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신과 함께: 좌와 벌' 제작비 350억,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제작비 200억"

일명 '대작'이라고 불리는 작품들에서는 꼭 빠지지 않는 편집기술이 있다. 바로 CG다. 종종 우리는 드라마, 영화에서 화려한 영상 기술을 담당하는 CG에 넋을 놓게 된다. 이와 동시에 'CG에 돈을 얼마나 썼을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비쌀 것이다'라고 추측만 할 뿐이다. 그 많은 CG 제작비는 어디에 들어간 것일까. 더불어 CG 제작 비용이 왜 비싸다고 불리는 것일까.

◆ CG란 무엇인가

CG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CG(Computer Graphics의 약자)는 말 그대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제작기법을 포괄해 부르는 말이다. 우리가 CG라고 말하는 것들은 CG를 바탕을 두고 있는 VFX(Visual Effects) 기법이라고 볼 수 있다. VFX란 시각적인 특수효과로, 존재할 수 없는 영상이나 촬영 불가능한 장면 또는 실물을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이용되는 기법과 영상물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이것이 대중들에게는 CG로 통칭되고 있다.

한국 CG 발달의 시작은 1994년 방송된 '구미호' 쯤이다. 당시에는 아주 간단한 효과밖에 내지 못했다. 사진으로 캡처된 사람이 하늘을 날아 오르거나, 배경에 인물들이 어색하게 합성돼 있는 정도였다. 때문에 과거의 CG는 종종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약 20년이 지난 현재 CG로는 대부분의 것들을 현실 그 이상으로 구현해 낼 수 있다. 영화 '국가 부도의 날'과 같이 현재의 배경을 지우고 과거의 건물로 바꿔버릴 수도 있고, '국제시장'의 군중 신처럼 단 백여 명만 촬영해 수십만의 군중으로 만들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신과 함께'에서 처럼 주연 배우들의 연기 빼고는 대부분이 CG인 경우도 있다.

◆ CG는 왜 비쌀까

대부분의 제작비는 인건비에 포함된다. CG는 아직도 컴퓨터를 이용해 한 땀 한 땀 사람이 직접 만들기 때문이다. 업계 사람들은 CG에 대해 "보기에는 쉽다"며 노동력에 의지하는 작업 제작 환경에 대해 토로하기도 한다. 게다가 이는 한정적인 인적 자원 안에서 만들어진다. 현재 영화, 드라마와 같은 영상 제작 쪽 CG 작업 인력은 약 1000~1500명 정도다. 게임 업계에 비해서도 CG 인력이 적은 편이다.

CG 제작에서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가령, 작품에 호랑이가 한 마리 등장할 경우, 이를 CG로 만들어 내는 데 무려 3~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혼자가 아닌 몇 팀이 움직여야 겨우 만들어 낼 수 있다. 선을 따고, 채색을 하고, 근육이 움직이는 것 등 어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꼼꼼하게 하지 않으면 관객들에게 금방 들통난다. 드라마의 경우는 더하다. 퀄리티는 나쁘지 않아야 하지만, 방송 시간에 맞춰 빨리 만들어 내야 한다. 거의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우리나라 드라마 촬영 여건 상, 이 CG 작업은 하루, 이틀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에 끝나야 한다. 촬영이 급박하게 진행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비밀'과 같은 경우에도 급하게 마무리를 하느라 '최종 병기 활'에 등장한 활 샘플이 방송에 등장하기도 했다고. 인건비가 CG 제작비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이러한 이유에서다.

여기에 이러한 프로그램을 구동시킬 장비 또한 필요하다. 수많은 컴퓨터로 동시에 작업되는 것은 물론, 한 컴퓨터 내에서도 수많은 파일이 작동돼야 한다. 여기서 정전이라도 되는 날에는, 혹여나 무슨 일이 생겨 저장을 못하고 파일이 날아갈 경우에는 제작 자체에 차질이 생긴다. 이 문제를 최소화 하기 위해 자가 발전기는 물론, 몇 억을 호가하는 램(RAM)을 구비해야 한다. CG를 만들기 위한 하드웨어와, 유지비 또한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합쳐 CG 제작비용으로 책정된다. '군함도' '안시성' '알함브라 궁전의 비밀' 등은 특히나 CG가 많이 사용된 작품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0%가량의 제작비가 CG 제작에 사용됐다. 제작비 자체가 CG에 쏠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CG를 왜 쓸까

이렇게 비싼 CG를 사용해 작품을 만드는 이유는 실사로 만드는 것보다는 훨씬 싸기 때문이다.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해서 과거와 같이 옛날 건물을 새롭게 지을 수도 없을 뿐더러, 낡은 느낌을 내기도 힘들다. '타워'에서처럼 진짜 건물을 폭파할 수도 없다. 현실감 있는 장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 CG 작업을 하는 것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 됐다.

활용도가 무한한 CG는 행동 반경을 더욱 넓혀갈 예정이다. 영화에서만 사용되던 CG는 드라마 '도깨비'를 비롯해 '미스터 션샤인'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수준은 높아지고, 그보다 높은 퀄리티를 내기 위해서 드라마 또한 CG 작업에 돈을 많이 지원하는 추세다.

영화 뿐만 아니라 여러 영상 산업에서 CG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로 만들어 놓은 가상의 세계에서 사람이 실제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가상현실(VR) 영화가 등장하고 있고,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증강현실(AR) 게임을 소재로 한 드라마도 방송됐다. CG에 대한 의존도는 여러 방면에서 점점 높아지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news@tv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