 드라이하게 하고 드라마 쏟아보자 했는데, 감정이 올라오는데 시간이 걸리더라. 나를 알아가기도 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게다가 많은 팬들을 만들어 준 작품이기도 하다고. 김혜윤은 가장 좋았던 댓글을 떠올리며 "나한테 연기 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 댓글이 너무 좋았다. 그때 울컥하고 진짜 연기하길 잘했다는 뿌듯함이 들었다. 물론 매 신마다 내 연기는 아쉬웠다. 매번 뿌듯하고 만족하진 못했다. 하지만 용기를 얻었다"며 끝까지 당당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싶어요. '저 배우가 나오면 봐야지'라는 그런 배우요. 그러려면 관객들에게 연기적으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야겠죠. 'SKY캐슬' 친구들이랑도 또 같이 하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