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봄이 오나 봄'이 배우 이유리와 엄지원의 막강한 케미로 빛났다. 완벽히 자신의 몸을 되찾지는 못했지만, 서로가 한 달에 한 번 몸이 바뀌는 '보디 체인지'를 받아들이며 행복한 엔딩을 맞았다.

21일 밤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봄이 오나 봄'(극본 이혜선·연출 김상호) 마지막 회에서는 김보미(이유리), 이봄(엄지원)이 성장한 모습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봄이 오나 봄'은 성공을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기자 출신 앵커 김보미와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배우 출신 국회의원 사모님인 이봄의 몸이 바뀌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다. '환상의 커플' '내 마음이 들리니' '아랑사또전'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김상호 PD, '황금주머니'에서 따뜻함을 전한 이혜선 작가가 호흡을 맞췄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보미와 이봄이 우여곡절 끝에 몸이 바뀌는 현상을 멈추게 해 줄 약물을 마시는 모습이 그려졌다. 약물을 마신 이들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서로의 삶이 묘하게 뒤섞여 있는 모습이었다. 이봄은 딸 시원(이서연)을 김보미처럼 대했고, 보도국에 출근한 김보미는 꼭 이봄 같은 행동을 보였다. 주위 사람들은 이들의 몸이 원래대로 바뀐 것인지 혼란스러워 했다.

김보미는 계속해 특종에 집착했다. 자신들이 몸을 바꾸는 약물을 마시는 모습까지 특종 삼아 영상을 촬영했고, 약을 마시고 몸을 되찾은 후에도 박윤철(최병모)의 뒤를 쫓았다. 박윤철의 고향 집까지 찾아간 김보미는 그가 비자금을 밭에 묻어뒀다는 것을 알았다. 이형석(이종혁)과 이봄이 박윤철 집에 등장해 혼란한 상황 속에서 결국 박윤철 어머니(허진)가 비자금을 몽땅 태워버렸고, 절규하던 박윤철은 법정에 서게 됐다. 하지만 자신의 죄를 반성하지는 않았다.

이후 이들이 마신 약물에도 부작용이 있음이 세상에 알려졌다. 허봄삼(안세하) 허봄일(김남희)은 약을 마시고 각자의 특성이 뒤섞인 채로 남은 삶을 살게 됐다. 특히 서로의 지능이 섞여 허봄일은 다시 약물을 개발하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CIA 알렉스는 약을 포기하지 못하고 이봄 김보미를 납치했다. 허봄삼 허봄일은 이들을 구하기 위해 뛰어 들었다. 이 일을 계기로 김보미는 이들의 잘못을 어느 정도 용서하게 됐다.

김보미 이봄이 여전히 한 달에 한 번 몸이 바뀐다는 사실도 목격자가 늘어나면서 점차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당당하게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며 각자의 삶에 충실했다. 몸이 바뀌며 생기는 문제들을 하나 둘 해결해가며 새로운 일상에 적응했다. 두 사람은 훌쩍 성장한 모습으로 서로 우정을 나누며 만족스러워했다. 어떤 모습이어도 '나는 나'라는 마음을 잊지 않으며 다가오는 봄을 맞았다.


'봄이 오나 봄'은 보디 체인지를 소재로 몸이 바뀌며 우여곡절을 겪는 두 여자의 성장기를 성공적으로 그려냈다. '각자의 자아를 회복하는 드라마'라는 기획의도에 충실하며, 뒤바뀐 상대의 삶 속에서 사건들을 겪으며 두 사람의 삶 속에 있던 단점을 보완하고 성장하는 이봄, 김보미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렸다. 몸이 바뀌며 벌어지는 코믹한 장면들도 눈길을 끌었지만, 코미디에만 방점을 찍거나 로맨스로 서사를 풀어내는 대신 두 여자의 관계와 성장기에만 온전히 집중한 스토리텔링이 신선함을 자아냈다.

무엇보다도 두 주연 배우의 호연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유리, 엄지원은 몸이 바뀌며 맞닥뜨리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에 연기력으로 개연성을 부여하며 시청자들을 납득케 했다. 코믹한 장면부터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물 흐르듯 표현해 낸 이유리, 엄지원의 '믿고 보는 케미'도 완성도의 한 축을 담당했다. 자극적인 요소 없이 순수하게 두 여자의 성장에만 집중한 결과, 동시간대 방송됐던 KBS '왜 그래 풍상씨' 등에 밀려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마무리를 지었다.

'봄이 오나 봄' 후속으로는 김상중 채시라 유동근 주연의 '더 뱅커'가 27일 첫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봄이 오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