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왕이 된 남자' 신수연은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에 푹 빠져사는 배우였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의 반응 하나하나가 궁금하다는 그다.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극본 김선덕·연출 김희원)는 임금 이헌(여진구)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 하선(여진구)을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신수연은 극 중에서 하선의 누이 달래 역을 맡았다.

'왕이 된 남자' 6회에서 달래는 암자에 갇힌 이헌을 하선이라 착각, 이헌을 풀어주며 이야기 전개에 물꼬를 틀었다. 이 때문에 '달레르기(달래+알레르기)'라는 별명까지 생겼다는 신수연은 "달래가 뭘 알고 그런 걸까요"라며 웃었다.

신수연은 "달래는 생각해보면 너무 불쌍한 캐릭터예요. 지방에서 한양으로 올라오자마자 하선이 옥에 갇혔다 사라지고, 이상한 놈(신이겸)에 안 좋은 일도 겪어요. 엄마 같은 존재인 오빠(하선)의 생사도 모르는 상태에서 오빠의 얼굴을 한 사람(이헌)이 어딘가에 갇혀있다면 당연히 풀어주지 않을까요?"라고 했다.

달래 덕에 풀려난 이헌은 곧장 환궁해 궁을 발칵 뒤집어놨다. 이후 충신 이규(김상경)는 폭군 이헌의 모습에 왕을 독살하기까지 했다. "수많은 작품을 했지만 제가 나오지 않는 신에서도 극중 이름이 언급된 건 처음이에요"라는 신수연.

신수연 말대로 이헌이 죽음을 맞이할 때 시청자들은 "이게 다 달래 때문이다"라며 원망 어린 시선을 보냈다. 신수연은 "제 개인 SNS에 쓴 말이기도 하지만, 과정이 있어야 결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왕이 된 남자'도 커다란 계기가 있어야 내용이 진행되고 긴장감도 생기는 거 아닐까요?"라고 되물었다.

신수연은 방송 실시간 톡부터 댓글까지 시청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그는 "하나의 취향이에요.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 기발한 것도 많고, 제가 뭐가 부족한지도 느끼게 되거든요. 한 드라마를 보는데도 정말 다양한 해석과 궁예가 나오는데 그게 너무 재밌어요"라고 말했다.

'미스터 션샤인' '남자친구' 등 큰 작품에 연이어 출연한 신수연은 "제가 그 드라마에서 엄청 큰 비중을 맡은 건 아니기 때문에 실감은 잘 안 났어요. '우와, 우리 드라마 잘 됐네'라는 느낌 정도였어요"라고 했다.

반면 '왕이 된 남자'의 흥행에는 한몫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는 그다. 신수연은 "저로 인해서 많은 일이 일어나서 뜻깊은 것 같아요. 달래 캐릭터를 많은 분들이 감싸주시기도 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한 느낌이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신수연은 자신 또한 '왕이 된 남자' 열혈 시청자라고 밝혔다. 그는 "하선과 조내관(장광) 라인을 특히 사랑해요. 하선이 조내관한테 '감사'라고 편지를 쓴 게 있는데 너무 귀여운 장면이라 움직이는 짤도 저장했을 정도에요"라고 했다.

드라마를 보며 깊게 몰입한다는 신수연은 "충분히 성군일 수 있었던 이헌이 죽는 장면은 너무 안타깝고 슬펐어요. 이헌은 외롭게 자랐고, 약에 의지하면서 폭군이 됐다고 생각하거든요. 이헌이 독살되기 전 이규가 끓여주는 미역국을 먹는데 바들바들 손 떨리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렇게 경계심 심한 왕이 이규가 준 독이 든 생일주는 넙죽 들이키는데. 제가 이헌 캐릭터를 좋아해서 그런지 더 아쉬웠어요"라고 털어놨다.

설을 맞아 한복을 입고 인터뷰를 진행한 만큼 신수연은 2019년 설 계획과 함께 당찬 포부도 밝혔다. "이번 설에는 '왕이 된 남자' 촬영이 없을 거 같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거예요"라고 밝힌 신수연은 벌써부터 설레는 모습이었다. 신수연은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 중이긴 하지만, 번 돈이 저한테 들어오는 건 아니기 때문에 세뱃돈은 꼭 받을 거예요"라는 장난스러운 말도 덧붙였다.

2004년생인 신수연은 함께 연기 중인 여진구가 2005년에 데뷔했다며 "제가 태어났을 때 데뷔한 거예요"라고 설명했다. 신수연은 어느덧 연기 경력 14년이 된 여진구에 감탄하며 "아역 배우가 어떻게 보면 찬스예요. 어른이 돼서 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미리 많은 것을 배워둘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라고 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보이던 신수연은 "올해는 사람들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라는 바람도 전했다.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단계인 만큼 역할 구분 없이 여러 가지 해보고 싶다는 그다.

"여기저기 흙바닥에서도 굴러보고, 추운데 가서 벌벌 떨기도 하고. 옛날 도적들이 입는 옷을 입고 액션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라는 신수연은 "기회가 된다면 악역도 도전해보고 싶고, 진짜 예쁜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왕이 된 남자'의 중전 소운(이세영) 언니처럼요."

[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