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나랏말싸미’에서 故 전미선이 자애롭지만 대장부다운 면모로 강한 인상 남을 남겼다.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 배급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의 언론시사회가 15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이날 언론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조철현 감독과 배우 송강호 박해일이 참석했다.

‘나랏말싸미’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다양한 훈민정음 창제설 중 신미 스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해 조철현 감독은 “신미 스님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확신을 할 수 없었다”며 “논문, 책 등을 통해서 신미 스님의 행적을 찾았다”고 했다.

그러던 중 조 감독은 팔만 대장경 테마 파크에서 대장경이 전파되는 과정을 아시아 지도에서 표시해 놓은 것을 보고는 대장경이 전파되는 과정이 아니라 소리 글자의 로드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랜 시간 다양한 서적 등을 통해 연구를 해서 ‘나랏말싸미’를 완성했다.

영화는 한글 창제 과정과 조선 억불 정책을 모두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일반 사극에서도 한글 창제 과정에 대해 외부와의 갈등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한글을 만드는 과정에서 긴밀한 파트너의 갈등 구조에 주안점을 두고 영화를 만들었다”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외부보다는 내부의 갈등에 관심이 많아진다”고 했다.

영화는 궁궐 안, 절 안 등으로 공간이 한정되어 있다. 이로 인해 관객이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고민이 많았던 부분이기도 했다. 사실 고유의 전통 공간이 아름답다”고 했다. 또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글자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었지만 한지, 빛, 먹과 붓으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한 “사극을 찍을 때 대부분 일정 세트에서 촬영을 해서 많은 관객들에게 피로감을 준다. 그래서 실제 공간에서 촬영을 하려고 했다. 훈민정음 창제와 관계가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자모와 관련된 형상이 곳곳에 널려 있다”고 밝혔다.

송강호는 세종 대왕을 연기했다. 세종 대왕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왕이다. 이에 대해 연기적으로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송강호는 “각자 스스로 그린 세종 대왕의 모습이 있다. 그런 모습이 아니라 위대한 업적 중의 글을 만든 것, 그 과정에서 느낀 고뇌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故 전미선의 유작으로 남았다. 전미선은 극 중 소헌왕후 역할을 맡았다. 소헌왕후는 기존의 사극에서 보여준 여성상이 아니게 그려졌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여자의 그늘에서 평생을 살아 와서 여자들이야 말로 대장부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홍익인간 이념을 늘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여자들이라고 했다. 상처를 많이 받으면서도 아낌없이 주는 이들이 여자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조 감독은 두 명의 졸장부와 한 명의 대장부를 등장시켰다고 했다. 전미선은 감독의 의도대로 때로는 자애로운 아내의 모습으로 때로는 졸부인 세종과 신미의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대장부의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조 감독은 신미 스님과 세종의 관계가 틀어진 뒤 소헌왕후의 대사가 전미선이 만든 대사라고 전했다. 그는 “백성들은 더 이상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직접 만든 대사”라고 했다. 또한 “모든 리더와 지도자에게 여성이 할 수 있는 말이다”고 했다.

전미선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으나 유작 ‘나랏말싸미’를 통해 관객들에게 길이 남을 모습을 남겼다.

‘나랏말싸미’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